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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희열의 스케치북>│아이돌의 임금님과 마에스트로의 자아도취

    오빠는 늙지 않는다. 다만, 유부남이 될 뿐이다. 그래서 KBS (이하 )의 MC인 유희열은 자신의 방송에 출연한 가수에게 “실제로 보니 정말 멋지지 않냐”고 태연히 질문을 던지고, 데뷔 20주년 기념 앨범을 발표한 유영석은 자신의 블로그 제목으로 '유영석의 외모로 버텨온 나날들'이라는 문장을 당당하게 써 놓을 수 있다. 결혼이라는 약간의 서류상의 변화를 제외하면 이들은 여전히 뭇 여성들에게 목소리만으로도 설렘을 선사하는 (자칭) 아이돌이기...

  • <스프링 어웨이크닝>│팔딱이는 소년소녀의 심장

    공연장 로비에 들어서니 빨간 캐비닛과 검색대가 제일 먼저 눈에 띈다. 내가 온 곳이 공연장인지, 공항인지 헛갈릴 즈음 수위 높은 장면 때문에 검색을 강화하겠다는 공지사항이 눈에 들어온다. 하지만, 삼엄한 로비와는 달리 묵직한 문을 열고 들어간 공연장 안에는 이미 설레는 눈빛을 장착한 관객들이 무대석과 2층을 매우고 있고, 1층 좌석도 여느 때와 달리 수많은 카메라와 취재진들로 가득하다. 7월 4일 본 공연을 앞두고 열린 뮤지컬 ( ) 의...

  • <파트너>│법정에서의 무박 2일

    세트 문을 열고 들어가자 분위기가 삼엄하다. 법복을 입으신 판사님들이 내려다보고 심각한 표정의 재판 방청객들까지 수십 명 자리한 이곳은 KBS 의 주 무대인 형사법정이다. 배우들 못지않게 공간이 주인공이 되는 작품의 특성상 MBC , KBS 의 이항 미술감독을 비롯한 제작진들은 세트와 소품에 무척 많은 신경을 썼다. 서초중앙지법 형사대법정을 기본으로 만든 이곳에도 여러 가지 디테일이 숨어 있다. 법정에서는 태극기의 '건'괘가 정면으로 드러...

  • <트리플>│망원동 주민 활, 해윤, 현태의 하루

    유난히 배우의 움직임을 따라가는 롱테이크가 많은 MBC 은 현장에서도 고민과 회의가 끊이질 않는다. 그리고 “감독님은 좋은 건 다 하려고 해요”라고 이정재가 애교 섞인 투정을 부려도, “난 그 느낌이 아니라고 생각해요”라고 윤계상이 진지하게 자신의 해석을 피력해도, 생글생글 웃는 이윤정 감독은 좀처럼 욕심을 버리지 않고 계속해서 배우들을 몰아 부친다. 그러는 사이 하늘은 점점 어두워지고, 잠깐 낮잠을 청하다 입 속으로 떨어지는 빗방울에 놀라 ...

  • 2009 브론즈 마우스 헌정식│그 입술에 건배를!

    박미선, 배철수, 손석희, 이문세, 김혜영, 지상렬, 이무송, 최화정, 김영철, 강수지, 송은이, 원미연…평소라면 한산할 목요일 오전, MBC 방송센터 3층 로비에 대한민국 라디오 인기 DJ와 방송인들이 속속 모여든다. 오상진 아나운서가 사회를 보고 MBC 엄기영 사장까지 참석한 이 자리는 10년 이상 MBC 라디오를 진행한 이들에게 수여되는 '2009 브론즈 마우스 헌정식'이다. MBC 표준 FM에서 로 매일 아침을 여는 양희은...

  • 영화 <요가학원>│여름은 벌써 시작됐다

    여름이다. 공포영화다. 미녀들이다. 당연히 미녀들은 스크린 안에서 비명을 질러댈 것이고, 관객들은 아무 생각 없이 100여분의 공포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그만큼 영화 은 이젠 한국에서도 정착된 여름용 호러 영화의 법칙에 충실하다. 다섯 명의 미녀가 으스스한 분위기의 한 장소에 도착하면, 그들은 연이어 벌어지는 일들에 끊임없이 비명을 지를 것이다. 특히 은 공포의 근원을 '더' 아름다워지고자 하는 욕망에서 찾고자 하는 점이 흥미롭다. 그들...

  • <집으로 가는 길>│어머! 구세주다

    “난 말이야, 이쪽저쪽에서 불러서 아르바이트 하고 있어.” 낯익은 목소리의 주인공은 tvN 의 사장, 아니 팀장님이자 MBC 의 인사부장님이었던 유형관 이다. 마치 극 중의 대사처럼 동서에 번쩍이며 등장하는 그가 오늘 찾은 곳은 KBS1 일일드라마 을 촬영하고 있는 여의도의 한 커피숍. 우여곡절 끝에 드디어 결혼에 성공한 수인(장신영)과 현수(이상우)에게 축하 인사를 건네는 넉살은 팀장님도 부장님도 아닌 현수네 프로덕션 '드리머즈'에서...

  • <최경주와 프렌즈>│슈주, 2PM과 프리 허그를!

