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가 결국 막을 내리기로 했다면서요? 저는 어지간하면 '시간을 주자,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보자'는 쪽이지만 이번만큼은 왠지 손톱만큼의 아쉬움도 남지 않더군요. 그 점, 박중훈 씨께 조금 미안합니다. 든 자리는 없어도 난 자리는 있다는데 사람 인심이 이래도 되나 싶어서요. 사실 '무릎 팍 도사' 강호동이 오매불망 러브콜을 보낸 배우 장동건을 필두로 평소 TV에서 좀처럼 보기 어려운 스타들을 만나게 해주신 건 고마운 일이었어요. 그러나 '설...
“정성화씨가 출연한 를 보고 너무 하고 싶어서 6개월 동안 혼자 연습했어요.” 뮤지컬을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냐는 물음에 정상훈의 밝은 목소리가 돌아온다. 절박한 상황에서 유일하게 믿을 수 있는 친구(SBS )로, 뺀질뺀질하지만 미워할 수 없는 동생( )으로 드라마와 영화를 오가던 그는, 2005년의 어느 날 그렇게 좋아하던 뮤지컬 로 우리 앞에 나타났다. “지금 잠깐씩 뮤지컬로 넘어오는 친구들이 있잖아요. 지금의 그 친구들이 또 다른 경...
'패밀리가 떴다' SBS 일 오후 5시 10분 '패밀리가 떴다'에서 캐릭터는 양날의 검이다. 좀처럼 어울릴 것 같지 않았던 멤버들의 조합 속에서 발굴된 신선한 캐릭터들의 매력은 이 코너를 빠르게 예능의 권좌로 끌어올린 원동력 중 하나였다. 하지만 장소와 게스트의 변화만 제외하고 동일한 포맷으로 일관하는 프로그램의 한계 속에서 일찌감치 고정된 캐릭터들은 더 이상 의외성을 보여주지 못하고 점차 평면적이고 진부한 모습만 되풀이하는 양상이다. “일찍...
어제는 식목일이었습니다. 몇 년 전부터는 그저 '기념일'일 뿐 더 이상 공휴일도 아니고, 게다가 올해는 일요일이라는 거대한 빨간 색에 가려진 탓에 자칫 그냥 지나버리기 쉬웠던 날. 여러 분은 이 땅에 무엇을 심으셨나요? 저는 어제 집 앞마당(이라고 쓰고 현관이라 읽는)에 수국 묘목을 심었어요. 얼마간 햇볕을 쬐고, 비를 맞고, 바람을 견디고, 달빛 속에 잠들다 보면, 어느 날 가지가지 잎을 드리우고 탐스러운 꽃을 피우는 근사한 모습으로 바뀌겠...
박진영 : 수많은 오디션에 '얼굴이 못 생겨서' 떨어졌다. 댄스 가수로 성공했다. 작곡을 할 줄 아는 가수가 됐다. 음반 제작자가 됐다. 밀리언셀러 그룹과 한류스타를 탄생시켰다. 윌 스미스에게 곡을 줬다. 자신의 소속 가수를 미국에 진출시키려 준비 중이다. 끊임없이 자신의 세계를 확장 시키는 그 남자의 중간 점검. 마이클 잭슨 : King of Pop . 박진영은 어린 시절 2년간 미국에서 살면서 마이클 잭슨의 을 생애 첫 앨범으로 ...
나는 홍어가 좋다. 곰삭힌 홍어가 좋다. 곰삭힌 홍어와 오모리를 서로의 입에 아름답게 집어넣어줄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사귈 수 없을 만큼 홍어가 좋다. 어디서 이런 말을 했더니 “평생 수절하겠군”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하긴, 요즘 세상에 홍어 좋아하는 사람이 어디 있나. 회사 앞 식당에서 홍어 점심 특선을 함께 먹을 동료도 없는 이 마당에 홍어 애호가 애인은 꿈도 꾸지 않는 게 속 편한 일이다. 그런데 며칠 전 MBC에브리원 와 위 영...
태어나서 이렇게 지독한 감기는 처음이었다. 잠깐 기절했다 깨어나면 무의식중에 기사가 하나 완성되어 있을 정도로 고열에 시달렸고, 불도저 밑에 깔렸던 것처럼 존재하는 모든 마디가 쑤셔서 앉아 있을 수 없을 지경이었다. 얼마나 아팠는지 택시를 타고 퇴근을 하기로 큰 마음을 먹은 날, 나는 예정에 없는 인천 구경을 하고 돌아왔다. “성내역”이라고 행선지를 말하고 깜빡 잠이 들었다가 눈을 떠 보니 택시는 다리 위를 달리고 있었고, 눈앞에는 '송내'가 ...
