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회 SBS 수-목 밤 9시 55분 로맨틱 코미디에서 남주인공이 “날 이렇게 대한 여자는 당신이 처음”이라며 여주인공에게 한눈에 반하는 설정은 콘라트 로렌츠의 각인이론에 등장하는 새끼 오리들의 행동과 유사한 데가 있다. 여주인공이 그의 결핍과 상처를 인식하면서부터 사랑에 빠지게 되는 감정이 모성애와 흡사하다는 점도 그렇다. 에서 은설(최강희)과 지헌(지성)의 관계가 바보 온달과 평강공주라는 전형적 구도를 넘어선 설득력을 지니는 것은 이 아이처...
목 MBC 밤 12시 10분 제한시간이 있다는 특성 상 TV 토론의 기능은 결국 상대의 신념과 논리의 허점을 공박함으로써 토론을 지켜보는 중간지대의 사람들을 자기 편으로 끌어 들이는 것 정도로 제한되어 있다. 그렇기에 어제의 이 의제인 '무상급식 주민투표의 파장'보다는 이 사태에 대한 책임 소재 위주로 흘러간 것도 이해가 안 가는 바는 아니다. 이재교 시대정신 상임이사의 “공당 차원에서 투표 보이콧을 펼친 민주당은 민주주의 원칙을 훼손했다”는...
'무릎 팍 도사' MBC 밤 11시 5분 요즘 '무릎 팍 도사'는 예전 같지 않다. 프로그램이 대중적 인기를 얻고 안정기에 접어듦에 따라 불가피한 지점일 수도 있지만 다소 무뎌진 질문들과 매너리즘에 빠진 듯한 진행은 종종 안타깝다. 그러나 그동안 발레리나 강수진, 산악인 엄홍길 등 한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인물이 출연했을 때 '무릎 팍 도사'가 예상을 뛰어넘는 저력을 발휘했다는 점을 미루어보면 어제의 주인공인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은 분위기를 ...
1회 MBC 수-목 밤 9시 55분 통성명을 하기도 전에 키스를 하고, 만난 지 한 달 만에 결혼을 했다. 드라마 초반 1~2회 정도를 거뜬히 채울 수 있는 이 황당무계한 연애 에피소드는 겨우 5분짜리 회상 신으로 처리됐다. 변호사 부부가 이혼하는 이야기를 담은 가 보여줘야 할 건 “매력을 단점으로 만드는 묘한 재주가 있는” 결혼생활이기 때문이다. 한 달 만에 결혼할 만큼 죽도록 사랑했던 두 사람이 어쩌다 이혼을 결심하게 됐을까. 첫 회는 결...
10회 MBC 월-화 밤 9시 55분 가잠성 전투는 여러 가지 의미에서 부활의 에피소드라 칭할만하다. 계백(이서진)은 이리라는 이름으로 짐승처럼 살아왔던 모습을 버리고 진짜 이름을 되찾은 채 백제로 귀환하고, 의자(조재현) 역시 죽은 줄만 알았던 계백이 돌아오자 그를 살리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사력을 다한 싸움을 벌인다. 전투가 끝난 뒤 죽은 자들 가운데서 서서히 일어나는 계백과 의자의 얼굴을 클로즈업하며 마무리된 10회의 엔딩신은...
화 MBC 오후 11시 15분 “경우에 맞는 이야기를 해야지!” 서울시의 '한강 공공성 회복 계획'의 설명회에 참가한 주민의 외침은, 이 논란과 관련한 서울시의 입장을 한마디로 요약하고 있다. 압구정에는 한강에 인접한 공공공원 조성을, 여의도에는 금융특구 개발을 위한 단지 조성을 위해 원주민들의 재산권을 요구하고, 합정에서는 지역개발의 기회를 앗아간 현재의 계획에는 확실한 기준이 없다. 공공사업이 어느 한 쪽의 편에 서 있는 것도 문제지만, ...
My name is 켄 정. 한국 이름은 정강조. 1969년생. 한국 나이로 마흔 셋이다. 쌍둥이 딸이 있다. 이름은 알렉사와 주이. 한국 나이로 네 살인데, 한 명은 나를 닮았고, 다른 한 명은 아내를 닮았다. 나의 아내 트란은 내 인생에 있어서 가장 소중한 존재이자 중요한 조언자다. 의사를 그만두고 배우로 전업할 때도 나를 가장 지지해 준 사람은 아내다. 그녀 덕분에 내가 지금 당신과 앉아서 이렇게 얘기를 나눌 수 있는 거다. 한때 투...
