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진>, 걷다보면 괜찮아 질 거야
SBS 금 밤 11시 15분 1회

다섯 줄 요약
151km의 국토대장정. 이름에서부터 느껴지는 고생길 위로 이선균과 유해진, 그리고 그의 친구들이 올라서 걷기 시작했다. 당연히 쉽지 않은 길이다. 이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친구들을 모았던 이선균은 대장으로서 지속적인 부담감을 느끼고, 은퇴 전 새로운 도전으로 길에 합류한 장미란은 허리 통증으로 첫 날부터 구급차 신세를 지기도 한다. 하지만 소원한 관계의 회복을 위해 이선균을 찾아온 윤희석처럼, 길 위에서 만나는 풍경들처럼, 친구들과 함께 걷는 길에는 기대하지 않은 선물들이 있다.



리뷰
<행진-친구들의 이야기>(이하 <행진>)은 제목 그대로의 프로그램이다. 친구들과 함께, 행진한다. 카메라는 정직하게 그 발걸음을 따라간다. 걷지 않을 때 하는 일이란 식사 당번을 정하는 단순한 게임 정도 뿐, 그들은 함께 그저 걷는다. 그래서 <행진>의 화면 대부분을 채우는 것은 걷는 동안 옆에 있는 사람과 나누는 짧은 대화, 뒤쳐진 동료를 기다리며 외치는 응원의 말, 인적없는 한 겨울 강원도의 풍경이다. <행진>이 그들의 여정을 기록하는 데 집중할 때, 이 프로그램의 장르는 리얼 예능보다는 다큐멘터리에 가까워진다. 요란한 자막과 효과음으로 장식하는 대신 조용히 그들을 쫓는 화면은, 마흔에 가까워지며 자신의 직업에 대해 다시 고민하고 있는 배우와, 평생 들어온 역기를 내려놓아야 하는 운동 선수, 각자의 자리에서 바쁘게 살아온 이들이 되짚어가는 오늘과 딱 맞게 어울린다. 무엇보다 행군을 통해 무언가를 얻어가기를 강요하지 않는다는 점이 이 프로그램의 가장 큰 미덕이다. “그래도 힘들지만 다 하고나니까, 피곤하다”는 유해진의 말이 그들의 진짜 소감이다. 그럼에도 걸어야만 하는 이유는 각자의 마음 속에 있고, 깨달음은 언제나 나중에 그리고 예상치 않은 순간에 찾아온다. 이 담담하고 조용한 걸음의 2부가 더 기대되는 이유다.



수다 포인트
SBS <땡큐>에서 은퇴 후 삶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았던 박찬호, <행진>에서 운동선수가 아닌 자신의 삶을 생각해보는 장미란. 은퇴 후 인생 설계는 예능이 대세.
– ‘진 소년 합창단’의 리더, <행진> 홈쇼핑 매력남 3호, 유러피안 감성의 햇살잇몸 유해진 주문전화 들어갑니다.
– 함께 걷는 길에 대한 아름다운 BGM 중 정작 들국화의 ‘행진’은 없었던 반전. 엔딩곡 예상 성지순례지가 바로 이곳!댓글 달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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