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연차가 실적 이끄는 JYP엔터
흔들린 걸그룹 명가 위상
새로운 영역 확장 시도 계속
하이브 '위버스' 맞설 플랫폼도 개발
스트레이 키즈(Stray Kids)/ 사진 제공=JYP
스트레이 키즈(Stray Kids)/ 사진 제공=JYP
《엔터사 분석 시리즈》- JYP엔터테인먼트
한경텐아시아는 국내 주요 엔터사가 처한 현실과 앞으로 나아가야 할 미래를 현장의 이야기를 통해 전합니다. 추석 기간 한경텐아시아의 <엔터사 분석 시리즈>를 만나보세요.

트와이스, 데이식스, 스트레이 키즈. 현재 JYP의 효자 삼대장이다. 올해로 트와이스와 데이식스는 10년 차, 스트레이 키즈는 7년 차를 맞았다. 고연차 그룹들이 JYP를 이끌고 있는 것. 특히 스트레이 키즈가 해외에서 강세를 보이며 캐시카우로 잡았다. 스트레이 키즈가 조기 재계약을 체결하며 당분간 안정적으로 사업이 전개될 전망이다. 그러나 특정 아티스트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진 상황은 엔터사에겐 위기감을 키운다.

저연차 아티스트들이 몸집을 키워야 미래 먹거리를 마련할 수 있다. 엔터사 순환 구조에 따라 엔믹스와 엑스디너리 히어로즈, 비춰 등이 새로운 기둥으로 자리 잡아야 또 신인을 양성할 기반이 마련된다. 저연차 그룹이 아직은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지만, 충분히 성장 가능성을 보인다. 기획력만 받쳐 준다면 이들 그룹이 탄탄하게 올라서는 건 시간문제다.

트와이스는 여전히 건재한 그룹이다. 다만 솔로 주자들이 연이어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냈다. 나연에 이어 쯔위까지 쓴맛을 봤다. 두 사람 모두 섹시한 이미지를 택했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나연은 갑작스러운 '쩍벌' 안무를 선보였고, 쯔위는 만 25세의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올드한 곡을 가창했다. 콘셉트도, 곡도 아쉽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있지(ITZY)도 이렇다 할 히트 곡을 내지 못하고 있다. 데뷔 초 당당하고 에너지 넘치는 매력을 전면으로 내세워 주목받던 있지지만, 최근에는 화제성이 예전 같지 않다. 유치하고 시대착오적인 가사의 '마.피.아. In the morning'은 있지에게 브레이크를 걸었다. 특유의 통통 튀는 매력을 보여준 '스니커즈' 활동으로 분위기가 반전되는 듯 싶었지만. '체셔'(Cheshire)로 다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메인보컬 리아의 활동중단으로 탄탄하게 곡을 전개할 멤버가 부재했다는 점도 아쉬움을 자아냈다.
있지(.ITZY)/ 사진=텐아시아 사진 DB
있지(.ITZY)/ 사진=텐아시아 사진 DB
엔믹스(NMIXX) 해원/ 사진=텐아시아 사진 DB
엔믹스(NMIXX) 해원/ 사진=텐아시아 사진 DB
엔믹스의 성장에는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믹스팝'의 적정선을 찾았다. 너무 난해하지 않되 엔믹스만의 강렬한 색채는 유지했다. 데뷔 동기 르세라핌, 뉴진스 등에 비해 성적도 대중성도 아쉬웠던 엔믹스다. 최근에는 음원차트에도 이름을 올리며 치고 올라오는 모습이다. 특히 멤버 해원이 예능을 중심으로 활약하며 팀의 인지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근래 들어서는 보이그룹의 활약이 특히 두드러진다. 스트레이 키즈는 올림픽공원 KSPO DOME에서 세 번째 월드투어의 막을 올렸다. 국내외 12개 지역에서 총 21회 공연을 연다. 2022년 이후 2년 4개월 만의 월드투어다. 스트레이 키즈는 미국 빌보드 메인 차트 '빌보드 200'에서 5연속 1위를 차지하는 등 성과를 냈다. 자체 제작·강렬한 음악과 퍼포먼스 등으로 해외에서 특히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스트레이 키즈가 월드 투어로 실적을 견인할 전망이다. 투어를 돌면 티켓 판매뿐만 아니라 MD 판매 등 부가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

JYP는 다양한 장르를 시도하며 K-팝 시장의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데이식스로 아이돌 밴드 그룹의 문을 열었다. 데이식스는 데뷔 10년 차에 음원 강자로 떠오르며 JYP의 새로운 효자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2일 발매된 새 앨범 타이틀곡 '녹아내려요'는 여전히 음원차트 1위에서 내려올 줄을 모른다. 음원차트 1위는 코어 팬덤의 스트리밍만으로 낼 수 있는 결과가 아니다. 코어 팬과 더불어 대중도 이들의 음악을 듣는다는 증거다. 다수의 공감을 살 수 있는 가사와 듣기에도, 따라 부르기에도 편안한 멜로디로 마음을 울린 결과다. 이들도 이달을 시작으로 월드 투어에 나선다.
데이식스(DAY6)/ 사진 제공=JYP
데이식스(DAY6)/ 사진 제공=JYP
엑스디너리 히어로즈(Xdinary Heroes)/ 사진 제공=JYP
엑스디너리 히어로즈(Xdinary Heroes)/ 사진 제공=JYP
데이식스와 같은 레이블에서 6년 3개월 만에 선보인 밴드 그룹 엑스디너리 히어로즈는 아직 자리 잡지 못한 모양새다. 다만 엔믹스와 마찬가지로 성장을 기대해 볼만 하다. 2021년 12월 데뷔한 이후 아직 대중성을 잡진 못했지만, 밴드 음악 팬들 사이에서 꾸준히 이름을 알리고 있다. 보컬을 한 명만 두는 타 밴드들과 달리 드럼과 기타 한 명을 제외한 전 멤버가 노래한다. 데이식스와 비슷한 체제다. 특정 멤버에게 이목이 쏠리지 않고 관심이 골고루 분산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모델이다. 엑스디너리 히어로즈 멤버들도 앞서 언급된 소속사 선배 보이그룹들처럼 직접 곡을 작업하며 그룹의 색채를 만든다.

JYP는 팬 플랫폼 사업에도 힘쓰고 있다. JYP360(제이와이피쓰리식스티)는 MD 판매 플랫폼인 JYP SHOP과 팬 소통 플랫폼인 FANS를 통합 플랫폼으로 구축 진행 중이다. 업계에서는 하이브의 위버스와 유사한 기능을 할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위버스에 입점한 타사와 달리, JYP는 자사 플랫폼인 FANS를 활용하며 추후 마련할 플랫폼의 이용자를 확보하고 나섰다. JYP의 2분기 MD 매출은 총 146억원에 달했다. 공연 매출 140억보다 큰 금액이다. MD 판매가 실적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 요소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팬 플랫폼과 통합해 노출도를 높이고 관리를 효율화하는 건 영리한 전략이다.

호성적을 내고 있는 두 고연차 보이그룹은 모두 자체 제작돌이라는 특징을 지닌다. 반면 여성 아티스트들의 활동에는 소속사의 기획이 더 크게 반영됐다. 아티스트의 성공이 기획사의 기획력이 아닌 개인의 역량 덕으로 비춰질 수 있는 지점이다. 저연차 그룹의 IP가 부족하다는 점도 해결해야 할 숙제다. 다시 '명가' 타이틀을 되찾기 위해 소속 아티스트의 로드맵을 다시 한번 점검해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one@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