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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박│태연한 신인

    윤박│태연한 신인

    “유명해지고 싶었어요.” 어떤 폼 나는 이유도, 고민의 흔적 가득한 수식도 없는 선선한 고백이 도리어 신선하다. “초등학생 때부터 남들 앞에서 나라는 사람이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어요. TV를 보면 운동 선수랑 배우가 많이 나오잖아요. 처음엔 농구나 야구 선수가 되고 싶었는데 사실 운동 신경이 별로거든요.” 이토록 심플한 계기로 배우의 길을 걷기 시작했던 남자 아이. 하지만 일관된 욕망은 강력한 의지로 승화될 수 있는 법이다. KBS 드라마스...

  • <울랄라 부부>, 부부라는 이름의 멜랑꼴리 코믹 대소동

    <울랄라 부부>, 부부라는 이름의 멜랑꼴리 코믹 대소동

    3회 KBS2 월 밤 10시 강력한 B급 드라마 가 왔다. 전생과 현생, 선계와 인간계의 믹스매치 속에서 “날벼락” 같은 부부의 영혼 체인지까지. 이 황당무계한 설정 속에서 그들은 시종일관 “말이 안 되는 상황, 말이 안 되게 푸는 게 말이 되는 거”라고 외친다. 디테일을 살려 합을 짜는 신현준, 김정은 콤비의 앙상블과 오컬트적인 장면들이 주는 깨알 같은 재미 하나하나가 이혼 조정기를 맞은 부부의 “징그러”울 정도로 “저질”스러운 면면들을 파...

  • <생활의 달인>, 희망을 믿는 생활의 발견

    <생활의 달인>, 희망을 믿는 생활의 발견

    SBS 월 밤 8시 50분 에 출연한 달인들의 능숙한 움직임이 놀라운 것은 그들이 보여주는 기술 속에서 경이로움만큼 정직한 노동의 시간을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자로 잰 듯 같은 속도와 보폭으로 움직이는 도배 달인과 팀원들이나, 균일한 두께의 완당피, 순식간에 썰려나가는 무, 공중을 나는 석쇠, 흔들림 없이 떨어져 나가는 떡은 “수만 일의 반복 작업”, 그들이 살아온 성실한 어제의 흔적이다. '도전! 최강 달인' 대결을 앞두고 “제가 하는 ...

  • <힐링캠프>, 어눌한 토크 뒤의 묵직한 진심

    <힐링캠프>, 어눌한 토크 뒤의 묵직한 진심

    다섯 줄 요약 “내가 여기 나와도 되나”를 고민하다 배우 윤제문이 나온 걸 보고는 안심하고 출연을 결심한 이성민이 등장했다. 배우를 꿈꾸는 시골 남자에겐 영원한 메이저리그인 대학로에서 포스터를 붙이며 살았고, 월세방 보증금을 줄여 생활비를 마련했던 그의 이야기는 “다시 태어나면 배우 안 하고 기술 배우고 싶다”는 웃지 못할 다짐으로 끝났다. 하지만 그 다짐은 반대로 이번 생엔 연기만 하겠다는 의지로 들리기도 했다. Best or Worst ...

  • <내 사랑 나비부인>, 복수극에 날아든 나비 한 마리

    <내 사랑 나비부인>, 복수극에 날아든 나비 한 마리

    1-2회 SBS 토-일 저녁 8시 40분 (이하 )의 인물들은 하나 같이 과거의 아픔 위에 세워진 현재를 살아간다. 자신의 재혼으로 새 식구들에게 “굴러들어온 돌” 취급을 받는 아들 정욱(김성수)을 보는 어미 정애(김영애)나 전 재산을 들고 가출한 정욱 때문에 절망과 분통함에 휩싸인 메지콩 식당 식구들 모두 가슴이 미어지긴 매한가지다. 가족이라는 얼개만 있을 뿐 서로의 아픈 곳을 들춰내지 않으려 조심스러운 이 냉랭하고 적조한 집안이나 과거를 ...

