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눠먹으라고 있는 상이 아닐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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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는 MBC 과 KBS , KBS 의 액션 신을 형상화한 퍼포먼스와 함께 제46회 백상예술대상의 막이 열렸다. TV 부문 작품상 후보로 이뤄진 이 오프닝은 결과적으로 극본상(천성일 작가), 작품상(), 대상(고현정)의 고른 분배를 예견하는 것이 되었다. 또 하나의 작품상 후보였던 MBC 역시 연출상을 획득한 걸 감안하면 이번 백상예술대상의 모토는 공평한 분배가 아니었나 싶을 정도다. 과연 그 공평함을 심사의 공정함으로 봐야 할지, 적당한 타협으로 해석할지에 따라 이번 백상예술대상에 대한 평가는 갈릴 듯하다.

과연 가 극본상 하나에 그쳐야 했을까
나눠먹으라고 있는 상이 아닐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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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교양 부문 작품상을 탄 MBC 이 시청률 20% 돌파라는 가시적 성과와 사회적 신드롬으로 경쟁작들을 압도했던 것과 달리 드라마 부문은 팽팽한 각축전이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상의 권위란 바로 그 어려움 안에서 날 선 시각으로 선택과 배제를 할 때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이다. 비록 후반부, 정확히 말해 미실(고현정)의 퇴장과 함께 극의 긴장감과 완성도가 현격히 떨어지긴 했지만 시청률과 완성도에서 분명 2009년을 대표하는 대작이라 할 이 고현정(대상)과 김남길(신인 연기상)이라는 배우만으로 기억될 작품일까. 시청률은 높았을지언정 잘 만든, 혹은 좋은 드라마라고 부르기엔 민망한 가 과 , , SBS 등을 제치고 작품상을 탄 것을 과연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정치 사극으로서 또한 이제껏 보지 못한 영상미의 블록버스터로서 한국 드라마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던 가 극본상 하나에 그친 것도 의문이다. 백상예술대상이 국내 유일의 종합예술상이라는 것을 떠올리면 이런 의혹과 아쉬움은 더욱 커진다.

비평적 권위를 가진 종합시상식의 존재
나눠먹으라고 있는 상이 아닐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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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방송사의 연말 시상식이 갈수록 공동 수상을 남발하며 집안 잔치와 나눠 먹기로 전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의 에미상이나 골든글로브처럼 비평적 권위를 가진 종합시상식의 존재는 더욱 절실하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한국에서 그 역할을 어느 정도 해오던 것이 바로 백상예술대상이다. 하지만 앞서 말한 것처럼 올해의 백상에서는 모두가 섭섭지 않을 결과에 치중한 혐의가 느껴진다. 지엽적인 문제지만 2006년작인 KBS 에 출연했던 김남길이 어떤 기준으로 신인 연기상 후보에 올랐는지, 황정음은 신인 연기상을 탔지만 MBC 은 왜 예능의 카테고리에 들어가는지에 대한 납득할만한 기준이 제시되지 않는 것도 아쉬운 점이다. 상의 권위를 세우는 건 단순한 햇수와 전통이 아닌 치열한 분석과 고민으로 만들어진 수상 결과 자체다. 그런 면에서 올해 백상예술대상이 그 이름에 어울리는 권위를 스스로 부여했는지에 대해 이제 시청자들이 날 선 평가를 내릴 때다.

제46회 백상예술대상 수상작 및 수상자
TV 부문
신인 연기상(남) – MBC 김남길
신인 연기상(여) – MBC 황정음
극본상 – KBS 천성일
신인 연출상 – KBS 유현기
공로상 – 故 배삼룡
예능상(남) – KBS 박성호
예능상(여) – KBS 강유미, 안영미
인기상(남) – SBS 이승기
인기상(여) – MBC 윤아
연출상 – MBC 고동선
작품상(교양) – MBC
작품상(예능) – MBC
작품상(드라마) – KBS
최우수 연기상(남) – KBS 이병헌
최우수 연기상(여) – MBC 김남주
대상 – MBC 고현정

영화 부문
신인 연기상(남) – 이민기
신인 연기상(여) – 조안
시나리오상 – 장민석
신인 감독상 – 이호재
InStyle상 – 손예진
인기상(남) – 장근석
인기상(여) – 최강희
감독상 – 장훈
작품상 –
최우수 연기상(남) – 하정우
최우수 연기상(여) – 하지원
대상 – 윤제균

글. 위근우 eight@10asia.co.kr
사진. 이진혁 eleven@10asia.co.kr
편집. 이지혜 seven@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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