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3년 부터 NBC의 심야 토크쇼 <투나잇 쇼> 진행을 맡아 동시간대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제이 레노가 주 5회 프라임 타임으로 옮겨 새로운 쇼를 진행한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레노는 <투나잇 쇼>와 유사한 형식의 프로그램으로 오후 10시에 시청자들을 찾을 예정이다. 이로써 레노는 CBS의 인기 시리즈 등과 경쟁하게 되었다. 주중 오후 11시35분에 방송되는 <투나잇 쇼>는 현재 <레이트 나잇>을 진행하고 있는 코난 오브라이언이 맡게 된다.
레노와 NBC는 이미 5년 전에 ‘2009년 5월 은퇴’를 발표한 바 있다. 이후 지금까지 레노는 ABC는 물론 폭스 네트워크, 소니 텔레비전 스튜디오 등으로 부터 스카우트 제안을 받았으나 NBC의 끈질긴 구애로 이번 결정을 내리게 되었다.

비싼 드라마 보다는 토크쇼가 남는 장사

레노의 새로운 쇼는 2009년 가을부터 방송될 예정이며, 촬영은 계속 캘리포니아주 버뱅크에서 하고 <투나잇 쇼>의 인기 코너들도 그대로 쓸 계획이다. 이 중에는 오프닝 모놀로그와 ‘헤드라인스’, ‘제이 워킹’ 등이 포함된다. 그러나 <투나잇 쇼>의 관계자에 따르면 버라이어티 쇼 형식은 아니라고 한다. 제이 레노의 프라임 타임 방송 계획은 시청자들에게도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NBC가 현재 드라마나 시트콤 등의 시리즈 프로그램으로 채우고 있는 22시간의 프라임 타임 방송시간을 17시간으로 줄이기 때문이다. 이같은 결정에는 수년간 계속된 NBC의 시청률 부진과 제작비 절감 의지가 크게 작용했다.

이번 계약으로 레노는 3,000만 달러라는 거액의 연봉을 받게 된다. 하지만 현재 오후 10시에 방영되는 시리즈의 에피소드 당 평균 제작비가 주당 1,500만 달러로 레노의 프로그램 제작비 주당 200만 달러에 비해 훨씬 높은 액수다. 이와 함께 NBC의 시리즈가 보통 22회에서 24회 에피소드로 주 1회 방영되는 반면, 레노의 프로그램은 연간 46주로, 주 5회 방영되므로 레노의 거액 연봉이 과다 지출은 아니다. 현재 평균 480만명의 시청자를 확보하고 있는 레노는 프라임 타임으로 이동해도 지속적인 시청률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NBC의 관측이다.

승승장구 제이 레노, 이번에도 성공할까

각 방송사에서 오후 10시에 방영되는 프로그램은 수년간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CBS, NBC<로 & 오더: SVU>와 이번 시즌 막을 내리는 등 히트 시리즈가 손에 꼽을 정도다. 이같은 현상은 지난 4년간 지속되고 있으며, 아직도 오후 10시대 시청률은 계속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레노의 이 같은 변화가 반드시 성공하리라 낙관하긴 이르고, 토크쇼의 프라임 타임 방영 아이디어가 이번 시즌에 갑자기 등장한 해결책도 아니다. 이미 지난 1980년대 당시 토크쇼의 왕으로 군림했던 자니 카슨 역시 같은 제안을 받았고, 2002년 CBS와 재계약을 고려하던 데이빗 레터만 역시 오후 8시 방송을 제안 받았으나 모두 이를 거절을 했었다. 특히 레노의 방송은 첫 30분에 비해 후반으로 갈수록 시청률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어, 11시에 방송되는 지역 뉴스방송이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 밖에도 레노에 이어 <투나잇 쇼>를 전수 받은 오브라이언이 레노의 프라임 타임 방송으로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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