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 설명 : 란제리 룩
마돈나의 콘 브라는 부디 잊으시길. 란제리 룩이 깜짝 쇼나 항쟁을 위한 도구로 이용되던 시대는 끝났다. 2009년 가을, 란제리 룩은 삶의 일부이며 고요한 일상 그 자체다.


1) 브래지어나 캐미솔, 슬립 등의 속옷을 겉옷으로 활용하는 룩. 혹은 그런 란제리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아이템들로 이루어지는 룩.
2) 1980년대와 1990년대 페미니스트들 사이에서 여성 권리 향상의 표식이자 도구로 활용되었던 룩으로 1990년 마돈나가 ‘Blond Ambition’ 투어에서 장 폴 고티에가 디자인한 콘 브라 코르셋을 착용한 이후 일반 대중들 사이에서도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3) 1990년대 후반부터는 여성들이 보다 과감한 노출을 생활화하게 되면서 일상생활 속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룩으로 자리 잡았다. 보다 일반적인 룩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4) 상의로는 란제리를 입고 하의로는 일상적 아이템을 매치하는 경우가 일반적이었으나 레이디 가가 등 ‘요즘 좀 벗는다’ 하는 여성들은 상의는 제대로 갖춰 입는 대신 하의는 란제리만 입는 보다 과감한 란제리 룩을 선보이고 있다.

1) 기본적인 제품 사양
① 레이스 등으로 가장자리를 장식하거나 새틴 등의 소재를 사용한 브래지어나 캐미솔, 슬립(이런 아이템들은 멀쩡한, 다시 말해 조신한 분위기의 H라인 스커트나 평범하기 짝이 없는 청바지와 함께 착용됨).
② 엉덩이를 충분히 감싸는 새틴 팬티(단독으로, 또는 피시넷 스타킹과 함께 착용됨. 마돈나에 의해 상의로는 콘 브라가 달린 코르셋을 착용하는 것이 상식으로 자리 잡았으나 상식을 깨고자 하는 신진 세력들은 테일러드 재킷이나 새시폰 블라우스 등과 함께 매치함으로써 보다 변태적인 룩을 만들어내기도 함).
③ T 팬티(골반에 걸쳐 입는 로 라이즈 청바지와 함께 착용됨).

2) 오작동을 막으려면
① 심각한 건망증으로 인해 겉옷을 입는 걸 깜빡하고 나온 사람처럼 보이지 않으려면 상의, 하의 중 하나는 반드시 갖춰 입은 듯한 느낌이 나는 아이템을 고른다(캐미솔 톱에 멀쩡한 H라인 스커트를 매치하거나 레이스 브래지어가 드러나되 지나치게 야하지 않은 톱을 걸치는 식으로).
② 란제리 룩에 처음 도전하는 사람이라면 캐주얼한 분위기의 란제리 룩으로 시작하는 편이 안전하다. 컬러풀한 면 소재 브래지어를 입고 가슴 아래까지 목선이 팬 탱크톱을 입은 다음 찢어진 청바지에 스니커즈를 매치하는 식으로(가수 릴리 알렌이나 아메리칸 어패럴 카탈로그를 벤치마킹 할 것).
③ 이번 시즌의 트렌드를 따르고 싶다면 브리트니 스피어스 풍의 ‘나 한가해요’ 콘셉트가 아닌 ‘내 브래지어에 신경 끄시지’ 콘셉트로 도도하면서도 고급스럽게 연출하는 것이 포인트. 이를 위해 레이스가 장식된 것 대신 심플하면서도 밋밋한 디자인의 브래지어를 고른 다음 네크라인이 깊이 팬 니트 풀오버나 카디건의 단추를 열고 입는다(‘V’자 형태로 깊게 형성된 네크라인 아래 브래지어와 클리비지가 살짝, 그리고 무심하게 드러나야 함). 이때 누군가(카드 명세서를 보고 성난 아버지나 자기 옷을 입었다고 화를 내는 언니 등)를 피하느라 옷을 제대로 입을 겨를도 없이 집에서 뛰쳐나온 여자의 분위기를 풍기지 않으려면 상의 끝자락을 단정하게 치마 속에 정리해 넣거나 카디건이나 브이넥 풀오버 위로 벨트를 하는 센스를 발휘한다. (www.miumiu.com 참조).
④ 헤어스타일 또한 최대한 우아하고 깔끔하게 정돈할 것. 다시 한 번 ‘내 브래지어와 가슴 크기에 신경 끄시지’를 남자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입술에 (남자들이 두려워하는 컬러이자 이번 시즌의 유행 컬러인) 레드 립스틱을 바르면 금상첨화.

글. 심정희 ( 패션디렉터)
편집. 장경진 (three@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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