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태유나 기자]
장르를 넘나들며 놀라운 캐릭터 소화력을 선보인 박신혜가 강렬한 스릴러 연기를 펼친다. 이창동 감독의 영화 ‘버닝’(2018)으로 데뷔한 신예 전종서가 합세해 압도적인 긴장감을 자아낸다. 탄탄한 연기 내공을 가진 김성령과 작품마다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낸 이엘은 뛰어난 열연으로 극의 깊이를 더한다. 영화 ‘콜’이다.
17일 오전 서울 신사동 CGV압구정에서 영화 ‘콜’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배우 박신혜, 전종서, 김성령, 이엘과 이충현 감독이 참석했다.
‘콜’은 1999년과 2019년, 서로 다른 시간대에 살고 있는 두 여자가 한 통의 전화로 연결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미스터리 스릴러다. 매튜 파크힐 감독의 ‘더 콜러’(2011)을 원작으로 한다.
이충현 감독은 “제작사에서 원작을 기반으로 각색한 초고를 읽었는데 끊임없이 전복되고 반전 있는 스토리가 너무 좋았다. 여성들이 이끌어가는 장르물이라는 점도 매력적으로 다가왔다”고 작품을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콜’은 이 감독의 장편 영화 입봉 작이다. 그는 “모든 게 처음이라 낯설었는데 주위에서 많이 도와줘서 걱정했던 것보다 수월하게 찍을 수 있었다”고 고마워했다.
이 감독은 “박신혜 배우는 장르불문 캐릭터 소화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스릴러물을 이끌어갈 수 있는 힘이 있을거라 확신했다. 진종서 배우는 ‘버닝’을 통해 알게 됐다. 시나리오를 쓸 당시였는데 영숙이라는 캐릭터와 너무 잘 어울릴 것 같았다”고 캐스팅 이유를 밝혔다.
이어 이 감독은 “김성령 배우는 실제로도 두 아들의 엄마이기에 모성애를 잘 표현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이엘 배우는 그만이 가지고 있는 독보적인 분위기가 있어 (캐스팅을) 거절할까봐 조마조마했다”고 덧붙였다.
연출을 하며 중점적으로 고민한 부분은 무엇일까. 이 감독은 “하나의 작품 안에 여러 개의 영화가 있다고 느껴질 만큼 인물의 감정이 시시각각 변화한다. 그것에 맞춰 의상이나 미술, 소품, 조명, 촬영 등도 달리했다. 결말을 예측할 수 없게 만들기 위해 제작진들과 머리를 맞대고 고민했다”고 말했다.
‘콜’은 과거는 푸른색 톤으로, 현재는 붉은색 톤으로 구분 짓는다. 이 감독은 “과거와 현재를 나누는 걸 기본으로 하되 전형적이지 않게 보이려 했다”며 “색보정에 에너지를 쏟기 위해 DI(Digital Intermediate)를 영국에 가서 했다. 그 분이 창의적으로 색을 만져줘서 만족스럽게 나왔다. 과거와 현재뿐만 아니라 이야기의 흐름에 따라서도 색이 변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박신혜는 과거를 바꾸려는 여자 서연으로 분한다. 박신혜는 “지금까지 출연한 작품 중 가장 강렬한 역할”이라며 “과거를 바꾼 대가를 처절하게 치른다. 엄마를 지키기 위해 몸부림치는 서연의 모습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이어 박신혜는 “작품에서 처음으로 숏컷을 했다. 촬영하면서 내가 모르는 나의 모습도 많이 발견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콜’의 매력을 묻자 박신혜는 “읽으면 읽을수록 호기심이 가는 책들이 있다. 그런 책들을 보면 심장이 뛰는데 ‘콜’ 시나리오가 그랬다. 읽으면서 보는 내내 심박 수가 올라가 ‘이러다 심장이 터지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박신혜과 이 감독은 90년생 동갑내기다. 박신혜는 “전화로 연기를 하다 보니 혼자 촬영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감독님이 인물의 디테일한 감정하나, 손짓하나까지 세심하게 설명해줬다. 동갑내기라 서로 열띤 토론을 많이 했다”며 “전종서 배우도 중요한 장면이 있을 때는 촬영이 없어도 현장에 와서 연기를 도와줬다. 그런 과정들이 있었기 때문에 더욱 긴장감 넘치게 연기할 수 있었다”고 고마워했다.
