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예진의 오예≫
오늘, 주목할 만한 예능
'셀럽 세일즈 수단'으로 전락한 예능판
예능 프로그램 장악한 일반인 출연자
사진=넷플릭스 오리지널 '솔로 지옥'(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TV조선 ‘와이프 카드 쓰는 남자’, SBS '동상이몽2 - 너는 내 운명', 채널A '하트시그널' 방송 화면 캡처
사진=넷플릭스 오리지널 '솔로 지옥'(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TV조선 ‘와이프 카드 쓰는 남자’, SBS '동상이몽2 - 너는 내 운명', 채널A '하트시그널' 방송 화면 캡처
≪서예진의 오예≫
'콘텐츠 범람의 시대'. 어떤 걸 볼지 고민인 독자들에게 서예진 텐아시아 기자가 '예능 가이드'가 돼 드립니다. 예능계 핫이슈는 물론, 관전 포인트, 주요 인물,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낱낱히 파헤쳐 프로그램 시청에 재미를 더합니다.

‘신선함’을 좇던 예능 판이 딜레마에 빠졌다. 관찰 예능을 표방한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인기를 좆기 위함일까. 방송국은 더욱더 실감 나는 ‘리얼리티’를 연출하는 데 중심을 두는 분위기다.
이 분위기는 앞다퉈 일반인 출연자를 영입하는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현실을 가장한 프로그램은 셀럽의 세일즈 수단으로 전락하고 있는 것이 나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상황.

현실과 한참 동떨어진 리얼리티 예능 속 면면은 SNS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모양새다. 연예인이 아니라는 점을 내세워 신선함을 추구하면서도 이상적인 이미지로 포장해 대중에게 환상을 심어주는 것. 이런 구조는 프로그램 조작 의혹으로도 번지고 있다. 방송 취지와 상관없이 셀럽 메이킹의 수단인 것처럼 비치기 때문이다.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출연한 ‘일반인’은 방송을 통해 유명세를 얻는다. 몇몇은 기존 직장을 그만두고 본격적인 셀럽의 길로 돌아서기도 한다. 유명인의 자녀나 배우자가 출연해 같은 길을 걷는 경우도 부지기수. 더불어 화려한 스펙이나 재력, 아름다운 외모를 내세우기도 한다. 높은 화제성으로 시청률은 잡았지만, 방송의 진정성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유튜버 송지아(왼쪽부터), 방송인 오영주, 배수진./사진=SNS
유튜버 송지아(왼쪽부터), 방송인 오영주, 배수진./사진=SNS
지난달 ‘짝퉁 논란’으로 몸살을 앓았던 유튜버 송지아(프리지아)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솔로 지옥’에 출연한 이후 유튜브 채널 구독자가 폭증했다. 이후 각종 예능 프로그램의 섭외 1순위로 올라섰다. 하지만 소속사를 두고 활동 중인 것이 드러나면서 홍보 목적으로 방송에 출연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개그맨 배동성의 딸 배수진도 같은 의혹에 놓였다. 그는 TV조선 ‘우리 이혼했어요’, ‘와이프 카드 쓰는 남자’, MBN ‘돌싱글즈’ 등 다수의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이름을 알렸다. 하지만 ‘돌싱글즈’ 출연 이후 또다시 소개팅을 소재로 한 방송에 출연, 그로부터 두 달 만에 열애 중이라는 사실을 밝혔다. 만남에 있어서 기간이 중요한 것은 아니나, 시청자들로부터 오해를 일으킬 만한 포인트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그룹 신화의 멤버 전진의 아내 류이서(왼쪽부터), 가수 이지훈의 아내 아야네, 개그맨 박성광의 아내 이솔이./사진=SNS
그룹 신화의 멤버 전진의 아내 류이서(왼쪽부터), 가수 이지훈의 아내 아야네, 개그맨 박성광의 아내 이솔이./사진=SNS
2018년 채널 A ‘하트시그널’에 출연했던 오영주는 방송 출연 이후 돌연 배우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당시 방송에서 그는 UCLA(캘리포니아대학교 로스앤젤레스)를 졸업하고, 마이크로소프트에 재직 중이라며 ‘사랑을 찾는 커리어우먼’ 이미지를 강조했다. 이후 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에 출연해 MC에게 자신이 홍보하는 우유를 나눠주는 등 노골적인 어필에 나서기도 했다.

그룹 신화의 멤버 전진의 아내 류이서와 개그맨 박성광의 아내 이솔이, 가수 이지훈의 아내 아야네는 SBS '동상이몽2 - 너는 내 운명' 출연 이후 스타가 됐다. 이들의 SNS에는 각종 공동구매 목록과 협찬받은 물품들로 빼곡하다.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더는 사실적으로 바라보지 않는 시청자가 늘어가고 있다. 더불어 유명인이 된 이들을 향한 날 선 시선들도 생겨나고 있다. ‘일반인’에 기대 딜레마에 빠진 예능 판이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선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

서예진 텐아시아 기자 ye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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