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수경 기자]
이혜리: 감독님과 제일 이야기를 많이 했던 것이 ‘사람들 사는 이야기를 해보자’ ‘따뜻하고 메시지가 있는 이야기를 만들어보자’는 거였다. 드라마로 봤을 때 답답하더라도 현실에선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면서 에피소드를 결말까지 차근차근 잘 쌓아갔다고 생각한다.
10. 어떤 점에 중점을 두고 이선심을 연기했나?
이혜리: 선심이는 대표가 되더라도 강압적이거나 권위적으로 바뀌지는 않을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자기가 말단 사원일 때 상사에게 괴롭힘을 당했어도 그것을 후임들에게 되물려주지는 않을 것 같았다. 선심이의 그런 배려심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연기했다.
10. 이선심과 자신의 실제 성격과 비슷한 점이 있나?
이혜리: 현실의 나와 이선심은 거의 반대의 인물이다. 나는 속아서 주식을 사지도 않았을 것 같고 직원들에게 혼나거나 말도 안되는 얘기를 들었을 땐 ‘왜 그렇게 말하세요?’라고 반문할 것 같다. 지금의 혜리는 상황에 따라 대화를 시도하고 싶은 사람이다. 그렇지만 10년 전에는 나도 선심이 같았을 거라고는 생각했다.
10. 지금의 이혜리는 10년 전의 이혜리와 많이 다른가?
이혜리: 10년 전엔 부당한 얘기를 들었을 때 억울하다는 생각조차 들지 않았다. 신인이니까 뭐든지 다 주눅들어 있었다. 왠지 실수를 많이 할 것 같고 실제로 실수도 하고.(웃음) ‘이렇게 하면 안 된다’ ‘저렇게 하면 안 된다’라는 말도 많이 들어서 군기도 바짝 들어있었다. 지금은 그때보다는 여유가 생긴 것 같다. 그래서 처음에 대본 속 선심이를 보고 대신 싸워주고 싶기도 했다.
10. 그럼 지금까지 활동을 해오면서 언제부터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나?
이혜리: 사소한 것부터 시작했다. ‘이런 옷 입기 싫어요’라고 말했을 때 ‘그래, 그럼 네가 입고 싶은 것 입자’라는 말을 듣고서 나도 이런 얘기를 해도 되는구나 싶었다. 그러면서 어느 순간 내가 내 목소리를 내도 되겠다고 생각했다.
10. 이선심을 연기하면서 예뻐 보이고 싶다는 생각은 내려놓은 것 같다.
이혜리: 나는 평소에 화보도 찍고 시상식에도 나가는 등 예쁘게 보일 때가 많다. 하지만 선심이는 그렇게 보이면 안된다고 생각해서 감독님과 대화를 많이 나눴다. 일부러 화장을 과하게 하는 아이디어도 내봤다. 선심이는 화장을 글로 배웠을 것 같았다.(웃음) 안경을 써 보니까 사람들이 나를 못 알아봐서 신기했다. 하하.
10. MBC 예능 ‘진짜사나이’에서도 거의 민낯으로 나와 솔직한 매력을 보여줬다.
이혜리: 사실 ‘진짜사나이’에 나가기 전까지만 해도 외적인 것에 집착을 많이 했다. 화장을 못하는 것 때문에 ‘진짜사나이’에 가기 싫어하고 두려워했다. 그런데 시청자들이 군대니까 화장을 못하고 나오는 걸 이해하고 봐주신다는 걸 알게 됐다. 그때 꾸미는 것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고 느꼈다. 또 이상하게 내 자존감이 더 높아졌다. ‘나는 화장을 안 해도 예쁜 사람인데 왜 내가 거기 집착했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10. 이선심이라는 캐릭터는 어떻게 기억됐으면 하나?
이혜리: ‘포기하지 않고 꿋꿋하게 버텨서 결국 해피엔딩이 된 사회 초년생’이라고 기억됐으면 좋겠다. 우리 인생에도 포기하고 싶은 순간들이 너무 많다.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직업, 관계 등 지키고 싶은 것이 있어서 버티다 보면 누구에게나 해피엔딩이 생길 수 있다고 생각했으면 좋겠다. 이 한줄 평은 사실 내 이야기다. 나도 아득바득 버티고 살아남아서 더 나은 혜리가 되도록 살아가는 인물이다.(웃음)
10. 걸스데이로 데뷔한 후 대중에게 널리 알려지기 전 시절이 떠오르는 말이다.
