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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주'가 최근 손익분기점인 2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이는 올여름 한국영화 중 처음이자 지난 4월 개봉한 '범죄도시4' 이후 개봉한 한국영화들 중 유일하게 200만 관객을 넘어선 기록이다.
'탈주'는 비무장지대, 철책 반대편의 삶을 향해 생사의 선을 넘어 질주하는 북한군 병사 규남(이제훈 분)과 그를 막아야 하는 북한 보위부 장교 현상(구교환 분) 사이에 벌어지는 숨가쁜 추격을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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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훈은 규남의 간절함과 절실함을 외형적으로도 보여주기 위해 식욕을 절제했다. 채소 섭취를 늘이고 탄수화물 섭취를 극한으로 줄였다. 60kg 중반이었던 체중을 58kg까지 감량했다고. 이제훈은 "마른 장작이 되어 자유를 갈망하는 날 것의 모습을 표현하고 싶어서 더 몰아붙였다"고 말했다.
현상 역을 맡은 구교환과 연기 합도 '탈주' 관객들의 몰입도를 높인 대목. 맹렬하게 추격해오는 현상, 좁혀오는 경계망 속에서도 질주를 멈추지 않는 규남. 영화에서는 서로 대립하지만 현실에서는 이제훈이 구교환에게 직접 함께 연기하고 싶다고 러브콜을 보낼 정도로 둘은 끈끈하다. 그 시너지가 영화 안에서 발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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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영화 흥행 성적은 드라마만 못했다. 특별 출연, 우정 출연, 다큐멘터리 등을 제외하고 극장에서 개봉한 상업영화 가운데서는 '아이 캔 스피크'(2017) 이후 제대로 된 성적을 내지 못했다.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사냥의 시간'(2020)은 혹평 받았고, 극장 개봉한 '도굴'(2020)은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했다.
하지만 '탈주'가 손익분기점을 넘긴 덕에 이제훈은 한시름 놓게 됐다. 혼신의 힘을 다한 연기가 관객들에게 통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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