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혁 / 사진=텐아시아DB
2030 남자 배우들보다 40대 남자 배우들의 활약이 더 두드러진다. 나이가 들면서 더해진 성숙미와 남성미, 그리고 연기력까지 내외적 매력을 겸비한 40대 남자 배우들에게 시청자들의 사랑이 쏟아지고 있는 것. 멜로부터 장르물까지 소화하는 스펙트럼도 넓다.
대표적인 사람이 드라마 '나의 완벽한 비서'로 세대 불문 여심을 사로잡고 있는 이준혁이다. '나의 완벽한 비서'는 헤드헌팅 회사 최고경영자(CEO) 지윤(한지민 분)과 어떤 일이든 잘 해내는 비서 은호(이준혁 분)의 로맨스를 그리는 작품. 방송 4회 만에 시청률 11%를 훌쩍 넘겼다. 이준혁은 1월 4주차 출연자 화제성(펀덱스) 지수에서도 톱3 안에 들었다.
사진제공=SBS '나의 완벽한 비서'
극 중 싱글대디인 은호는 일도 육아도 사랑도, 무엇 하나 빈틈없이 해내는 사람이다. 앙숙이던 지윤과 연인 사이로 발전해 사내 연애를 몰래 이어가는 둘의 모습은 시청자들의 설렘을 자극한다. 뛰어난 업무 능력에 상사이자 여자친구인 지윤을 보필하고 보호하는 섬세함, 다정함도 갖췄다. 올해 41살이 되는 이준혁은 시청자들의 멜로 도파민을 터트리며 '로망 남편감'에 등극했다. 전작 드라마 '좋거나 나쁜 동재'에서 선악의 경계를 오가는 넉살 좋은 캐릭터를 연기한 것과는 또 다른 모습으로 감탄을 자아낸다.
사진=넷플릭스 '중증외상센터'
넷플릭스 '대한민국의 톱10 시리즈' 1위를 이어가는 '중증외상센터'의 주역은 주지훈이다. 그는 전장을 누비는 천재 외과 전문의 백강혁 역을 맡아 메디컬, 액션, 코믹, 휴먼을 넘나드는 활약을 펼쳤다. 극의 설정이 판타지에 가까워 비현실적이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었음에도, 주지훈은 오히려 만화 캐릭터 같은 매력으로 작품의 재미를 살렸다. 그는 이번 작품을 10시간씩 회의하며 준비했다고 한다.
'검은 수녀들' 스틸. / 사진제공=영화사 집, NEW
올해 44살이 되는 이진욱은 영화 '검은 수녀들'로 스크린에서 활약하고 있다. 영화는 악령에 사로잡힌 소년을 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송혜교 분의 유니아 수녀, 전여빈 분의 미카엘라 수녀가 영화의 중심이며 이진욱은 바오로 신부 역으로 이 작품의 행간을 메운다. 극 중 바오로 신부는 정신의학과 전문의로, 구마를 부정하며 이상 증세에 시달리는 소년을 의학으로 치료할 수 있다고 믿는다. 이진욱은 소년을 살리기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는 유니아와 대립하며 영화적 긴장감을 높인다.
사진=넷플릭스 유튜브 영상 캡처
"아저씨 사랑해요"의 원조인 공유는 최근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2'를 통해 인생 캐릭터를 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46살이 되는 공유. 호불호가 엇갈리는 '오징어 게임2'지만 공유에게는 일관되게 호평이 이어졌다. 딱지맨으로 출연해 '오징어 게임2'를 연 공유는 의뭉스러운 분위기와 친절하고도 비열한 표정 연기로 전 세계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브로큰' 스틸. / 사진제공=바른손이앤에이
김남길은 45살에 영화 '브로큰'을 선보이게 됐다. 오는 5일 개봉하는 '브로큰'은 동생이 죽던 날 밤의 진실을 좇는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김남길은 베스트셀러 작가 호령 역을 맡았다. 김남길은 마음속을 알 수 없는 호령 역을 통해 미스터리를 증폭시킨다. 그는 기자간담회에서 "긴장감을 계속 유지할 수 있는 또 다른 인물이다. 역할이 크지는 않아도 긴장감을 계속 확보할 수 있는 게 매력"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종영한 '열혈사제2'에서 카타르시스를 선사했던 모습과는 또 다른 면모를 선보인다.
이들 40대 배우들의 공통점은 세월이 갈수록 성숙함과 연기력은 깊어지는데, 비주얼은 변함없다는 것.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나 이상형이 아저씨 맞는 듯", "나이는 나만 먹나", "40대에 얼굴값 제대로 하네", "연기력 물올랐네" 등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이들은 '요아정'(요즘 아저씨의 정석)이라 불리며 시청자들에게 호감 배우로 꼽히고 있다. 40대가 된 이들은 외모도 연기력도 레전드를 찍으며 전성기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