남자의 얼굴에는 불혹을 넘긴 신중함이 서렸다. 작은 어깨를 숙여 또박또박 한국말로 “안녕하세요?” 인사를 하고,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했다. 평범한 양복, 수수한 구두, 단정한 머리모양은 마치 태어날 때부터 남자의 모습이었던 것처럼 한 치의 어색함이 없었다. 사진을 찍기 위해 벽을 등지고 서 달라는 부탁에 남자는 싱긋,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셔터 소리가 시작됨과 동시에 남자는, 허물을 벗어 던졌다. 성별과 나이, 국적을 모두 벗고 오직 켄 정...
월 SBS 오후 11시 15분 아직도 는 워밍업 중이다. 캠핑의 콘셉트는 여전히 이야기와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으며 세족식은 벌써 불필요한 순서처럼 느껴진다. 제공된 음식을 먹기 전에 “게임 안 해도 그냥 먹어도 되냐”고 의심하는 차태현에게 이경규가 “우린 그런 거 없다”고 대답 한 것도 친절한 대접이라기보다는 어설픈 설정으로 보일 뿐이다. 그래서 이 방송은 심심하고 싱겁다. 하지만 그런 까닭에 이야기는 종종 기대 이상으로 빛난다. 특...
월 MBC 밤 12시 30분 DTD(Down Team Is Down) 이론, 통칭 '내팀내'(내려갈 팀은 내려간다) . '야구와 미스터리'라는 주제로 진행된 어제 가 다룬 수많은 야구계 속설 중에서도 유독 깊고 진지하게 다뤄진 소재다. 은어를 넘어 잠언에 이르렀다는 이재국 기자의 말이나, 국내 야구에서 나온 이론 중 가장 획기적이라는 안승호 기자의 말처럼, 이 이론은 초반 반짝 성적으로는 장기 레이스에서 승리할 수 없는 야구의 본질을 꿰뚫...
1, 2회 토-일 MBC 오후 8시 40분 주말 드라마만큼 복잡한 가족 관계를 현실에서 찾기란 쉽지 않다. 의 인물들은 관계도를 들여다보아도 한 눈에 들어오지 않을 만큼 얽혀 있고, 등장인물 역시 손에 꼽을 수 없을 만큼 많다. 은 그 인물들의 캐릭터와 현재의 상황을 마치 안내하듯 친절하게 설명하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여성성을 잃은 억척스러운 모습으로 묘사되곤 하는 흔한 '돌싱'들과는 달리 여전히 예쁘고 밝은 모습의 주영(서영희)과, 스포츠 ...
'1박 2일' 일 KBS2 오후 5시 20분 “'그냥 예능이니까 보자'가 아니라 완전 꽂혀있는, 진짜 광팬들이 많은 것 같아요.” 어제 방송에서 객원 MC 성시경이 했던 이 말은 근 몇 년 간 주말 예능 프로그램 시청률 1위를 고수해온 '1박 2일'에 있어서 새로운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강호동의 하차설과 나영석 PD의 이적설 논란이 불거진 끝에 '6개월 후 종영'이 확정된 현 시점과 맞물려 '1박 2일'의 위상을 다시 상기...
9-10회 SBS 토-일 밤 9시 50분 는 시한부 인생을 사는 연재(김선아)의 드라마인 동시에 “원하는 일도 없고 재미있는 일도 없던” 지욱(이동욱)의 드라마다. 그래서 그가 “늘 아버지 뜻대로 살았어. 그런데 나도 내 인생을 살고 싶어 졌어”라고 고백하는 순간은 잔잔한 이 드라마에 적절한 긴장감을 선사했다. 하지만 그 뒤로 이어진 이야기는 진부한 소재를 진부하지 않게 만드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도전인지, 이 드라마가 지금 얼마나 위태로운지...
수백 명이 무대를 향해 “거.지.같.다!”고 외친다. 욕하는 게 아니다. 지난 17일 어린이대공원 돔아트홀에서 열린 인피니트의 팬클럽 창단식, 'BTD' 무대에서의 응원 떼창이다. 데뷔곡 '다시 돌아와'로 시작된 무대는 팔다리의 각도와 손끝의 움직임까지 딱딱 맞아떨어지는 인피니트 군무의 매력을 제대로 보여주기에 제격이다. 이후 “개인적인 사심을 가지고 태교하러 왔다”는 MC 박경림이 등장하자 “무대 위에서 약간 비열한 모습을 맡고 있다”(L)거...
마지막 회 MBC 수-목 밤 9시 55분 14회에서 규원(박신혜)을 구하다 손을 다친 신(정용화)은 수술을 받아야 하고, 후유증으로 기타 연주에 문제가 생길 수 있는 상황이 된다. 뮤지컬 제작사 대표의 눈에 들어 영국 연수를 앞둔 규원에게 방해가 될까 신은 그 사실을 숨기고, 결국 두 사람은 헤어진다. 그리고 당연히 예상 가능하게도 1년 후 재회한 두 사람은 변하지 않은 마음을 확인한다. 100주년 기념 공연이라는, 가장 중요한 사건이지만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