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휘는 결국 마지막 만남을 준비했다. 이튿날, 궐 밖을 몰래 빠져나가 지운을 찾아갔고, 저잣거리 백성들처럼 국밥을 함께 먹고, 시전과 마당놀이를 구경하고, 돌다리도 건너며, 마음 편히 웃고 즐겼다. 그렇게 단란한 추억을 쌓아가는 시간이 첫사랑이었던 시절과 포개지며, 둘만의 소중한 순간이 더해져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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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운 역시 어렵게 꺼내 놓은 휘의 진심에 마음을 다잡았다. 마지막 서연을 마친 뒤, 휘와 서연을 시작하고 처음으로 함께 했던 성곽길에 올라, 그간의 시간을 정리했다. 그리고는 "행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단 하루가 아니라, 매일매일"이라며 마지막 인사를 건넸고, 휘가 추천한 자리가 아닌 원래 살던 방식으로 돌아가려 한다며 사직서를 건넸다. "외롭지 말고 강녕하십시오"라며 예를 갖추고 떠나는 그를 휘는 미어지는 마음으로 바라보았다. 보내고 싶지 않은 이와의 이별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슬픔에 안방극장을 눈물로 적신 엔딩이었다.
궁에서는 세자빈 초간택을 추진됐다. 혜종(이필모 분)은 휘를 따로 불러, 지금 휘처럼 어린 나이에 가정을 이뤄 그 값어치도 품을 방도도 몰라 가족을 지켜내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국혼을 반대했던 이유도 미숙한 가족을 만들어주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간 휘를 차갑게만 대했던 아버지 혜종은 쌍생으로 태어난 딸과 그 한을 품고 일찌감치 생을 마감한 빈궁을 지키지 못한 죄책감을 품고 있었던 것. 이어 이조판서 신영수(박원상 분)의 여식 신소은(배윤경 분)을 세자빈으로 맞으라 조언했다. 어디에도 치우치지 않고 이해득실을 따지지 않으며 조정의 중심을 잡을 수 있는 원칙주의자 신영수가 휘를 든든하게 보좌할 것이란 판단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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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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