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날 조강화는 차유리가 5년간 자신의 곁에 있었다는 사실에 오열했다. 자신의 모든 시간을 홀로 지켜봤을 차유리의 아픔과 외로움을 알게 된 조강화는 걷잡을 수 없는 감정이 터져 나왔다. 차유리는 자신이 있어야 할 자리에 다른 사람이 있었다는 것이 아팠다고 고백하면서도, 혼자서 힘들어하는 조강화를 보는 게 더 아팠다고 담담히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그는 "날 그만 내려놓고 남은 네 삶을 붙들길 바랐다. 나 이제 네 사람 아니다. 그만 내려놔도 돼"라고 위로하며 조강화의 죄책감을 덜어주려 했다. 조강화가 퇴마사(양경원 분)를 통해 환생의 비밀을 알게 됐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은 차유리는 그에게 조서우가 귀신을 본다는 사실을 털어놓았다. 차유리는 자신 때문에 조서우가 귀신을 보게 됐다며, 미안함에 눈물을 흘렸다. 조강화는 차유리를 달래며 애써 괜찮은 척했지만, 마음 한 켠에 불안감이 자리할 수밖에 없었다. 조강화는 잠을 잘 때도, 등원을 시킬 때도 한시도 조서우와 떨어지려 하지 않고 그를 지켰다.
조서우 앞에 퇴마사가 나타났다는 사실에 분노한 차유리는 미동댁(윤사봉 분)을 찾아갔다. 차유리는 "서우만 괜찮아지면 올라가려고 했는데 귀신 다 쫓아내도 자꾸 보고, 이상한 퇴마사까지"라며 자신이 더 이상 할 수 있는 일이 없음을 토로하며 분노를 삭였다. 미동댁은 그저 조서우가 진짜로 귀신을 보는지 확인하려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갈 때 가더라도 해야 할 일, 하고 싶은 것을 하라고 조언했다. 미동댁의 조언을 들은 차유리는 엄마 전은숙(김미경 분)에게 하고 싶은 것을 물었지만,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며 "그냥 이렇게 있는 것만으로도 좋다”고 웃었다. 환생 미션 여부에 따라 다시 떠나야 하는 차유리는 그런 전은숙의 말에 마냥 웃어 보일 수 없었다. 49일 후의 일을 모른 채 마냥 기뻐하는 가족들, 그리고 자신과 오민정 사이에서 괴로워하는 조강화, 차유리를 다시 보내지 않을 방법을 고민하는 고현정(신동미 분)까지. 차유리는 제 곁의 소중한 사람들이 울고, 고민하고, 한숨 쉬는 것을 지켜보며 또 다른 고통을 느껴야 했다.
그런 차유리에게 위기가 닥쳤다. 아빠 차무풍(박수영 분)이 조서우와 놀아주다 잠시 한눈을 판 사이 조서우가 사라진 것. 조강화는 오민정에게"왜 하원도우미를 바꿔야하는지"진실을 말해주려던 때, 차유리로부터 조서우를 잃어버렸다는 연락을 받게 됐다. 세 사람은 늦은 시간까지 온 동네를 누비며 조서우를 찾아 헤맸다. 불러도 대답 없는 조서우에 오민정은 조강화의 품에 안겨 오열했다. 조서우의 친엄마인 차유리의 정체를 꿈에도 모르는 오민정은 미안하다며 우는 차유리에게 원망의 말을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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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엄마는 모두 조서우 걱정에 눈물을 쏟았다. 오민정은 차유리를 원망했고, 차유리 역시 진실을 말하지 못한 채 마음 아파했다. 차유리와 오민정 사이에서 조강화의 괴로움은 커져만 갔다. 자책하는 오민정에게 조강화는 "네 탓 아니야"라며 그의 죄책감을 덜어주고자 했다. 이에 오민정은 "그럼 누구 탓인데요. 나 진짜 서우 엄마 맞아요? 다른 사람들은 애가 이상하면 다 엄마 탓이라는데, 오빠는 왜 맨날 내 탓이 아니라고 하냐”며 속마음을 쏟아냈다. 오민정은 굳게 닫힌 조강화 마음속 금기어인 ‘차유리’라는 방문을 열어줘야 자신이 들어갈 수 있다고도 했다. 오민정이 그간 털어놓지 못했던 진심을 듣게 된 조강화는 낮에 하지 못했던 하원도우미 이야기를 꺼냈다. 조강화는 "서우 친엄마. 차유리 살아 돌아왔다"며 숨겼었던 이야기를 고백했다. 차유리의 정체는 꿈에도 모른 채 "언니들 덕에 이 동네 살기가 좀 편해졌다"는 속마음을 내비치고, 굳건한 믿음을 보냈던 오민정. 충격적인 진실과 마주한 그가 어떤 선택을 내릴지 긴장감이 고조됐다.
차유리는 자신 탓에 멈춰진 조강화의 시간이 흐르길 바랐다. 그러나 그가 간절히 바랐던 시간의 흐름으로 인해 조강화 곁의 빈자리는 채워졌고, 차유리는 쉽게 제 자리를 찾을 수 없게 됐다. 자신의 환생을 마냥 기뻐하는 가족들, 환생 비밀을 알고 괴로워하는 고현정과 조강화까지. 차유리는 미안함을 품고 소중한 사람들과 마주했고, 조강화는 어떤 선택도 내릴 수 없어 시름이 깊어져만 갔다. 여기에 오민정이 자신이 볼 수 없었던 ‘차유리의 시간’이 충실히 흐르고 있었음을 알게 되면서 꼬이고 꼬인 세 사람의 운명이 어떻게 풀리게 될지 향후 전개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우빈 기자 bin0604@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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