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벨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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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아시아=박수정 기자]“강렬한 색의 레드와 여성스럽고 부드러운 느낌의 벨벳에서 연상되는 감각적인 이미지처럼, 색깔 있고 세련된 음악과 퍼포먼스로 매료시키겠다.”

리더 아이린이 레드벨벳 팀명에 대한 의미로 외우듯이 항상 말했던 말이다. 처음 팀명의 뜻을 들었을 때,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를 팀명에 빗댄 상투적인 말이라고 생각했다. 데뷔곡 ‘행복(Happiness)’에서 ‘뿌야~’를 처음 접하는 순간엔 당황하기도 했다. 초록, 파랑, 분홍, 주황 등 독특한 색으로 포인트를 준 헤어스타일과 아프리칸 느낌의 비트까지, 낯설었다. ‘행복’을 부르는 레드벨벳의 모습은 충분히 사랑스러웠지만, ‘SM엔터테인먼트가 f(x)에 뒤를 이어 독특한 세계관의 걸그룹을 만들었구나’ 정도의 흥미에서 그쳤다.

‘행복’에서 ‘비내츄럴(Be natural)’로 갑작스러운 콘셉트 변화도 이해하기 어려웠다. ‘비내츄럴’은 S.E.S의 원곡을 리메이크한 곡이다. 레드벨벳은 ‘비내츄럴’로 ‘행복’에서 보여준 상큼함과 달리 여성스러운 모습을 선보였다. ‘행복’을 외치던 소녀들은 어려운 보컬 기술을 요구하는 ‘비 내츄럴’로 여인이 됐다. 극과 극의 변신, 레드벨벳이라는 그룹의 정체성이 무엇인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그 궁금증은 레드벨벳의 첫 번째 미니앨범 ‘아이스크림 케이크’를 통해 해소되기 시작했다. 레드벨벳은 이번 앨범에서 더블 타이틀곡을 정했다. 먼저 공개된 ‘오토매틱’은 ‘비 내츄럴’에서 보여준 여성스러운 레드벨벳의 연장선이었다. 얼반 장르인 ‘오토매틱’에서는 멤버들의 음색과 절제된 듯한 감각적인 보컬이 도드라진다. 묘한 분위기의 뮤직비디오도 레드벨벳의 여성스러움과 매혹적인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아이스크림 케이크’는 ‘행복’의 연장선이었다. 신비로운 뮤직박스 사운드가 인상적인 일렉트로닉 팝 곡인 ‘아이스크림 케이크’는 레드벨벳의 사랑스러움을 그대로 담아냈다. 팀 명 소개처럼 두 개의 더블 타이틀곡으로 상큼발랄한 레드의 매력과 매혹적인 벨벳의 아름다움을 동시에 담은 것이다. ‘행복’과 ‘비내츄럴’에서 ‘아이스크림 케이크’와 ‘오토매틱’으로, 레드벨벳의 정체성을 보여주기 위해 준비된 철저한 단계별 전략이 완성됐다.

여기에 레드벨벳은 예리라는 다섯 번째 멤버의 합류로 전력을 보탰다. SM이 슈퍼주니어 규현 이후 이미 데뷔한 팀에 새 멤버를 합류시킨 것은 처음이다. 예리는 SM의 프리 데뷔팀 SM루키즈에 속한 만큼 이미 준비된 멤버다. 레드벨벳은 마치 처음부터 5인조였던 듯 예리는 이질감 없이 레드벨벳 사이에 녹아들어 제 역할을 해내고 있다.

레드벨벳의 정체성 찾기는 통하고 있다. ‘아이스크림 케이크’는 지난 18일 공개 직후 지니, 벅스, 올레뮤직 등 음원차트에서 실시간에 이어 일간차트도 1위에 등극했다. 태국,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3개 지역 아이튠즈 종합 앨범차트 1위, 아시아 5개 지역 팝 앨범차트 1위, 아시아 8개 지역 K-POP 앨범차트 1위에도 오르며 글로벌 인기도 심상치 않다.

처음 레드벨벳을 두고 ‘f(x)에 뒤를 이어 독특한 세계관의 걸그룹’이라고 했던 생각을 바꿔야겠다. 레드벨벳은 레드벨벳만의 방식대로 또 다른 색깔을 만들어가고 있다. 한 가요관계자는 “어쩌면 레드벨벳은 소녀시대의 대중성과 f(x)의 유니크함을 모두 갖춘 걸그룹”이라 평하기도 했다. 강렬한 색의 레드와 부드러운 벨벳이 합쳐져 다섯 소녀와 만났을 때, 비로소 레드벨벳의 음악이 완성된다. 그 시너지의 마법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인상적인 콘셉트와 잘 빠진 음악, 레드벨벳의 정체성 확립을 위한 밥상은 잘 차려졌다. 마지막 한 조각은 멤버들에게 남았다. 금발 다섯 소녀의 비주얼은 이미 합격점이다. 이제 그에 걸맞은 라이브 실력과 퍼포먼스로 팬덤과 인지도 쌓기에 나서야 할 차례다. 레드벨벳은 지난 19일 Mnet ‘엠카운트다운’에서 첫 무대를 공개하며 본격적인 방송 활동에 나섰다.

텐아시아=박수정 soverus@
사진. SM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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