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리티 다큐 프로그램을 주로 방송하던 Q채널이 7월 11일부터 QTV로 새롭게 출범한다. 다만 채널의 명칭만 바꾼 것이 아니다. 앞으로 QTV에서 방영되는 모든 프로그램은 논픽션을 기본으로 하되, 그 성향은 보다 엔터테인먼트에 가까운 것이 될 전망이다. 7월 2일, 서울 프라자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그 세부적인 실체를 밝힌 QTV는 비록 콘텐츠의 성격은 낯익은 것일지라도 그것을 편성하는 방식에서는 채널의 특성을 보여주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사실 케이블 채널들이 제작비 문제 등을 이유로 자체적인 콘텐츠를 생산하기 어려울 때 가장 손쉽게 편성할 수 있는 것이 해외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수입 속도를 훨씬 앞질러 세계적으로 다양한 리얼리티 프로그램들이 생산되고 있으며, 드라마와 달리 이야기의 연속성에서 자유로운 성격으로 편성에 용이하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이미 인기 프로그램의 경우에는 여러 번 재방송을 거쳤으며, 그 포맷을 구입하여 한국판을 제작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리얼리티 쇼 콘텐츠가 소비되고 있다. 이러한 시장 구조에서 QTV는 ‘리얼리티 엔터테인먼트’라는 콘텐츠의 통일성을 통해 채널 장악력을 높이고자 한다. 프로그램 자체의 화제성에 기대기보다는 채널 자체의 정체성을 강화하여 리얼리티 쇼 시청 계층의 채널 충성도 자체를 높이겠다는 심산이다.

진실만을 답하면 상금을 드립니다

이러한 QTV의 작전은 앞으로 채널이 선보일 2009년 하반기 라인업에서 뚜렷이 드러난다. <철인 요리왕>, <심플 라이프>, <퀴어 아이>, <슈퍼 내니>등 이미 국내에 소개된 바 있는 인기 콘텐츠와 일본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미국인들의 체험기를 보여주는 <나는 이상한 쇼에 출연 했다>, 나쁜 남자친구를 길들이는 <툴 아카데미> 등 새롭게 선보이는 프로그램들의 균형을 통해 프로그램의 팬과 장르의 팬들에게 동시에 소구하고자 한다. 또한 리얼 탐사 프로그램인 <비하인드>, 마이너 미인 대회를 위한 합숙 리얼 쇼 <왕관은 내꺼야>, 90년대 대중문화에 관한 차트쇼 <소년중앙> 등 오리지널 프로그램 제작을 병행해 ‘진짜 사람들의 리얼 스토리’라는 채널의 모토에 보다 충실하고자 한다.

특히 QTV가 채널을 선보이며 심혈을 기울인 프로그램은 거짓말 탐지기를 동원해 21개의 질문에 진실만을 답하는 사람에게 상금을 주는 퀴즈쇼 다. FOX에서 방송 당시 미국 내 시청률 기록을 경신한 의 포맷을 구입하여 새롭게 제작하였으며 김구라가 진행을 맡았다. 기자 회견에 참석한 김구라는 “진행 제의를 받기 전부터 신문을 통해 그 명성을 알고 있었던 프로그램”이라며 자부심을 드러냈지만, 국내에서 퀴즈쇼의 인기를 장담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실제로 NBC의 <딜 오어 노딜>의 포맷을 구입하여 제작되었던 tvN <신동엽의 Yes or No>는 큰 화제를 모으지 못했다. “자체 개발보다 어렵다”는 포맷 구입을 결정한 QTV의 선택에 대한 성공 여부는 채널이 첫 선을 보이는 11일, 밤 12시에 확인할 수 있다.

사진제공_QTV

글. 윤희성 (nine@10asia.co.kr)
편집. 장경진 (three@10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