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막식을 하루 앞둔 지난 17일, 제 5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이하 JIMFF)의 마지막 '원 썸머 나잇'은 진한 위스키 향이 감도는 뉴올리언스의 어느 재즈 바를 옮겨 놓은 것 같았다. 하모니카를 부는 것이라고 도저히 믿을 수 없는 현란한 전제덕의 연주와 밴드의 완벽한 화학작용은 그 어떤 폭탄주보다도 강력하게 관객들을 취하게 했다. 들국화의 '행진'과 이문세의 '광화문 연가'를 재즈와 블루스의 황금비율로 조제한 재지한 그루브는 말로의 공연까지 이...
어딜 가도 눈에 띄는 사람들이 있다. 주위의 시선을 모두 자신에게 끌어 모아 그 에너지로 자신을 빛내는 사람들. 제 5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이하 JIMFF) 국제경쟁부문 진출작 의 세바스찬 도거트 감독과 같은 영화의 음악을 만든 캐롤 코너스는 JIMFF를 찾은 많은 이들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배우처럼 훤칠한 도거트 감독과 단 하루도 같은 옷을 입는 법 없이 화려한 컬러 감각을 과시한 코너스가 그렇게 시선을 끈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 것...
제 5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이하 JIMFF)는 18일을 끝으로 6일간의 축제를 마친다. '휴양 영화제'라는 별칭을 자랑하지만 정작 JIMFF의 살림을 꾸리는 이들은 잠깐의 휴식조차 누리기 힘들다. 그렇기에 매일 밤 이어지는 '원 썸머 나잇' 공연을 하루도 빠지지 않고 새벽까지 지키는 조성우 집행위원장은 피곤한 직장상사일 수도 있다. 그러나 청풍호반을 배경으로 인터뷰 사진을 찍는 순간조차도 “저기 계곡 보이죠? 제천에는 좋은 계곡들이 정말 많은데...
지난 17일 청풍호반무대에서 열린 제 5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이하 JIMFF)의 세 번째 '원 썸머 나잇'의 뮤지션들은 김창완 밴드와 언니네 이발관 그리고 메이트였다. 굵직굵직한 밴드들과 함께 나란히 올라온 낯선 이름이 궁금해졌다. 그러나 쟁쟁한 대선배들과 공연을 하면서도 떨리기는 커녕 설렌다는 이 대담한 신인밴드는 사실 신인이 아니다. 정원영 밴드, 브레멘 등을 거친 임헌일(기타, 보컬), 유재하 음악경연대회에서 은상을 수상한 정준일(키보드,...
지난 16일은 제5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이하 JIMFF)의 넷째 날이자 일요일이었다. 평소 같으면 를 보며 끝나가는 주말을 붙잡고 있을 수많은 영혼들이 JIMFF의 '원 썸머 나잇'으로 구원을 받은 날이기도 하다. 전날 관객들을 위해 엉덩이 터치의 기회까지 제공한 김장훈과 나무 자전거, 보드카 레인이 한껏 고조시킨 한 여름 밤의 파티는 메이트, 언니네 이발관, 김창완 밴드에 의해 두 시간 앞으로 다가온 월요일을 깔끔하게 잊게 했다. 최근 부...
암이다. 죽는다고 한다, 길면 2년. 짧으면, 글쎄. 그건 모르겠다. 그저 현재 의사의 소견에 따르자면 “공격적으로 퍼져가는 암세포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공격적인 치료가 필요하다”는 것뿐이다. 총 맞은 것처럼 머리를 관통하는 갑작스런 시한부선고에 남자는 잠시 몇 가지 생각을 한다. '3개월 앞으로 다가온 결혼을 취소해야겠어, 6학년 시험지 채점을 안 해도 되겠군, … 그런데 혹시, 이거 오진 아닐까?' 9월 말 국내 개봉을 앞두고 제 5회 제...
청풍호 유람선 “유람선 타고 싶어요.” MBC 의 은수(정유미)는 태주(문정혁)에게 낭만적인 한강유람선 데이트를 제안한다. 태주는 “촌스럽게”라고 응수했지만, '낭만'은 유람선의 일부이자 전부이기도 하다. 청풍호와 함께 살아가는 제천에서도 바람을 타고 아카시아 향이 넘실대는 유람선이 운행된다. 그동안 그저 차창 밖으로 흘러가버렸던 청풍호의 숨겨진 절경이 1시간 동안 8폭짜리 병풍으로 펼쳐진다. 특히, 물에 비친 바위가 거북 무늬를 하고 있다...
