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의 여왕>, 여왕도 없고 역전도 없다
, 여왕도 없고 역전도 없다" /> 13회 MBC 월 밤 9시 55분
은 제목과 달리 여주인공의 화려한 인생역전을 그린 드라마라기보다는 조직에서 살아남기, 그리고 부부의 성장에 대한 이야기에 가깝다. 입만 열면 당신과 결혼한 걸 후회한다던 5년 차 부부 태희(김남주)와 준수(정준호)는 한 상무(하유미)와 여진(채정안)의 계략으로 신뢰가 깨지고 최대의 위기를 맞은 뒤에야 가장 좋았던 순간을 회상한다. 이혼 얘기만은 참고 있는 거라는 태희의 오열과, 그런 태희를 위해 먼저 헤어지자고 말을 꺼내는 준수의 눈물은 역설적으로 이들이 얼마나 단단한 끈으로 묶인 관계인가를 보여주었다. 물론 그러한 이유로 ‘오리지널 갑’ 재벌 2세 용식(박시후)의 태희에 대한 일방통행 짝사랑이 답보 상태에 빠진 것도 사실이지만 우울해하는 태희더러 서로의 불행을 자랑해 보자는 용식의 제안은 이들에게 인간 대 인간으로 마음이 통하는 순간을 만들어주었다. 용식은 친구가 없고 태희는 집이 없다. 용식은 엄마가 없고 태희는 남편을 믿을 수가 없어졌다. 입장은 극과 극이지만 ‘남들처럼 평범하게’ 사는 것이 공통된 꿈이었던 두 사람은 나름의 이유로 불행하고, 자신을 가족으로 생각하지 않는 이들조차 가족이라 여기고 싶은 용식의 외로움도 깊게 드러났다. 그러나 13회에서 모처럼 다가온 ‘역전’의 순간이 밋밋하게 지나가 버린 것은 아쉬운 지점이다. 무대공포증이 있던 유경(강래연)이 그동안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너무 쉽게 홈쇼핑 방송을 포기해 버리자 태희가 대신 방송을 진행해 여진과 준수의 팀 판매고를 뛰어넘는 과정은 성급하게 등장한 희망찬 BGM과 함께 긴장감 없이 지나가 버렸다. 아무리 구 회장(최정우)이 자신에 대한 악플 검색하고 선플 다시느라 바쁘다 해도 특별기획팀 사람들이 구조조정 대상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은 좀 모색해둬야 하지 않을까.

글. 최지은 f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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