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그대로 ‘블록버스터’다. 200억 원의 제작비, 영화와 음악과 광고를 휩쓴 톱스타들의 출연, 아시아와 유럽을 오가는 로케이션 등 압도적인 스케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드라마 <아이리스>(극본 김현준, 연출 김규태 양윤호)의 제작발표회가 5월 12일 오후 서울 구로구 나인스 애비뉴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는 김규태, 양윤호 감독과 이병헌, 김태희, 정준호, 김소연, 김승우, 빅뱅의 탑 등 주연배우들이 전원 참석했으며 행사장 안에 입장하지 못한 200여 명의 일본 팬들을 위해서는 야외 스크린으로 제작발표회를 생중계해 <아이리스>에 대한 국내외의 관심이 뜨거움을 새삼 느끼게 했다.

“지금까지 한국 드라마에서 볼 수 없었던 스케일”

<아이리스>는 지구상에서 유일한 분단국가인 대한민국을 둘러싼 팽팽한 국제정세 안에서 혹시 벌어질지 모르는 2차 한국전쟁을 막기 위해 목숨을 걸고 임무를 수행해 나가는 NSS(국가안전국) 요원들의 활약과 사랑을 그린 20부작 첩보 액션 드라마다. 어린 시절 사고로 부모와 기억을 잃은 김현준(이병헌)은 자라서 NSS의 최정예 요원이 되고, NSS의 프로파일러이자 팀장인 최승희(김태희)와 사랑에 빠져 행복한 한 때를 보낸다. 그러나 김현준의 절친한 친구이자 역시 최승희를 사랑하는 NSS 동료인 진사우(정준호)가 결정적인 순간에 국가의 명을 받아 친구를 배신하고, 북측 최고의 첩보 요원 박철영(김승우)과 공작원 김선화(김소연)에게 쫓기던 김현준은 일본으로 피신하지만 정체를 알 수 없는 킬러 빅(탑)에게 생명을 위협받는다. 1년 뒤, 사선을 넘어 한국에 돌아온 현준은 자신을 그렇게 만든 자들에게 복수를 꿈꾸는 동시에 한반도의 통일을 방해하려는 비밀 단체 ‘아이리스’에 대항해 모든 것을 건 마지막 싸움을 시작한다.

KBS <이 죽일 놈의 사랑>을 연출했던 김규태 감독은 “첩보 액션은 남성적이면서도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대중적인 장르인데 특히 <아이리스>에서는 우리나라 시청자들이 기대하는 사랑이나 우정 같은 보편적인 코드를 디테일하게 보여주는 ‘한국형 첩보 액션’을 지향하고 싶다”고 말했으며, 영화 <리베라 메>, <가면> 등을 만든 양윤호 감독은 “남북 분단 문제는 전 세계에서 가장 관심을 갖는 부분인데 정작 우리나라에서는 터부시되었던 소재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가 드라마에서 다루어진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세계적인 관심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작사인 태원 엔터테인먼트의 정태원 대표 역시 “지금까지 한국 드라마에서 볼 수 없었던 스케일과 차별화된 소재, 탄탄한 스토리를 만들겠다는 각오로 작업하고 있다. 한국 뿐 아니라 세계 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는 수준 높은 글로벌 콘텐츠를 탄생시키려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헝가리에서 찍는 ‘한국형 첩보 액션 드라마’는 어떤 모습일까

국내 뿐 아니라 일본과 아시아 전역에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는 이병헌은 “일본 촬영 당시 호텔과 촬영장에 항상 2,300명 정도의 팬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보다 촬영 스케줄을 먼저 알고 있어 팬들을 따라가다 보면 촬영장에 도착하기도 했다”는 에피소드를 털어놓는 동시에 “2003년 <올인> 이후 드라마는 처음인데 전작의 큰 성공 때문에 차기작에 대한 부담도 있고, 드라마는 영화만큼 시간 여유가 있는 작업이 아니기 때문에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많이 쫓길 수도 있다는 데 대한 각오를 하고 있다. 그리고 많은 분들의 기대를 조금이라도 실망시키지 않는 작품을 만들어야겠다는 다짐으로 임하고 있다”며 주연으로서의 막중한 책임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 밖에도 프로페셔널한 요원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액션스쿨에서 꾸준히 운동을 했다는 김태희, 촬영 2개월 전부터 전문가들로부터 특공무술과 총 잡는 법 등을 배웠다는 정준호, 미국 드라마 <24>처럼 소장하고 싶은 드라마를 만들고 싶다는 김승우, 액션 신에서 인대가 끊어지는 부상을 당했지만 회복 후 다시 촬영을 준비하고 있다는 김소연, “보기보다 여린 성격”이지만 냉혹한 킬러 역을 연기하기 위해 많은 연구를 하고 있다는 탑 등 배우들의 각오 역시 남다르다.

지난 3월 일본 아키타 현에서 첫 촬영을 시작했으며 오는 6월에는 한국 드라마 최초로 헝가리 로케이션을 떠나는 <아이리스>는 9월 KBS 방영을 앞두고 있다. 이병헌의 말대로 ‘남자의 로망’인 스파이 물, 그리고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 한반도를 배경으로 하는 ‘한국형 첩보 액션 드라마’는 과연 어떤 모습을 갖추고 시청자들 앞에 등장하게 될까. 아직 여름도 오지 않았지만 가을이 기다려지는 이유다.

사진제공_ 필름 마케팅 비단

글. 최지은 (five@10asia.co.kr)
편집. 이지혜 (seven@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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