    만약 일 년 중 사랑과 평화와 은혜가 넘쳐흐르는 단 하루가 크리스마스라면 5월 20일의 홍대 거리는 '5월의 크리스마스'라고 해도 무방하다. 비록 독생자 예수께서 오신 건 아니지만 오전 12시부터 오후 2시까진 슈퍼주니어께서 강림하셨고, 오후 2시부턴 이름도 딱 맞춘 2PM께서 현신하셨다. 심지어 선택받은 자들은 그들과 프리허그를 할 기회를 얻었으니 이것은 고요하진 않아도 거룩했던 어느 낮에 대한 기록이다. “다른 것도 아니고 좋은 일 하는 ...

  • <시티홀>│달콤 시끌한 나의 도시

    정돈된 책상마다 컴퓨터가 놓여 있고, 모니터 주변에는 인주시청 일정이 메모된 포스트잇이 붙어 있다. 방금 누군가 일어난 듯 노트가 펼쳐진 자리마다 인주시의 조례와 규칙에 관한 서류들이 쌓여있다. 게다가 책장에 꽂힌 서류철이며, 게시판에 붙어 있는 행사 알림표까지 무엇 하나 인주시에 관련한 것이 아닌 게 없다. SBS 드라마 의 배경인 '인주'가 가상의 도시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나보다. 그곳은 일산 탄현 스튜디오 안에 버젓이 존재하고 있는 생...

  • <남자이야기>│훈남이야기

    KBS 는 제목 그대로 남자들의 이야기다. 돈이 있으면 대우 받고, 돈이 없으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자본주의 정글에서 주인공 김신과 그 무리는 날카롭게 발톱을 세운 채 불안스럽게 주위를 두리번거리는 육식동물에 가깝다. 약육강식의 먹이사슬 안에 갇힌 입장에서 더 크고 사나운 맹수인 채도우와 채동건설을 적개심 반 두려움 반으로 쳐다보는 수컷 육식동물. 하지만 김신과 드림팀의 작전 회의를 촬영하는 파주 세트의 분위기는 냉엄한 정글의 분위기와는 ...

  • 빅뱅 게릴라 콘서트│빅뱅과 '아이 컨택'을 하는 방법

    긴급 상황! 사이렌 소리가 잦아들고 내리던 비마저 멈추자 신촌의 일요일 밤은 지축을 흔드는 함성소리로 가득해진다. 이미 인도는 그 자리에 멈춰선 인파로 통행이 불가능해 진 지 오래. 길 건너 음식점 창가도, 옆 건물의 비상계단과 옥상도 모여든 사람들로 가득하다. 주인공의 등장을 알리는 요란한 폭죽이 연발되자 까치발을 한 일본인, 목도리를 두른 태국인, 스모키 화장을 한 백인, 그리고 이 순간을 위해 점심 무렵부터 온종일 자리를 지킨 팬들은 한마...

  • <화성인 바이러스>│유재석보다 화성인

    “맞습니다. 맞습니다.” MC 중 한 명인 김성주는 상기된 목소리로 고개를 연신 끄덕이며 구원을 바라는 눈빛으로 출연자를 쳐다보고, 이경규와 김구라 역시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눈만 끔벅인다. tvN 녹화 현장에서 예능의 정글을 사는 MC 셋을 꼼짝 못하게 한 일반인, 아니 화성인 출연자는 신세대 '얼짱' 예언가다. 현역 무속인이 TV에 출연해 연예인의 운세를 봐주는 모습은 사실 지겨운 장면이다. 깔끔한 외모와 스타일의 '얼짱'이라고 하지만...

  • <혼> 오디션│내일은 심은하

    어두운 홀 안, 무대 위 탁자를 사이에 두고 두 여학생이 들어와 앉는다. “유희진 씨! 너무 뻔뻔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3년 동안 연락 한번 없다가 불쑥 나타나서 내놓으라니, 이게 무슨 경우에요?” “원랜 내 남자였어요!” “이젠 내 남자예요!” 제법 심각하지만 교복과는 어울리지 않는 이들의 대화는 MBC 의 한 장면, 이곳은 올 8월 방송 예정인 MBC 납량특집 미니시리즈 의 여주인공 3차 오디션장이다. 요즘 보기 드물게 공개 오디션을 ...

  • <프런코>│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그 끝은 창대하리라

    '패션 피플'이라는 단어가 마치 신인류를 표현하는 말처럼 자주 쓰이는 세상이지만 온스타일 (이하 )는 패션의 'ㅍ' 조차 몰라도 재미있게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각양각색의 캐릭터를 지닌 열 네 명의 신인 디자이너들 가운데 마지막까지 남은 세 명의 후보가 파이널 컬렉션을 여는 무대, 그동안 에서 보여주었던 다소 경직된 진행을 MBC '프로젝트 런어웨이' 편에서의 재치로 만회한 이소라가 등장해 “진보한 디자인은 박수를 받고…”...

  • <지금은 꽃미남 시대>│누가 이 남자들에게 돌을 던지랴

    작가를 보고 드라마를 고르고, 감독을 보고 영화를 고르는 시대. 의 현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두 사람은 지난겨울, 로 주목을 받았던 이윤화 PD와 김현경 작가다. '꽃미남 없는 꽃미남 토크쇼'를 기획하면서 이들이 MC로 섭외한 사람은 꽃보다 아름다운 박명수, 유세윤, 에픽하이의 투컷츠, 그리고 유일한 미남이자 오늘의 희생양인 유키스의 일라이다. 제작진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박명수는 '쁘띠'한 모자를 머리 한 귀퉁이에 쓰고서 귀여움을 뽐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