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 토 온스타일 밤 12시 새로 이사 온 낯선 소녀가 남자아이들의 일상을 변화 시키는 이야기는 드라마, 특히 미국 드라마에서는 고전적인 전개다. 그런 점에서 제목에서부터 노골적으로 이러한 클리셰를 표방한 은 파격이나 혁신성을 기대하기 어려운 작품이다. 그러나 이 드라마에서 의외의 참신함을 찾을 수 있는 부분 역시 같은 지점이다. 을 비롯한 대부분의 드라마에서 새로운 소녀는 남자아이들의 진면목을 드러내기 위해 등장하는 전형적인 인물로 소비되지...
14회 수-목 MBC 오후 9시 55분 의 가장 큰 미덕은 부부가 작은 차이로 인해 이혼에 이르는 과정을 무겁지 않게, 하지만 소소한 부분까지 디테일하게 그려냈다는 점에 있었다. “매력을 단점으로 만드는” 결혼 후 모습에 괴로워하고 서로의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는 이들은,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지 못하면 끝내 헤어질 수밖에 없다는 사실. 그래서 서로를 알아갈 시간도 없이 부부의 연으로 묶여야만 했던 은재(최지우)와 형우(윤상현)...
마지막 회 KBS2 밤 9시 55분 는 세령(문채원)과 승유(박시후)가 함께 말을 타고 너른 벌판을 자유롭게 달리는 마지막 장면을 향해 달려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집 밖으로, 궁 밖으로 계속해서 나가고 싶어 하는 세령과 경혜(홍수현)의 모습을 인상적으로 등장시켰던 첫 회에서부터, 이 작품은 시종일관 닫힌 운명으로부터 탈출하려는 청춘들과 그들을 끊임없이 가두고 구속하는 기성세대, 기득권과의 갈등을 그려왔다. 감옥과 말달리기는 그러한 주제를...
“호주의 오페라하우스보다 좋아요. 우리나라로 가져가고 싶네요.” 제 16회 부산국제영화제(이하 BIFF) 플래시 포워드상 심사위원장을 맡은 호주 감독 질리안 암스트롱은 심사를 맡은 소감을 말하며 부산 영화의 전당에 대한 찬사를 더했다. 영화의 전당과 오페라하우스의 우위를 따지는 건 부질없는 일이겠지만 6일 영화의 전당에서 열린 BIFF 개막식의 주인공이 레드 카펫 위의 소지섭도, 장동건도, 오다기리 조도 아닌 영화의 전당이라는 공간 자체라는 건...
수 KBS2 밤 11시 15분 불법 다단계에 빠진 대학생들이라는 주제는 별로 새로울 것이 없다. 10년 전, 4년 전에도 사건의 이름만 바꿔 달며 반복되어 온 다단계 사기의 2011년 판 '거마 대학생' 사건을 다루는 의 르포는 딱 예상한 만큼의 화면을 보여준다. 상대의 상황에 맞춰 다양한 포섭 시나리오를 들이미는 중간 관리자, 친구들을 회사에 끌어들이며 스스로 공범이 되어 버리는 대학생들, 빚에 대한 불안과 죄책감, 기약 없는 내일에 대한 ...
첫 회 SBS 월-화 밤 9시 55분 근래 보기 드물게 명쾌하고 매혹적인 첫 회였다. 는 단 1회를 통해 작품의 세계관을 제시하고 운명적으로 얽히는 캐릭터들 간의 관계를 구축했다. '방진'과 '밀지'. 첫 회에 등장한 이 두 가지는 앞으로 이 드라마를 관통할 철학을 단적으로 드러낸다. 왕위에 오르고도 실질적인 권력을 행사하는 상왕 태종(백윤식)에게 눌려 “저는 아무 것도 하지 못 합니다”라고 말 할 수밖에 없는 세종(송중기)은 방진에 몰두한다...
84회 MBC 월-금 저녁 8시 15분 종가라는 공간이 함축하고 있는 한국 가부장제의 역사 이면에는 여성들의 보이지 않는 수난의 역사가 서려있다. 가 신선했던 것은 그 종가에서 남성들을 지우고 그곳을 여성들의 공동체로 재해석했다는 점이었다. 그 여성들은 하나같이 과부, 미혼모, 노처녀, 불륜녀 등 가부장제가 호명한 우울한 명찰을 달고 있었고, 만월당은 그들이 서로를 위로하는 연대공간이자 안식처로 그려졌다. 하지만 곧 막녀(강부자)를 제외한 만...