  • <슈퍼스타K 4>, '사상 초유의' 음악 없는 음악 오디션

    <슈퍼스타K 4>, '사상 초유의' 음악 없는 음악 오디션

    금 Mnet 밤 11시 음악 없는 음악 오디션. 형용모순 같지만, (이하 ) 슈퍼위크의 마지막 에피소드가 그랬다. 4년간 이어져 온 시리즈 사상 처음으로 단 한 차례의 무대도 없는 에피소드가 된 것이다. “보다 진화된 단계”라는 자화자찬과 함께 도입된 슈퍼위크 마지막 단계 '파이널 디시젼'은 참가자들의 무대 대신 참가자들의 됨됨이와 열망을 보는 심층면접이다. 하지만 생방송 무대가 간절하지 않을 사람은 아무도 없으니, 과연 무엇이 기준인지 모호...

  • <무한도전>, 아이템이 샘이솟아 행복을 드려

    <무한도전>, 아이템이 샘이솟아 행복을 드려

    다섯 줄 요약 '무한상사'라고 쓰고 '무도 스타일 '라고 읽는다. 속옷 디자인 프로젝트는 당연히 실패했고, 회식 후 노래방 자리는 엉망이 되었다. 이후 권 사원이 회장의 아들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졌고, 길 인턴은 그에게 좋은 평가를 받아 드디어 정사원이 되었다. 하지만 진짜 반전은 누구도 예상치 못한 극중 TV쇼였던 '행쇼'였다. 잠시 등장했던 캐릭터들로 또 다른 세계를 만드는 저력. 의 영토는 점점 더 넓어지고 있다. Best or Wors...

  • <태권, 도를 아십니까>, 삶을 살리는 싸움의 기술

    <태권, 도를 아십니까>, 삶을 살리는 싸움의 기술

    KBS2 일 밤 11시 45분 사회에서 낙오자에 가깝던 교사가 우연한 기회로 자신과 별다를 것 없는 처지의 학생들을 맡아 가르치며 함께 성장한다는 청춘 스포츠 드라마의 공식을 착실히 따르는 는 친숙한 판타지다. 의지 있는 어른과 순수한 청소년의 만남은 선한 의도대로 흘러가고, 자칫 비극이 되기 쉬운 해프닝도 해피엔딩을 향한 발판으로 활용된다. '때리는 법' 대신 '피하는 법'을 가르치는 도현(임지규)이 아버지(최민수)로부터 배운 “진짜 멋있는...

  • <고두심의 요리의 정석>, 맛있는 낭독의 발견

    6회 올`리브 목 오전 11시 10분 ‘대가의 54가지 명품 한식 레시피.’ (이하 )이 내건 이 단어들 하나하나가 넘을 수 없는 벽처럼 느껴지고 쉬이 요리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하여 섣불리 단념하지 말자. 은 ‘그저 보는 것’으로 요리 프로그램의 의미를 찾는 이들까지도 자연스레 귀 기울이게 할 만큼 명징한 설명을 곁들임으로써 자신만의 승부수를 던졌다. 요리사가 레시피를 설명하는 동시에 날쌔게...

  • <아그대>가 제시한 눈을 위한 감상법

    <아그대>가 제시한 눈을 위한 감상법

    마지막 회 SBS 목 밤 9시 55분 마지막까지 눈이 즐거웠던 였다. 분수대 앞 재희(설리)와 태준(민호)의 키스 신은 화려했고, 태준은 아름다운 '등배지기'로 전국체전 신기록을 경신했다. 그러나 이야기는 끝까지 개연성 없이 흘러갔다. 태준을 위협할 것이라는 새로운 라이벌은 등장하지도 않았고, 탄로 난 재희의 비밀은 모두가 금세 수긍할 수 있는 해프닝 정도로 취급되었다. 사각관계를 이루던 한나(김지원)는 승리(서준영)의 썰렁한 유머를 맞장구 ...

