<나는 전설이다>, 꿈으로 사는 여자
, 꿈으로 사는 여자" /> 3회 월-화 SBS 밤 8시 50분
남편과 시집에 구속되어 살아가다가 진짜 나를 찾으려는 여자의 이야기는 이후로 수도 없이 반복되어온 것이다. 위선과 이기심으로 가득 찬 재벌가 시집에서 벗어나 자신을 찾고자 하는 한 여자, 전설희의 이야기 역시 그래서 사실 특별한 것이 아니다. 하지만 의 전설희는 친구도, 별 다른 꿈도, 내일을 살아갈 방도도 없었던 ‘집 떠나는 아줌마’들과는 다르다. 전설희에게는 온전히 자신의 힘으로 살아왔던 결혼 전의 과거가 있고, 의리 있는 친구들이 있으며, 포기하지 않고 갈고 닦아온 꿈이 있다. 그래서 설희가 밴드의 방송 출연을 막은 남편 지욱(김승수)에게 “당신이 짓밟은 건 밴드가 아니라, 내 꿈이거든?”이라고 말할 때의 ‘꿈’은, 그녀가 잃어버렸던 삶 그 자체가 된다. 보통 드라마 주인공이 되는 아줌마 캐릭터들이 남편이 아닌 다른 남자나 자녀, 생계를 동력으로 삼는 데에 비해, 설희는 삶의 동력을 ‘꿈’으로 삼는다. 코믹한 분위기 속에서 일견 가벼워질 수도 있는 삶과 꿈의 무게를 표정과 대사 속에 담아내는 설희의 모습은 그녀가 분명히 ‘꿈은 이루어진다’는 전설을 이루어낼 수 있을 것임을 기대하게 만든다. 무엇보다 는 남편과 이혼해서 밴드를 하면서 살아보려는 설희의 태도를 낭만적으로 포장하려들지 않는다는 점에서 다른 드라마와 다르다. 누군가가 보기에는 설희의 태도가 지욱의 말처럼 “친구들이랑 어울려 시장통에서 밴드 짓거리나 하고 다니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이 드라마는 알고 있다. 그럼에도 그 ‘밴드 짓거리’가 누군가에게는 삶일 수 있고, 가장 지키고 싶은 것일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바로 이 드라마가 앞으로 지켜 가야 할 몫일 것이다.

글. 윤이나(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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