이혜리: 나는 그때도 남들이 알게 모르게 되게 열심히 살았다.(웃음) 내가 잘 될 것이고 아직 빛을 보지 못한 것 뿐이지 사랑받을 사람이라는 자신감이 있었다. ‘진짜사나이’로 대중에게 알려졌을 땐 과거나 미래에 연연하지 않고 현재를 열심히 살고 있으면 이런 사랑도 받게되는구나 하고 깨달았다.
10. 드라마 ‘응답하라 1988’ ‘딴따라’ ‘투깝스’에 이어 ‘청일전자 미쓰리’까지 꾸준히 연기 활동을 했다. 그간 연기에 대한 마음가짐에 변화가 있었는지, 연기가 자신에게 가지는 의미는 무엇인지 궁금하다.
이혜리: 나는 스물여섯 살의 지금도, 서른이 됐을 때도 너무 예쁜 순간들이라고 생각한다. 그 순간들을 연기를 통해 보여준다는 것이 행복하다. 내가 생각하기에도 내겐 큰 에너지가 있어서 작품 등의 문화적 매체를 통해 나눠주고 싶다.(웃음)
10. 앞으로 맡고 싶은 배역이나 또 도전해보고 싶은 분야는?
이혜리: ‘청일전자 미쓰리’를 통해 스물여섯 살에 할 수 있는 최선의 것을 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그때그때 내 모습에 맞는 역할을 잘 해내고 싶다. 수수한 선심이를 연기했으니 캠퍼스 여신 역할도 해보고 싶다.(웃음) 배우 외에 유튜버 등 다양한 직업을 갖고 있는데 의도된 것은 아니다. 어느날 번뜩 유튜브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개인 채널도 연 거다. 그래서 도전해보고 싶은 분야는 빈 공간으로 남겨두고 지금은 배우로서의 역할에 충실하겠다.(웃음)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후줄근한 작업복에 얼굴의 반을 가리는 안경, 질끈 묶은 머리. 배우 이혜리가 최근 종영한 tvN 토일드라마 ‘청일전자 미쓰리’에서 연기한 ‘미쓰 리’ 이선심이다. 극중 이선심은 하루 아침에 말단 사원에서 중소기업의 대표가 돼 세상과 부딪혀가며 성장하는 캐릭터다. 이혜리는 이선심의 외면부터 내면까지 깊게 파고 들어가 매끄러운 연기를 보여줬다. 주연을 맡은 데다 쟁쟁한 배우 선배들과 호흡해야 한다는 데서 주눅이 들 법도 했지만 ‘이혜리스럽게’ 해냈다. 이혜리는 ‘혜리스럽다’란 댓글을 인상깊게 봤다며 “좋은 영향과 에너지를 준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21일 서울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이혜리는 정말 좋은 에너지를 나눠주는 사람이었다.10. 드라마를 처음 시작할 때 어떤 마음이나 목표를 가졌나?
이혜리: 감독님과 제일 이야기를 많이 했던 것이 ‘사람들 사는 이야기를 해보자’ ‘따뜻하고 메시지가 있는 이야기를 만들어보자’는 거였다. 드라마로 봤을 때 답답하더라도 현실에선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면서 에피소드를 결말까지 차근차근 잘 쌓아갔다고 생각한다.
10. 어떤 점에 중점을 두고 이선심을 연기했나?
이혜리: 선심이는 대표가 되더라도 강압적이거나 권위적으로 바뀌지는 않을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자기가 말단 사원일 때 상사에게 괴롭힘을 당했어도 그것을 후임들에게 되물려주지는 않을 것 같았다. 선심이의 그런 배려심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연기했다.
10. 이선심과 자신의 실제 성격과 비슷한 점이 있나?
이혜리: 현실의 나와 이선심은 거의 반대의 인물이다. 나는 속아서 주식을 사지도 않았을 것 같고 직원들에게 혼나거나 말도 안되는 얘기를 들었을 땐 ‘왜 그렇게 말하세요?’라고 반문할 것 같다. 지금의 혜리는 상황에 따라 대화를 시도하고 싶은 사람이다. 그렇지만 10년 전에는 나도 선심이 같았을 거라고는 생각했다.
10. 지금의 이혜리는 10년 전의 이혜리와 많이 다른가?
이혜리: 10년 전엔 부당한 얘기를 들었을 때 억울하다는 생각조차 들지 않았다. 신인이니까 뭐든지 다 주눅들어 있었다. 왠지 실수를 많이 할 것 같고 실제로 실수도 하고.(웃음) ‘이렇게 하면 안 된다’ ‘저렇게 하면 안 된다’라는 말도 많이 들어서 군기도 바짝 들어있었다. 지금은 그때보다는 여유가 생긴 것 같다. 그래서 처음에 대본 속 선심이를 보고 대신 싸워주고 싶기도 했다.