청풍호반이 노을빛으로 물들 무렵, 저녁바람을 타고 어디선가 익숙한 시그널 송과 나지막하고 다정한 목소리가 날아온다. “안녕하세요, 입니다.” 대형 중계차를 개조해 만든 이동 라디오 스튜디오 '알라딘'을 타고 날아온 마법사 지니, 아니 'DJ 아네트'는 바로 매일 새벽 2시부터 3시까지 MBC FM4U의 으로 깊은 밤을 함께해온 이주연 아나운서다. 재작년부터 부산, 전주, 부천국제영화제 등 굵직굵직한 영화제를 찾아 양탄자를 깔고 영화제의 중...
6개의 도시, 그곳에 6개의 사랑이야기가 있다. 브루클린, 리우데자네이루, 도쿄, 베오그라드, 마르세유 그리고 룩셈부르크. 제 5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이하 JIMFF)에서 선보이는 영화 는 서로 멀고도 생경한 도시에서 벌어지는 '보편적인 사랑'의 순간을 응시한다. 오스트리아 출신 감독 토마스 보쉬츠의 장편 데뷔작인 는 소울메이트 같은 밴드 '네이키드 런치'(Naked Lunch)와의 공동작업으로 만들어진 2008년 산 음악영화다. 올해 제...
제 5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이하 JIMFF)의 주인공은 누구일까? 국내외 영화인들과 제천 곳곳을 누비는 관객들, 그리고 청풍호반을 새벽까지 뜨겁게 달구는 뮤지션들 모두가 주인공일 것이다. 그러나 15일 JIMFF 스테이지에서 열린 '거리의 악사 페스티벌'에서는 사회를 맡은 제8극장의 표현대로 “전립선염이 갑자기 온 것처럼 떨고 있을” 5팀의 낯선 얼굴들이 주인공이었다. 2007년과 2008년 우승팀 우주히피와 제8극장에 이어, 세 번째로 주어지...
“엄마, 고백할 게 있어요. 사실은 저 사랑하는 여자가 있어요.” “뭐라고? 너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니니! 그 여자는 절대 안돼!” 한 여자를 6년 동안이나 사랑해온 남자의 순정과 그것을 정신병자의 헛소리쯤으로 취급하는 부모의 격렬한 반대. 그러나 이것은 세상의 반대에 부딪친 연인들의 러브 스토리가 아니다. 뉴욕에 사는 데빈(데빈 라트레이)은 콘돌리자 라이스를 사랑한다. 그렇다,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으로 뽑히기도 했던 미국의 전 ...
좋아서 하는 밴드는 거리의 악사들이다. 그건 그들이 제4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이하 JIMFF) '거리의 악사 페스티벌'에서 준우승을 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노래하는 퍼커셔니스트 조준호, “봉인된 댄서” 기타리스트 손현, 외유내강 아코디어니스트 안복진, 밴드의 마스코트 같은 베이시스트 황수정은 정말로 거리에서 음악을 만들어 내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거리 공연을 하며 여행을 하는 밴드의 이야기를 담은 '한국영화 음악의 오늘' 섹션에 소개된 다큐멘터...
송어비빔회 청풍호를 끼고 이어지는 구불구불한 산길을 가다 보면 새삼 지형이라는 것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교통수단 같은 하드웨어부터 소프트웨어인 사고방식까지 수많은 요소가 영향을 받지만, 그 중 음식만큼 지형과 밀접한 것도 없다. '내륙의 바다' 청풍호가 가까이 있는 제천은 그래서 물 맑은 상류에 주로 서식하는 송어회를 즐겨 먹는다. 특히 송어비빔회는 깻잎, 당근, 오이, 양배추 등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야채와 송어를 대접에 넣고 슥...
제5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이하 JIMFF)의 둘째 날을 맞이하는 14일 저녁 8시, 드디어 '원 썸머 나잇'이 시작되었다. 영화에 밀려 음악을 소홀히 하는 일 따위는 벌어지지 않는 JIMFF의 올해 '원 썸머 나잇'은 첫째 날부터 관객들의 체력을 바닥내기로 작정했는지 저녁 8시부터 다음 날 새벽 5시까지 '올나잇'이라는 부제로 계속됐다. 부활, 더블유 앤 웨일, 오! 부라더스, 고고스타, 넘버원코리안, 한희정, 악퉁, 제8극장, 좋아서 하는 밴...
의림지 놀이동산 청풍호반무대에만 있다가 JIMFF존 의림지를 찾은 건, 200년생 노송이 우거지고 호숫길을 따라 수양버들이 이어진다는 고즈넉한 분위기의 설명 때문이었다. 그런데 도착해보니 오히려 눈길을 사로잡는 건 영화 에 나올법한 허름한 놀이동산이었다. 입구에서부터 강하게 뿜어져 나오는 촌스럽지만 아련한 '스멜'에 제천 초행자는 저절로 발걸음을 놀이동산으로 옮기게 된다. 이 곳에서는 총 6명만이 탈 수 있고, 길게 펼치면 100m조차 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