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사진=텐아시아 사진 DB
길/ 사진=텐아시아 사진 DB
세 차례 음주 운전으로 대중의 신뢰를 잃은 길이 활동을 재개했다. 유튜브를 통해 복귀에 나선 그는 자숙을 웃음거리로 활용하는 듯한 연출로 비판받고 있다.

길이 웹예능 '길생충'을 시작하며 복귀 행보에 나섰다. 앞서 길은 2004년, 2014년에 이어 2017년에도 음주 운전으로 적발됐다.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이었고, 이로 인해 방송 활동을 중단했다. 법원은 길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80시간의 사회봉사도 명령했다. 길은 세 차례나 같은 범죄를 반복하며 대중에게서 멀어졌다. 이후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기도 했지만 대중의 반응은 싸늘했고, 복귀로 이어지진 못했다.

오랜 기간 자숙한 만큼 그가 다시 복귀 움직임을 보이는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니라는 의견이 많다. 그러나 복귀 과정에서 하는 발언 등이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는 최근 연예계에서 불거진 사생활 논란이나 무례한 발언 등을 자신이 과거에 저지른 잘못과 엮는 콘텐츠를 선보였다.
사진=유튜브 채널 '빛나리 길성준'
사진=유튜브 채널 '빛나리 길성준'
길은 지난 8일 공개된 '길생충'에서 최근 이미지에 타격을 입은 연예인들이 대거 나온 상황을 언급했다. 김수현은 고(故) 김새론이 미성년자였을 때부터 교제를 해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수현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해명에 나섰지만 자신을 '스타'라고 칭하는 등의 발언으로 비판받았다. 보아와 전현무는 음주 라이브 방송에서 박나래에게 무례한 발언을 해 논란을 빚었다.

이런 상황 속에서 '길생충' 영상 속 제작진은 "연예계 쪽에 이슈가 많고, 나락 가신 분들이 새롭게 많이 나오셨다"고 말했고, 길은 이들에게 영상 편지를 보냈다. 그는 "다들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반성도 하고. 물론 잘못을 했으니까 벌을 받아야겠지만"이라고 했다. 이를 두고 타인의 위기를 자신의 재기에 이용하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근 여러 연예인이 경솔한 언행으로 대중의 비판을 받긴 했지만, 길처럼 범죄를 저지르진 않았다. 길이 이들에게 조언을 할 입장은 아니라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사진=유튜브 채널 '빛나리 길성준'
사진=유튜브 채널 '빛나리 길성준'
자신의 잘못된 과거를 가볍게 다루고, 반성을 웃음 소재로 쓰는 태도 역시 문제다. 길은 반성이라는 주제를 예능적으로 활용한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이에 대해 한 누리꾼은 "진심으로 반성한다면 이를 웃음 소재로 활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지난 4일 공개된 영상이 그런 사례 중 하나다. 해당 영상은 "이 영상은 가수 '길'의 자숙 기간이 35년 지난 2085년에 촬영됐습니다"라는 문구로 시작된다. 영상에서는 녹화 중인 길의 주변에 경찰차가 등장했다. PD들은 경찰이 왔다며 다급하게 "경찰, 경찰"이라고 외쳤고, 그 말은 들은 길이 도망치는 듯한 모습을 연출했다. 길은 "자기 전이나 눈뜰 때, 등산 갈 때도 반성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가벼운 분위기 탓에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었다.

누구에게나 다시 시작할 기회는 있다. 중요한 건 복귀 과정에서 어떤 태도를 취하는지다. 대중은 시간이 흘렀다는 이유만으로 용서하지 않는다. 특히 음주 운전처럼 타인의 생명을 위협하는 범죄에 대해서는 더 그렇다. 반성을 웃음의 소재로 삼는 태도는 자숙의 진정성을 의심케 할 뿐이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on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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