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원의 히든트랙》
'2세대 아이돌' 유키스·틴탑 컴백
유키스 '만만하니'·틴탑 '장난아냐' 등 숨듣명 주목
신곡은 차트인 좌절
성적은 아쉽지만 건재함 보여준 컴백만으로도 유의미
'32.8세' 유키스X'28.8세' 틴탑, 산전수전 겪어도 '만만치 않았던' 요즘 K팝[TEN스타필드]
《김지원의 히든트랙》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가 가요계의 숨은 이야기까지 면밀하게 살펴봅니다. 가요계 이슈의 사실과 진실을 생생하게 전하겠습니다.



컴백은 호기로웠지만 요즘 K팝 시장은 만만하지 않았다. 2세대 아이돌로 꼽히는 유키스, 틴탑이 열의에 못 미치는 아쉬운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 그래도 이들의 음악을 들으며 함께 자라온 대중, 그리고 팬들에겐 이들의 컴백이라는 사실만으로도 반갑다.

유키스는 지난 6월 28일 미니앨범 '플레이 리스트(PLAY LIST)'를 발매했다. 틴탑은 지난 4일새 앨범 '틴탑 [포슈어](TEEN TOP [4SHO])'를 선보였다. 2008년 8월 28일 데뷔한 유키스는 올해 15주년을, 2010년 7월 10일 데뷔한 틴탑은 올해 13주년을 맞는다.
그룹 틴탑. / 사진=텐아시아DB
그룹 틴탑. / 사진=텐아시아DB
두 그룹 모두 데뷔 10년을 훌쩍 넘긴 만큼 부침도 있었다. 유키스는 10인조로 데뷔했지만 이번에는 6인 체제로 활동한다. 멤버 탈퇴와 영입이 반복되며 소속 멤버가 3명일 때도 있었다. 틴탑은 6인조였지만 니엘, 천지, 리키, 창조 등 이번 활동부터 4인조로 재편됐다. 그렇게 산전수전을 겪었지만 활동에 대한 의지만은 변함없었다. 최근 열린 쇼케이스에서 두 그룹은 모두 의욕적인 모습을 내비친 것이다.

두 그룹은 과거 활동 당시 '톱 아이돌'은 아니었다. 하지만 유키스 '만만하니', '빙글빙글', '시끄러!!', 틴탑 '향수 뿌리지마', '긴 생머리 그녀', '장난아냐', '투유' 등의 곡은 대중적 인기를 얻었다. 이 곡들은 최근 몇 년 사이 오히려 더 화제가 됐다. '문명특급', '놀면 뭐하니' 등 프로그램에서 언급되며 '숨듣명(숨어 듣는 명곡)'으로 재조명됐기 때문. 직설적인 가사, 따라하기 쉬운 후렴구, 그리고 경쾌한 멜로디와 박력 넘치는 안무 등이 당시에 사랑받을 수 있었던 이유다. 10년이 지났어도 여전히 세련된 분위기, 그러면서도 익숙한 리듬과 가사는 최근에 사랑받을 수 있었던 이유다.
그룹 유키스. / 사진제공=탱고뮤직
그룹 유키스. / 사진제공=탱고뮤직
과거 곡으로 역주행한 만큼 신곡 차트인도 기대해 볼 만했다. 유키스의 새 앨범 타이틀곡은 '갈래!'는 하우스 팝 사운드 장르로, 지친 현대인들에게 이 순간만이라도 모든 것을 잊고 함께 떠나자는 위로의 메시지를 담았다. 틴탑의 이번 타이틀곡은 '휙'은 펑키한 트랙에 브라스 사운드가 이끄는 곡으로, 한여름 시원한 바람처럼 일상의 스트레스와 고민을 '휙' 날려버리자는 의미를 담았다. 두 그룹 모두 기존의 히트곡처럼 빠른 비트와 그루브한 리듬, 직설적 가사를 강조한 신곡을 선보인 것. 안무 역시 녹슬지 않은 춤 실력을 자랑하듯 경쾌하고 짜임새 있다.

아쉬운 것은 이들의 의욕만큼 음원 성적은 따라와주지 않았다는 점이다. 두 그룹의 신곡 모두 주요 음원 사이트에 차트인하지 못했다. 비슷한 분위기의 여름 신곡들이 올해 많이 나온 상황인데다, 대중들이 반가웠던 건 자신들의 '추억의 곡'이지 '새로운 곡'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대중에겐 이미 너무 많은 '신곡 선택지'가 있다.

다만 이들을 단순히 음원 성적만으로 평가할 순 없다. 20대 후반, 30대 초반인 이들이 '아이돌계 고인물'이 됐어도 여전히 아이돌로 활동할 수 있다는 건재함만은 보여줬다. 유키스 훈은 "현재 나오는 4세대 가수들 모두 실력이 출중하고 실력으로 이길 수 없다고 인정한다"며 "우리의 강점이라고 하면 산전수전을 겪었다는 점"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평균 나이 32.8세 유키스와 28.8세 틴탑. 과거 속에 추억만을 묻어두지 않고 새로운 경력을 만들어가는 현재 진행형 아이돌이라는 사실을 입증했다는 것, 이들이 여전히 응원받는 이유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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