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완표│My name is...
홍완표│My name is...
My name is 홍완표(完杓). ‘T 광고’ 속에서 나오는 신입사원 홍완표가 내 본명이다.
태어난 날은 1981년 8월 21일이다. 올해로 서른인데 별다른 차이는 모르겠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태어났다. 아버지께서 그쪽에서 일을 하셔서 9살까지 동남아 일대를 돌아다니며 지냈다. 초등학교 2학년이 되어 한국에 왔을 땐 얼굴이 무척 가무잡잡한 상태였다. 가뜩이나 입술도 두껍고 머리도 곱슬이라 흑인 아니면 혼혈일 거라는 놀림을 많이 당했다. 그래서 싸우고 친해지고 그랬다.
외가 쪽에 동양화를 하는 분을 비롯해 미술계에 계신 분들이 많다. 세 살 터울인 누나는 현재 동화 일러스트레이터 일을 한다. 나도 그 피를 물려받은 덕인지 그림 그리는 걸 좋아했고 미대 입시를 준비했다. 요즘도 목탄으로 친구들 얼굴 그려줄 때가 있다. 또 인형 뽑는 기계 보면 찰흙이 딸려 나올 때가 있는데 사람들이 그걸 주위에 버리는 경우가 많다. 그걸 주워 소조를 하기도 한다.
에서는 강백호와 황태산처럼 파이팅이 넘치는 선수를 좋아한다. 과거 NBA 스타 중에서도 찰스 바클리나 알론조 모닝 같은 근성 있는 악동 캐릭터가 마음에 들었다. 참고로 두꺼운 입술 때문에 학교 다닐 때 별명이 황태산이었다.
지인 중 사진 찍는 사람과 웹 디자인 하는 사람을 동원해 일종의 내 홍보 브로슈어를 만들었다. 그런데 그걸 200장 찍으나 2000장 찍으나 가격이 같다고 하더라. 그걸 정말 우리나라 영화사나 광고 에이전시 쪽에 쫙 뿌렸다. 그리고 1700장이 집에 남아있다.
왼손과 오른손을 동시에 쓸 줄 안다. 오른손으로 숟가락을, 왼손으로 젓가락을 들고 밥을 먹거나 두 손을 다 써서 그림을 그리기도 한다. 그래서 오른손을 심하게 다쳤을 때도 왼손으로 이런저런 걸 할 수 있었다.
군대를 두 번 갔다. 처음에는 UDT에 지원해서 12주 훈련을 받았다. 그런데 입대 전 워낙 술을 많이 먹어 간이 지친 상태라 매일 반복되는 수영과 구보를 견디지 못하고 급성 간염으로 쓰러졌다. 바로 낙오되었고, 2002년 월드컵을 밖에서 즐겁게 보낸 다음에 일반 육군으로 입대했다.
, 의 장훈 감독이 미술학원 선배다. 정말 독한 분이다. 휴학하고 특전사에서 군 생활을 했는데 사실 제대하고 나면 머리가 돌이 되지 않나. 그런데 정말 독하게 공부해서 6개월 만에 서울대 디자인학부에 들어가더라. 그러다 대학 특강에 온 김기덕 감독의 밑에 들어가 연출부 막내로 시작해 지금에 이르렀고.
여자친구에게 단 하나의 레저를 권해야 한다면 자전거를 권하고 싶다. 너의 미래와 건강을 위해 필요하다고, 운동을 지금 하지 않으면 골다공증에 걸릴 수 있다고 설득할 거다. 또 자전거를 타고 자연과 함께 하는 삶이 얼마나 좋은지도 얘기해줄 거고.
전성기 미르코 크로캅을 좋아했는데 UFC로 건너가 젊은 선수들에게 맞고 있는 걸 보면 마음이 아프다. 이제는 격투기를 보지 말까 보다. 그런데 UFC 헤비급의 새로운 강자인 토드 듀피는 정말 주목할 만한 선수다. 아, 이제 안 보기로 했는데 왜 이런 얘길 하지?
나를 주인공으로 하는 시놉시스를 연극영화과 재학 중 만든 적이 있다. 나는 사채업자 부하로 일하는 사람인데 말 못하는 외국인 노동자 여성과 사랑에 빠져 일을 그만두겠다고 하다가 결국 죽음에 이른다. 마지막 장면에서 여자는 나를 껴안고 펑펑 울고. 영화화 될 일은 없겠지. (웃음)
‘T 광고’ 이후 어머니께서 정말 좋아하셨다. 처음 방영될 때가 어머니 생신이어서 나름 좋은 선물이 됐다. 신입사원 홍완표라는 이름도 직접 나오고 하니까. 사람들이 물어보면 “어, 걔가 우리 아들 맞아” 이러신다.
신성록 씨와 함께 하이텔의 워킹 비전이라는 프로모션을 아르바이트로 했던 적이 있다. 가슴에 모니터를 달고 사이버틱한 복장을 하고 걷는 그런 프로모션이었는데 그분은 나를 기억 못하더라. (웃음)
루어(인공 미끼) 낚시를 좋아한다. 농어나 볼락 같은 생선을 잡아 직접 회를 떠서 먹을 수 있다는 게 좋다. 낚시 특유의 손맛도 좋아하지만 그렇게 내가 먹을 걸 포획한다는 게 낚시의 가장 큰 즐거움이다.
조용필, 김현식, 김완선 같은 80년대 가수들의 노래를 좋아한다. 외국에서 자랄 때 친척들이 테이프로 녹화해서 보여주는 한국 가수들의 무대를 보면 장르를 불문하고 가슴으로 부르는 게 느껴졌다. 아직도 그들의 노래가 좋다.

글. 위근우 eight@
사진. 이진혁 eleven@
편집. 장경진 th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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