1회 화 tvN 오후 10시 10분 “증거 없습니다. 이제부터 찾아야죠.” 모방사건인 것을 어떻게 알았느냐는 장철오 부장검사(장현성)의 질문에 대한 민태연 검사(연정훈)의 대답은 OCN 가 다른 수사물과 어떻게 다른지를 정확하게 설명하고 있다. 민태연은 증거를 통해 결론에 이르는 일반적인 방식을 역행해, 죽음에 이르게 된 상황을 먼저 확인한 뒤 증거를 찾는다. 이는 주인공이며 문제를 해결하는 주체인 민태연이 범인의 피를 맛보면 죽음 직전의 상...
“우연히 알게 된 디자이너 누님의 소개로 쇼에 섰다. 군대 가기 전에 아르바이트 삼아 한 번 해보라고 해서 했다가 여기까지 왔다. 으허허허. 어렸을 때부터 키가 컸지만 학창시절엔 남 앞에 나서는 걸 되게 싫어하고 울렁증이 있어서 한 번도 제의를 받은 적이 없었다. 모델 할 때는 쇼도, 화보 촬영도 많이 하고 바빴는데 쇼가 더 재미있었던 것 같다. 신기하게도 내 성격이랑 어울리지 않는데 무대에 서면 되게 흥분되는, 이상한 느낌이 있었다. 사람들의...
KBS 의 신면을 지켜보는 건 아프다. 스스로 손에 피를 묻힌 그가 밉지만 누구에게도 이해받거나 위로받지 못 하는 그가 싫지 않다. 둘도 없는 친구의 등을 치고 사랑하는 여인의 등을 보며 버티고 버티다 끝내 무너지는 얼굴에서, 욕망이라는 경계선 안과 밖의 확연히 다른 온도 차를 한 몸에 안고 있는 안타까운 남자가 보였다. 신면과 어딘가 닮았던, SBS 의 태준도 그랬다. 뜨거운 욕망을 품은 그 선명한 입술이 열등감이나 좌절로 일그러지며 싸늘하게...
1회 tvN 밤 12시 '꽃미남'그리고 캐스팅, (이하, )가 보여주고자 하는 것은 제목 안에 다 들어 있다. 카메라는 잘 생긴 배우지망생들의 벗은 상체와 욕조 안 맨몸을 노골적으로 비추고, 아이돌 그룹 멤버들처럼 합숙 생활을 하는 출연자들은 앞으로 tvN에서 방송될 드라마의 배역을 따내기 위해 경쟁한다. 이를 통해 는 꽃미남들의 비주얼을 통한 효과와 리얼 버라이어티의 재미, 오디션 프로그램의 긴장감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으려 하지만...
10회 MBC 저녁 7시 45분 분명, (이하 )의 시선은 범상치 않다. 태평스럽게 생업을 미뤄두고 열애에 모든 에너지를 쏟아 붓는 대부분의 드라마와 달리 이 세계의 인물들은 불안함에 시달리며 좀처럼 안주할 수 없는 현실의 사람들을 닮아있다. 취업에 실패한 진희(백진희)는 물론, 괜찮은 직업을 가진 하선(박하선)조차 학생과 학부모, 동료에게 존중받지 못하며 고된 인생을 살아내고 있다는 사실은 서러움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얄궂은 위로가 된다. 그...
마지막 회 SBS 목 밤 9시 55분 은설(최강희)은 지헌(지성)에게 최소한 '휠체어 타고 검찰 조사 받으러 가는' 회장만은 안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지막 회에서 이 질문은 다시 한 번 등장한다. 송 여사(김영옥)는 무원(김재중)에게 “어떤 경영인이 될 작정이냐” 묻고, 그는 구습의 답습이 아닌 개혁, 말 그대로 “진짜 세대교체라는 걸” 해보겠다고 다짐한다. 지헌 역시 “내가 사랑하는 누군가가 부끄럽게 여기지 않을까 생각”하고 노력하는 “...
목 KBS Joy 밤 12시 10분 아이돌이 부모가 되어 아이를 돌보는 가 시즌 4까지 이어올 수 있었던 것은, 아이돌과 아이를 한 화면에 담을 때 느껴지는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기운이 필요할 때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10년도 더 전의 MBC 로부터 지금까지 육아의 과정에서 보여줄 수 있는 예쁘고 애틋한 장면은 이미 거의 다 보았다. 가족사진을 찍고, 무대에 오르는 아이돌의 모습을 아기가 지켜보는 정도의 그림을 반복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그...
수 KBS1 밤 10시 김인규 사장의 지시로 제작되었다는 것이나, '팔로군 행진곡'을 작곡한 정율성에 대한 다큐 편성이 미뤄졌다는 사실을 중심으로 의 첫 시리즈 '초대 대통령 이승만' 편을 평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다큐의 공정함이란 편성에서의 균형보다도 프로그램 자체의 관점과 태도에서 드러난다. 이 다큐가 문제라면, 그 관점을 포기했기 때문이다. 다큐는 영어와 미국 자유사상을 접한 이승만이 독립운동의 주요 인사가 되는 과정을 순차적으로 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