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2013>, 세상의 모든 정호를 기다립니다
다섯 줄 요약

KBS2 화 밤 11시 마지막회

학생들과 더 가까워지는 것이 두려운 세찬(최다니엘)은 사직서를 낸다. 아버지에게 맞아 다친 상태로 정호(곽정욱)가 학폭위에 나오게 되자, 하경(박세영)은 땡땡이를 쳐서 학폭위가 취소되는 것을 돕는다. 하지만 정호는 결국 가정형편 때문에 졸업 대신 일을 하는 길을 선택한다. 마지막까지 정호를 잡으려던 세찬은 마음을 돌려 학교에 남기로 결정하고, 2반의 2학년 2학기는 한 자리를 비워둔 채 마무리 된다. 하지만 아직 종례는 끝나지 않았고, 학교는 지금도 세상의 모든 정호를 기다리고 있다.



리뷰

정호는 돌아왔을까? 알 수 없다. 하지만 정인재(장나라)와 강세찬은 정호를 기다리고 있다. 그것만은 확실하다. <학교 2013>의 결말은 상상의 여지가 남아있기 때문이 아니라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열려있다. 이 드라마 속 인물들은 모두 삶의 무게를 짊어지고 있다. 하지만 그 누구도 그 무게를 쉽게 덜어내지 못하고, 쉽게 가벼워질 거라고도 말하지 못한다. <학교 2013>의 리얼리티는 대사나 상황보다 앞서 현실을 대하는 이 사려깊은 태도에서 시작된다. 이 태도는 1회에서 정호, 지훈(이지훈), 이경(이이경)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있던 영우(김창환)가 “괜찮지 않았”다는 사실까지 기억하게 하는 장면에서도 드러난다. 섣불리 용서나 화해를 말하지 않았기에, 흔들림을 인정하고 짐을 내려놓을 방법을 찾아가는 아이들의 성장은 보이는 그대로 진짜다. 세찬과 학교가 “저 같은 새끼들 보실 때마다 계속 돈 주실 거”냐는 정호의 질문에 답을 줄 수 없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다. 하지만 정호가 변했다는 걸, 그걸 가능하게 하는 것이 우정이고, 관심이고, 결국 사랑이었다는 것 또한 안다. 단 한 명도 빠짐없이 3학년으로 올라가게 하고 싶다던 인재의 목표는 그렇게 현재진행형으로 2반 교실에 남아있다. 그 마지막에서 우리는 놓치는 상황까지는 어쩔 수 없지만, 끝내 놓지는 않으려 애쓴 선생님이 만든 작은 기적을 본다. 열려있는 문틈으로, 아이들의 먼 미래에까지 연결된 끈을.



수다 포인트

– 이게 진짜 스페셜 방송이다1 : <중학교 2010> 남순과 흥수는 3년 뒤 어떻게 세기의 멜로를 찍게 되었나, 그 시작으로 간다. 순수비긴즈!

– 이게 진짜 스페셜 방송이다2 : <학교 로망스> “나는 선생이고, 너는…?” “선생입니다아~” 학생들을 놓지 않으려다 서로를 놓지 못하게 된 강쌤과 정쌤의 러브스토리.

– 이게 진짜 스페셜 방송이다3 : <리얼 학교 2013> 모두 잊고 있지만 2학기는 2012년이었고, 2반 아이들은 2013년에 3학년입니다. 진짜 2013년의 학교를 3월부터 다시 시작합시다. 그러려고 지은 제목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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