전종서는 미래를 바꾸려는 여자 영숙 역을 맡았다. 영숙은 자신의 끔찍한 미래를 알고 폭주하게 된다. 전종서는 “항상 감정이 과열되어 있고 공격적인 인물이라 표현하기 쉽지 않았다. 감독님과 촬영 전부터 이야기를 나눴던 게 많은 도움이 됐다”고 감사를 표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을 묻자 전종서는 “하루 종일 한 장면만 촬영한 적이 있다. 촬영을 시작해야 하는데 감독님이 아무런 디렉션을 주지 않고 부탁한다고만 하더라. PD님도 나를 세트장 밖으로 데리고 나가서 힘내라고만 했다. 나중에 들어보니 그게 다 감독님의 계획이었다”고 말했다. 이에 김성령은 “이충현 감독님은 한국의 마틴 스콜세이지다.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조적인 것’이라는 걸 몸소 보여줬다”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버닝’과 비슷한 캐릭터라는 우려에 대해 전종서는 “전혀 다르다. 영화를 보면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지 못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성령은 서연 엄마 역을 맡아 친구 같은 모습 이면에 강한 모성애를 지닌 인물을 연기한다. 김성령은 “시나리오만으로도 소름이 끼쳤다. 마지막 장을 덮고 나서 너무 무서웠다. 어떻게 끝이 날지 모르겠는 예측 불가한 미스터리가 매력적이었다”고 밝혔다.
김성령은 박신혜와 드라마 ‘미남이시네요’ ‘상속자들’에 이어 세 번째로 호흡을 맞췄다. 김성령은 “이번 작품을 같이 하면서 신혜한테 더욱 의지하게 됐다. 딸처럼 든든하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박신혜가 “실제로 김성령 선배님의 첫째 아들이 나를 좋아한다더라”고 하자 김성령은 “지금도 그렇다. 박신혜가 나오는 작품을 보면 항상 예쁘다고 한다”며 웃었다.
이엘은 딸 영숙의 운명을 바꾸려는 신엄마 역을 맡았다. 이엘은 “경험해보지 못한 걸 연기해야 하다 보니 레퍼런스를 많이 찾아봤다”며 “최대한 이상하려고 노력했다. 영화 ‘캐리’(2013)의 줄리안 무어가 연기한 캐릭터를 참고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엘은 “인물을 어떻게 만들어나가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 표정, 말투, 연기로 커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해 의상 제작 단계에 많이 참여했다. 옷만으로도 영숙에게 위압감을 주고 싶었고, 기를 누르고 싶었다. 예쁜 메이크업도 최대한 피했다‘고 덧붙였다.
과거나 미래를 바꿀 수 있다면 어떤 것을 바꾸고 싶을까. 박신혜는 “일어나지 않을 일에 대해 고민하지 않?다”고 말했다. 전종서는 “한 시간 전으로 시간을 돌려 청심환을 하나 더 먹고, 화장실 한 번 더 갔을 것 같다”며 “제작보고회 전에 청심환을 하나 먹었는데 아직도 너무 떨린다”고 고백했다. 김성령은 “과거를 바꿀 수 있다면 아예 다시 태어나고 싶다”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엘은 “스산한 3월에 잘 어울리는 영화다. 여배우 네 명과 감독이 치열하게 작업했으니 기대해 달라”고 관심을 요청했다. 박신혜는 “먼지 많은 촬영장에서 어느 배우하나 불만 없이 최선을 다해 찍었다. 촬영을 하면서 느꼈던 심장 뛰는 순간들이 관객들에게도 잘 전달됐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콜’은 오는 3월 개봉 예정이다.
태유나 기자 youyou@tenasia.co.kr
17일 오전 서울 신사동 CGV압구정에서 영화 ‘콜’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배우 박신혜, 전종서, 김성령, 이엘과 이충현 감독이 참석했다.
‘콜’은 1999년과 2019년, 서로 다른 시간대에 살고 있는 두 여자가 한 통의 전화로 연결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미스터리 스릴러다. 매튜 파크힐 감독의 ‘더 콜러’(2011)을 원작으로 한다.
이 감독은 “박신혜 배우는 장르불문 캐릭터 소화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스릴러물을 이끌어갈 수 있는 힘이 있을거라 확신했다. 진종서 배우는 ‘버닝’을 통해 알게 됐다. 시나리오를 쓸 당시였는데 영숙이라는 캐릭터와 너무 잘 어울릴 것 같았다”고 캐스팅 이유를 밝혔다.
