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앓] 이제 김기리는 뭘 해도 로맨티스트, 뭘 입어도 패셔니스타 같아요
Q. 다들 왜 이제 와서 김기리, 김기리 하는지 모르겠어요. 전 김기리가 KBS <개그콘서트> ‘불편한 진실’에서 김지민과 커플 연기를 하기도 전에, 아니 ‘생활의 발견’에서 “손님, 여기서 이러시면 안 됩니다”라는 유행어를 하기 전부터 좋아했단 말이에요. 다들 ‘생활의 발견’ 게스트로 나온 송중기, 이승기 쳐다볼 때 저는 뒤에서 힐끗거리는 김기리 표정만 봤다고요. 나만의 김기리, 나만 아는 김기리였는데 이젠 전국구 스타가 됐어요. 정말 억울해요!!! (도곡동에서 신 모양)



Dr.앓의 처방전

환자분 여기서 이러시면 안 됩니다. 그 누구도 김기리를 싫어하지 않습니다. ‘생활의 발견’의 단역에서 ‘전국구’의 마지막 히든카드로 훌쩍 성장했으니 이젠 받아들이셔야 합니다. ‘생활의 발견’에서는 주인공들의 무리수를 자제시키는 냉정한 점원, ‘불편한 진실’에서는 로맨티스트와 오글리스트를 오가는 남자, ‘전국구’에서는 패션 좀 아는 개구쟁이로 나오고 있습니다. 냉정하게 말해 처음부터 김기리가 이렇게 주목받았던 건 아닙니다. 그런데 이 사람, 10을 줘도 100을 뽑아냅니다. ‘생활의 발견’만 봐도 그래요. 아무도 봐주지 않는 틈새에서 카메라를 응시하더니 거의 유일한 대사였던 “손님, 여기서 이러시면 안 됩니다”를 유행어로 만들고 그 뒤에 “그 누구도 원치 않습니다”라는 말을 덧붙이기까지 했습니다. 처음엔 ‘쟤는 누구야?’라고 생각했다가 점점 ‘쟤는 언제 나오지?’라고 궁금하게 되고 어느새 김기리를 보려고 ‘생활의 발견’을 기다리게 되는 수준이 됐죠. 이제는 어떻습니까? 아무리 찢어진 청바지 안에 내복을 입어도, 심지어 핑크레이디 옷에 꽃거지 재킷을 입고 갸루상 분장을 해도 멋있어 보입니다. 다른 사람이 하면 손가락질 받았을느끼한 멜로 연기도 김기리가 하니까 로맨틱해 보입니다. 심지어 아무런 노출도 없이 그저 새하얀 셔츠 하나만 입고 나와도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환자분이 ‘나만 아는 김기리’라고 안심하고 있는 동안, 다른 사람들이 서서히 김기리에게 빠져들고 있었던 겁니다.

[Dr.앓] 이제 김기리는 뭘 해도 로맨티스트, 뭘 입어도 패셔니스타 같아요
그런데 이 남자가 <개그콘서트>의 울타리를 벗어나면 더 장관이에요. KBS <해피투게더3>에 처음 출연했다며 “지금 쿵쾅쿵쾅 거린다”고 해맑게 얘기하질 않나, 옆에 앉은 김지민한테 슬쩍 “신봉선 선배님 원래 저렇게 예뻤어요?”라고 말하면서 두 여자 모두 신경 쓰이게 만들지 않나, 의도하지 않았겠지만 자신도 모르게 귀여움을 내뿜고 있습니다. ‘전국구’에서 선보였던 각기춤도 딱 그 춤만 출 줄 안다면서 방향만 바뀌어도 스텝이 꼬이는 모습을 보여줄 땐, 영악하거나 영리한 모습과는 전혀 거리가 먼 순박한 청년입니다. 잘생기기만 하니까 멋이 없지, 눈웃음까지 있어야 훈남의 완-성. 키만 훤칠하게 크니까 멋이 없지, 유머까지 있어야 훈남의 완-성. 이 모든 것을 다 갖춘 김기리, 너어???? 아하하하하 하하하하하.



앓포인트: 김기리의 [이상형 테스트]

* 내 마음을 가장 설레게 하는 한 마디를 골라보세요.



① “김지민은 김기리에게 평생 구속될 것을 요청하는 바입니다”

자신의 어깨에 기대자는 틈을 타 후배 검사에게 키스를 시도하는 응큼함, 증거 제시 노하우를 핑계로 “피고 김지민을 볼 때마다 떨리는 내 심장, 너만 보면 키스하고 싶은 내 입술”을 고백하는 로맨틱함을갖춘남자 김기리를 좋아하시는군요!

한 핏줄 이상형: SBS <검사 프린세스>의 서인우 변호사



② “신부 김지민을 죽어서도 사랑하겠습니다”

사랑하는 여자의 행복을 위해 먼저 이별을 통보한 희생정신, 예식장 대신 성당에서 다이아몬드 반지 대신 크리스마스트리 장식으로 프러포즈를 하는 소박한 면을 지닌 남자 김기리를 좋아하시는군요!

한 핏줄 이상형: 영화 <약속>의 공상두



③ “김지민 네가 가장 잘못한 건 말 없이 내 눈 앞에서 사라진 것”

“지금 무슨 타는 냄새 안 나요?”만큼이나 느끼한 멘트 “지금 무슨 소리 안 들려?”와 함께 청진기로 자신의 심장 소리를 들려주는 도전 정신, 한 번 들으면 꾸지람 같지만 두 번 들으면 사랑고백 같은 말을 내뱉는 ‘츤데레’ 기질을 갖춘김기리를 좋아하시는군요!

한 핏줄 이상형: KBS <브레인>의 이강훈



④ “내 결혼식에 와줄 거지? 신부가 와야 결혼을 하지”

여자 친구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일일이 다 기억하고 있는 세심한 남자, 10년 동안 한눈팔지 않고 오늘만을 기다려 온 일편단심 김기리를 좋아하시는군요!

한 핏줄 이상형: 영화 <엽기적인 그녀>의 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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