3월 24일, 한국 야구대표팀의 WBC 준우승 소식이 뉴스를 뒤덮었다. 같은 날 구본홍 사장 반대투쟁을 벌이던 YTN 노종면 노조위원장이 구속되었다. 25일 밤에는 지난 해 4월 MBC (이하 ) 편을 만들었던 이춘근 PD가 긴급 체포되었다가 48시간 뒤 풀려났다. 현재 이춘근, 김보슬 PD를 비롯한 편의 제작진 여섯 명은 농림수산식품부와 정운천 전 장관 등에 대한 명예훼손과 업무방해 혐의로 검찰의 소환 통보를 받은 상태다. 이번 수사에서...
KBS 제작진, 지난 2월 26일 박명수가 그 날 출연한 게스트들이 극중 키스에 대해 이야기할 때 “(키스신을 할 때) 상대방에 대한 예의상 간염주사를 맞아야 한다”고 말한 것에 대해 사과. 제작진은 “이 내용이 웃음을 위해 방송됐으나 일부 시청자들에게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 전문의의 자문을 구한 결과 모든 간염이 감염성이 있는 것은 아니며, 일부 감염성이 있는 간염의 경우에도 타액 등으로 전염될 확률은 거의 없다”고 사...
MBC 토 밤 10시 35분 지난해 인터뷰했던 박현석 PD는 편집의 어려움을 토로하며 '앞으로 수위가 더 높아지면 독립해서 밤 시간대로 가는 게 더 나을지 모르겠다'는 말로 만의 걸쭉한 토크를 최대한 살리고 싶은 바람을 드러냈다. 사실 는 어느 정도 수위 조절을 한 상태에서도 충분히 재밌지만 온 가족이 보는 안에서는 그 '포텐셜'을 완전히 터뜨리기 어려웠다. 그러던 가 드디어 토요일 밤 독립편성 되어 80분 동안 제대로 된 '아줌마 ...
XTM 화 오전 10시 내로라하는 무술인들이 오가는 무협사이트 '무림지존'에 최고의 실력자로 알려진 '거칠마루'라는 존재가 마침내 자신을 보여주겠다는 공지를 띄운다. 아무도 정체를 모르지만 높은 인격과 무술 실력을 갖추었다고 알려진 그에 대해 궁금해 하던 8명의 고수들은 그를 만나기 위한 여행에 초대되고, '거칠마루'는 이들 중 다른 이들을 모두 이긴 최종 승자만이 자신을 만날 수 있다고 알려 온다. 의 뻔한 아류나 황당무계한 액션 영화 같...
90회 MBC 월 오전 7시 50분 없는 집에서 태어나면 인생은 이토록 험난한 것일까. 요즘 의 은영(신은경)을 보면 그런 현실이 뼈에 사무친다. 시어머니 신여사(김해숙)는 은영을 아들 형우(김태현)로부터 떼어놓으려 개인 선생님 연희(송지은)를 고용하고 은영을 차로 치려다 미수에 그친 형님 나경(임지은)은 은영과 자신의 남편 정우(김유석)사이에서 태어난 아이 비안을 내다 버린다. 마지막으로 비안을 보고 싶으면 별장으로 오라는 정우의 연락에 ...
그녀가 등장하면 사람들은 이미 웃을 준비를 한다. 집 앞에 심부름 가는 여대생 같은 차림으로 “부작용이올시다.”를 외치던 신인시절부터, 사람들은 그녀를 보는 순간 웃기 시작했다. 임금님의 성은을 받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조선시대 후궁, 엉뚱한 여성 학자, 그리고 최근 KBS 에서 남자를 유혹하는 기상천외한 방법을 소개하며 “참, 쉽죠?”라고 능청스럽게 되묻는 연애술사까지, 박지선의 개그는 언제나 사람들...
SBS 월-금 저녁 7시 15분 죽은 줄 알았던 민소희가 돌아와 시도 때도 없이 악을 써댄 후부터 은 명품 '막드'에서 그냥 중증 '막드'로 전락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어제 방영된 108회는 마치 그 숫자처럼 인물들마다의 다양한 번뇌와 욕망을 보여주며 한층 업그레이드된 복마전의 무대를 마련했다. 의 연대기를 거칠게 나눠보자면 구은재에 대한 신애리의 린치, 신애리에 대한 구은재의 린치(전성기), 구은재에 대한 신애리와 민소희의 린치 정도일...
'공감각 증상'이라는 것이 있다. 뇌에서 신호가 엉키는 바람에 시각이나 청각처럼 따로 분리되어 있는 감각이 하나로 연결되는 증상이다. 뇌니, 신호니 하는 표현에 긴장할 필요 없다. 가령 와인을 마시며 '이태리 처녀들이 밭일을 하다가 잠시 시냇가에서 찰박찰박' 거리는 모습을 떠올리는 것처럼 오감 중 어떤 감각을 다른 감각으로 치환해 느끼는 것이 공감각이다. 다만 공감각 증상을 겪는 사람들은 이런 경험을 수사가 아닌 실제로 느낀다. 즉 그들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