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경의 인서트》

김신영, '헤어질 결심'으로 17년 만에 스크린 복귀
"송혜교와 스크린 데뷔 동기, 어깨 나란히 한 여배우"
박찬욱 감독, '행님아' 때부터 김신영 팬
봉준호 감독, 김신영 연기 모습 담긴 파일 소유
박해일 "걱정 없었고, 매력적으로 연기 잘 해"
김신영 /사진=텐아시아 DB
김신영 /사진=텐아시아 DB


《강민경의 인서트》
영화 속 중요 포인트를 확대하는 인서트 장면처럼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가 영화계 이슈를 집중 조명합니다. 입체적 시각으로 화젯거리의 앞과 뒤를 세밀하게 살펴보겠습니다.

개그우먼 김신영이 2005년 개봉한 영화 '파랑주의보' 이후 17년 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온다. 바로 '칸의 남자'로 불리는 박찬욱 감독의 6년 만 신작 '헤어질 결심'을 통해서다.

김신영은 2003년 SBS 개그 콘테스트를 데뷔, '웃찾사'의 코너 '행님아'에서 김태현과 남다른 호흡으로 케미를 뽐내 인기를 얻었다. 현재는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과 DJ로서 활약 중이다.

김신영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건 다이어트다. 그는 38kg를 감량한 뒤 13년간 45kg대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예능 '빼고파'를 통해 현실적인 다이어트 비법을 전수 중이다. 개그 감각과 입담 등 재치 있고 웃음을 주는 김신영. 그런 그를 탐내는 '거장'이 있다. 바로 박찬욱, 봉준호 감독이다.

김신영은 박찬욱 감독의 연출작이자 제75회 칸국제영화제 감독상을 안겨준 '헤어질 결심'에 출연한다. 그는 극 중 박해일의 후배 형사 연수로 분했다. 박찬욱 감독은 연수 캐릭터에 대해 "'헤어질 결심'을 1부와 2부로 나눈다면, 부산과 이포에서 해준(박해일 분)이 겪는 일이 그려진 뒤 후배 형사들이 상반된 반응을 보인다. 연수는 해준과 상반된 캐릭터로 거울 같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찬욱 감독, 봉준호 감독 /사진=텐아시아 DB
박찬욱 감독, 봉준호 감독 /사진=텐아시아 DB
박찬욱 감독은 김신영과 아무런 인연이 없다. 하지만 '행님아' 때부터 팬이었다고. 박찬욱 감독은 "원래 코미디를 잘하는 사람은 다른 연기도 잘한다는 믿음을 갖고 있었다. 그래서 별 염려 없이 확신을 갖고 캐스팅했다. 그 이상으로 잘 해줘서 보배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사실 '헤어질 결심' 제작사는 박찬욱 감독 '픽'인 김신영의 이야기를 듣고 찡그리는 표정을 지었다고. 하지만 '헤어질 결심' 제작사는 박찬욱 감독의 의견에 동의했다. 박찬욱 감독은 곧바로 김신영에게 시나리오를 보냈다. 김신영도 '헤어질 결심' 시나리오를 받고 깜짝 놀랐다고 고백했다. 그는 "카메오인 줄 알았는데 조연이었고, 비중이 있더라"고 털어놨다.

박찬욱 감독의 선택은 오랜 지인인 봉준호 감독에게 큰 환영을 받았다는 후문. 박찬욱 감독은 "봉준호 감독이 김신영의 캐스팅을 듣고 내게 '잘했다'고 하더라"고 했다. 알고 보니 봉준호 감독도 김신영의 팬이었던 것. 박찬욱 감독에 따르면 봉준호 감독은 김신영이 연기한 모습을 모아놓은 파일을 따로 가지고 다닐 정도.

박찬욱, 봉준호에 이어 박해일도 김신영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박해일은 "깜짝 놀랐고, 무릎을 쳤다. 김신영 씨는 희극인이지 않나. 남들을 즐겁게 해주는 배우이기에 걱정이 없었다. 현장에서도 매력적으로 연기를 잘 해주셨다. 또 개인적으로 도움을 많이 받았던 기억이 난다"고 힘을 보탰다.
박찬욱 감독, 박해일 /사진=텐아시아 DB
박찬욱 감독, 박해일 /사진=텐아시아 DB
김신영은 '헤어질 결심'을 통해 기존의 웃음과 장난기 가득한 모습을 싹 지웠다. 평소와 같이 사투리를 사용하지만 진지하게 연기에 임했다. 많은 이들이 김신영의 영화 데뷔작이 '헤어질 결심'인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사실이 아니다. 김신영의 데뷔작은 2005년 '파랑주의보'다. 김신영은 극 중 차태현의 동생으로 등장했다. 김신영의 스크린 데뷔 동기는 다름 아닌 송혜교였다.

김신영은 "'파랑주의보' 촬영할 때 '내가 송혜교다'라는 생각하고 있었다"며 무서운 배우 병에 걸렸다고 고백했다. 그뿐만 아니라 "송혜교와 어깨를 나란히 했던 여배우인 내가 가발을 쓰고 '행님아' 역할을 해야 하는 게 너무 싫었다"고 했다. 이어 그는 2010년 '심야의 FM'에 특별 출연했다.

앞서 김신영의 선배 이경실, 박미선, 신동엽, 김준호, 이휘재, 박성광, 김병만, 강유미, 장동민 등도 정극 연기에 도전했다. 합격점을 받은 이들도 있지만, 개그 캐릭터 색이 강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김신영은 달랐다. 김신영은 '씬스틸러-드라마 전쟁'을 통해 성대모사부터 애드리브 연기를 선보였다. 특히 치매 노인으로 변신한 그의 눈물 연기는 배우들조차 깜짝 놀라 감탄했을 정도.

특별 출연을 제외하면 김신영은 17년 만에 스크린에 컴백한 셈. '칸의 남자' 박찬욱이 선택하고 봉준호가 픽한 만큼, 관객에게도 '헤어질 결심'을 통해 또 다른 모습을 선보일 전망이다. 박찬욱 감독은 "다른 감독님들도 김신영 씨에게 기회를 많이 주면 좋겠다. (김신영이) 바빠서 출연해줄지는 모르겠다"며 김신영에게 배우로서의 길을 활짝 열어줬다. 앞으로 '배우' 김신영의 행보는 어떨지 기대를 모은다.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 kkk39@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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