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빵왕 김탁구>, 진심도, 복수도, 사랑도 이 안에 다 있다
, 진심도, 복수도, 사랑도 이 안에 다 있다" /> 17회 KBS2 수-목 밤 9시 55분
탁구(윤시윤)가 드디어 제빵왕으로 가는 첫 관문을 통과했다. ‘세상에서 가장 배부른 빵’이라는 주제로 열린 팔봉 선생(장항선)의 1차 경합에서 소박하지만 따뜻한 그만의 빵맛을 인정받은 것이다. 이로써 그동안 어른들의 어두운 음모에 잠식당해오던 의 스토리도 비로소 제목에 걸 맞는 주제의식을 드러냈다. 탁구의 1호 작품 보리밥빵에는 그동안 이 드라마가 탁구의 성공기를 통해 말하고자 했던 메시지가 모두 담겨있다. “그냥 모두 다 담고 싶었습니다. 배고팠을 때 어린 아이가 줬던 주먹밥도, 빵을 만들 수 있도록 도와준 모든 사람들의 마음도.” 그 선한 바람이 담긴 빵은 엄마 미순(전미선)의 가르침대로 “착한 사람이 승리한다”고 믿던 그의 원형과도 같은 순수의 시절을 상징한다. 이에 더해 “볼품없지만 누군가에겐 반드시 배부른 빵이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한 그의 믿음은 세상 사람을 모두 배부르게 하고 싶었던 아버지 일중(전광렬)의 제빵철학의 연장선상에 있다. 탁구의 성공에는 그러한 긍정과 선한 희망의 힘이 있다는 것을 확실히 각인시켜준 17회였다. 물론 그 와중에도 이 드라마 인기의 절대지분을 차지하는 모략극의 진도가 속도를 늦춘 것은 아니다. 마침내 탁구를 알아본 인숙(전인화)은 일중에게 호적 정리를 종용하며, 14년 전 탁구가 원양 어선에 납치될 뻔했던 사실을 알게 된 미순은 “용서하지 않겠다”며 복수를 다짐하고, 한실장(정성모)은 윤닥터(김정학)에게서 수상한 느낌을 받는다. 탁구는 나름대로 열심히 빵을 굽고 있지만 이미 결과가 예상되는 봉빵 레시피의 주인보다 인숙의 비밀이 밝혀질 날이 더 기대되는 것도 사실이다. 사실은 야말로 마준(주원)의 자극적 기술도, 탁구의 진심도, 모든 것을 다 담고 싶어 하는 드라마일지도 모른다.

글. 김선영(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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