이어 이 감독은 “김성령 배우는 실제로도 두 아들의 엄마이기에 모성애를 잘 표현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이엘 배우는 그만이 가지고 있는 독보적인 분위기가 있어 (캐스팅을) 거절할까봐 조마조마했다”고 덧붙였다.
연출을 하며 중점적으로 고민한 부분은 무엇일까. 이 감독은 “하나의 작품 안에 여러 개의 영화가 있다고 느껴질 만큼 인물의 감정이 시시각각 변화한다. 그것에 맞춰 의상이나 미술, 소품, 조명, 촬영 등도 달리했다. 결말을 예측할 수 없게 만들기 위해 제작진들과 머리를 맞대고 고민했다”고 말했다.
‘콜’은 과거는 푸른색 톤으로, 현재는 붉은색 톤으로 구분 짓는다. 이 감독은 “과거와 현재를 나누는 걸 기본으로 하되 전형적이지 않게 보이려 했다”며 “색보정에 에너지를 쏟기 위해 DI(Digital Intermediate)를 영국에 가서 했다. 그 분이 창의적으로 색을 만져줘서 만족스럽게 나왔다. 과거와 현재뿐만 아니라 이야기의 흐름에 따라서도 색이 변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콜’의 매력을 묻자 박신혜는 “읽으면 읽을수록 호기심이 가는 책들이 있다. 그런 책들을 보면 심장이 뛰는데 ‘콜’ 시나리오가 그랬다. 읽으면서 보는 내내 심박 수가 올라가 ‘이러다 심장이 터지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박신혜과 이 감독은 90년생 동갑내기다. 박신혜는 “전화로 연기를 하다 보니 혼자 촬영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감독님이 인물의 디테일한 감정하나, 손짓하나까지 세심하게 설명해줬다. 동갑내기라 서로 열띤 토론을 많이 했다”며 “전종서 배우도 중요한 장면이 있을 때는 촬영이 없어도 현장에 와서 연기를 도와줬다. 그런 과정들이 있었기 때문에 더욱 긴장감 넘치게 연기할 수 있었다”고 고마워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을 묻자 전종서는 “하루 종일 한 장면만 촬영한 적이 있다. 촬영을 시작해야 하는데 감독님이 아무런 디렉션을 주지 않고 부탁한다고만 하더라. PD님도 나를 세트장 밖으로 데리고 나가서 힘내라고만 했다. 나중에 들어보니 그게 다 감독님의 계획이었다”고 말했다. 이에 김성령은 “이충현 감독님은 한국의 마틴 스콜세이지다.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조적인 것’이라는 걸 몸소 보여줬다”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버닝’과 비슷한 캐릭터라는 우려에 대해 전종서는 “전혀 다르다. 영화를 보면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지 못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성령은 박신혜와 드라마 ‘미남이시네요’ ‘상속자들’에 이어 세 번째로 호흡을 맞췄다. 김성령은 “이번 작품을 같이 하면서 신혜한테 더욱 의지하게 됐다. 딸처럼 든든하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박신혜가 “실제로 김성령 선배님의 첫째 아들이 나를 좋아한다더라”고 하자 김성령은 “지금도 그렇다. 박신혜가 나오는 작품을 보면 항상 예쁘다고 한다”며 웃었다.
이어 이엘은 “인물을 어떻게 만들어나가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 표정, 말투, 연기로 커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해 의상 제작 단계에 많이 참여했다. 옷만으로도 영숙에게 위압감을 주고 싶었고, 기를 누르고 싶었다. 예쁜 메이크업도 최대한 피했다‘고 덧붙였다.
과거나 미래를 바꿀 수 있다면 어떤 것을 바꾸고 싶을까. 박신혜는 “일어나지 않을 일에 대해 고민하지 않?다”고 말했다. 전종서는 “한 시간 전으로 시간을 돌려 청심환을 하나 더 먹고, 화장실 한 번 더 갔을 것 같다”며 “제작보고회 전에 청심환을 하나 먹었는데 아직도 너무 떨린다”고 고백했다. 김성령은 “과거를 바꿀 수 있다면 아예 다시 태어나고 싶다”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엘은 “스산한 3월에 잘 어울리는 영화다. 여배우 네 명과 감독이 치열하게 작업했으니 기대해 달라”고 관심을 요청했다. 박신혜는 “먼지 많은 촬영장에서 어느 배우하나 불만 없이 최선을 다해 찍었다. 촬영을 하면서 느꼈던 심장 뛰는 순간들이 관객들에게도 잘 전달됐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콜’은 오는 3월 개봉 예정이다.
태유나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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