  • <택시>, 기분 좋은 승차감으로 출발

    <택시>, 기분 좋은 승차감으로 출발

    다섯 줄 요약 KBS를 떠난 전현무가 가장 먼저 한 일은 에 오르는 것이었다. 이미 를 운전하고 있던 김구라는 전현무보다 앞서 프리랜서의 길을 걸었던 신영일과 함께 청문회 형식의 토크로 전현무를 환영했다. 김성주는 전화통화로, 역시 올해 KBS를 떠난 김현욱은 직접 함께 탔고 다음 주에는 박지윤 아나운서까지 탑승이 예정되어있으니 프리랜서 아나운서 특집이라 해도 부족함이 없다. 캐도 캐도 자꾸 나오는 전현무의 과거사는 덤이다. Best or ...

  • BIFF 2012│열일곱 번째 두근대는 부산의 밤

    BIFF 2012│열일곱 번째 두근대는 부산의 밤

    다시 첫 회를 꿈꾸는 17회라고 해야 할까. 올해로 열일곱 번째 생일을 맞은 부산국제영화제(이하 BIFF)는 지금까지 이어져 왔던 길을 고스란히 밟아나가기보다, 약간 몸을 틀어 새로운 방향을 개척하려는 듯 보인다. 매년 9일간 진행되던 영화제는 10일로 늘어나 두 번의 주말을 거칠 예정이고, 대부분 한국과 중국, 일본 작품에 한정돼 있던 폐막작은 방글라데시 출신인 모스타파 파루키 감독의 풍자 영화 으로 결정됐다. 더불어 지난 4일 열린 개막식에...

  • <대학가요제 : 뮤지션의 탄생>, <대학가요제>여 다시 한번

    <대학가요제 : 뮤지션의 탄생>, <대학가요제>여 다시 한번

    1-2화 MBC 수 12시 45분 지난 36년 간 매해 가을에 찾아오던 가 '뮤지션의 탄생'이라는 부제를 붙이고 돌아왔다. 최초로 서바이벌 제도를 도입, '리얼 버라이어티'로 변신을 꾀했지만, 실상은 이전에는 비공개되었던 “본선무대에 진출할 10팀의 선발과정”을 카메라에 담아낸 것에 지나지 않는다. 본선에 도전한 각 팀의 동기와 포부, 각각의 사연, 공연 영상 그리고 당락을 결정하는 심사위원단의 냉정한 평가. 음악성과 스타성, 독창성을 두루 ...

  • <광희&선화 우리 결혼했어요>, 아이돌이 낡은 <우결>을 바꾼다

    <광희&선화 우리 결혼했어요>, 아이돌이 낡은 <우결>을 바꾼다

    다섯줄 요약 추석 징검다리 연휴를 마무리하는 아이돌 특집 프로그램으로 (이하 ) 시즌4의 광희-선화 커플의 스페셜이 방영되었다. 몰래 카메라 첫 만남으로부터 시작해 우결마을 신혼집 입성과 정신없는 짐정리, 선화의 광희 생일상 차리기까지 한 달 남짓 진행되어온 두 사람의 신혼생활을 총 복습할 수 있었다. 그리고 많은 스페셜 프로그램들이 그렇듯이, 결국 핵심은 오는 토요일 본방송에서는 세 커플이 처음으로 만난다는 마지막 예고였다. Best or...

  • <착한 남자>, 복수가 구원이 될 수 있을까

    <착한 남자>, 복수가 구원이 될 수 있을까

    7회 KBS2 수 밤 9시 55분 의 세계는 서 회장(김영철)의 '울타리 안'과 '울타리 밖'으로 양분된다. 서 회장의 세계에서 단 한 번의 잘못은 즉각 단죄의 대상이 되며, 그 복수는 배신자들의 파멸을 목표로 한다. 서 회장이 재희(박시연)와 안 변호사(김태훈)의 외도 사실을 알기가 무섭게 그들을 파멸시킬 복수를 계획하는 식이다. 반면 울타리 밖 마루에게 있어 복수는 단칼에 상대를 파멸시키는 것이 아니다. 재희에게 계속해서 배신당하면서도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