10. 그럼 지금까지 활동을 해오면서 언제부터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나?
이혜리: 사소한 것부터 시작했다. ‘이런 옷 입기 싫어요’라고 말했을 때 ‘그래, 그럼 네가 입고 싶은 것 입자’라는 말을 듣고서 나도 이런 얘기를 해도 되는구나 싶었다. 그러면서 어느 순간 내가 내 목소리를 내도 되겠다고 생각했다.
10. 이선심을 연기하면서 예뻐 보이고 싶다는 생각은 내려놓은 것 같다.
이혜리: 나는 평소에 화보도 찍고 시상식에도 나가는 등 예쁘게 보일 때가 많다. 하지만 선심이는 그렇게 보이면 안된다고 생각해서 감독님과 대화를 많이 나눴다. 일부러 화장을 과하게 하는 아이디어도 내봤다. 선심이는 화장을 글로 배웠을 것 같았다.(웃음) 안경을 써 보니까 사람들이 나를 못 알아봐서 신기했다. 하하.
10. MBC 예능 ‘진짜사나이’에서도 거의 민낯으로 나와 솔직한 매력을 보여줬다.
이혜리: 사실 ‘진짜사나이’에 나가기 전까지만 해도 외적인 것에 집착을 많이 했다. 화장을 못하는 것 때문에 ‘진짜사나이’에 가기 싫어하고 두려워했다. 그런데 시청자들이 군대니까 화장을 못하고 나오는 걸 이해하고 봐주신다는 걸 알게 됐다. 그때 꾸미는 것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고 느꼈다. 또 이상하게 내 자존감이 더 높아졌다. ‘나는 화장을 안 해도 예쁜 사람인데 왜 내가 거기 집착했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혜리: ‘포기하지 않고 꿋꿋하게 버텨서 결국 해피엔딩이 된 사회 초년생’이라고 기억됐으면 좋겠다. 우리 인생에도 포기하고 싶은 순간들이 너무 많다.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직업, 관계 등 지키고 싶은 것이 있어서 버티다 보면 누구에게나 해피엔딩이 생길 수 있다고 생각했으면 좋겠다. 이 한줄 평은 사실 내 이야기다. 나도 아득바득 버티고 살아남아서 더 나은 혜리가 되도록 살아가는 인물이다.(웃음)
10. 걸스데이로 데뷔한 후 대중에게 널리 알려지기 전 시절이 떠오르는 말이다.
이혜리: 나는 그때도 남들이 알게 모르게 되게 열심히 살았다.(웃음) 내가 잘 될 것이고 아직 빛을 보지 못한 것 뿐이지 사랑받을 사람이라는 자신감이 있었다. ‘진짜사나이’로 대중에게 알려졌을 땐 과거나 미래에 연연하지 않고 현재를 열심히 살고 있으면 이런 사랑도 받게되는구나 하고 깨달았다.
10. 드라마 ‘응답하라 1988’ ‘딴따라’ ‘투깝스’에 이어 ‘청일전자 미쓰리’까지 꾸준히 연기 활동을 했다. 그간 연기에 대한 마음가짐에 변화가 있었는지, 연기가 자신에게 가지는 의미는 무엇인지 궁금하다.
이혜리: 나는 스물여섯 살의 지금도, 서른이 됐을 때도 너무 예쁜 순간들이라고 생각한다. 그 순간들을 연기를 통해 보여준다는 것이 행복하다. 내가 생각하기에도 내겐 큰 에너지가 있어서 작품 등의 문화적 매체를 통해 나눠주고 싶다.(웃음)
10. 앞으로 맡고 싶은 배역이나 또 도전해보고 싶은 분야는?
이혜리: ‘청일전자 미쓰리’를 통해 스물여섯 살에 할 수 있는 최선의 것을 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그때그때 내 모습에 맞는 역할을 잘 해내고 싶다. 수수한 선심이를 연기했으니 캠퍼스 여신 역할도 해보고 싶다.(웃음) 배우 외에 유튜버 등 다양한 직업을 갖고 있는데 의도된 것은 아니다. 어느날 번뜩 유튜브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개인 채널도 연 거다. 그래서 도전해보고 싶은 분야는 빈 공간으로 남겨두고 지금은 배우로서의 역할에 충실하겠다.(웃음)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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