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노규민 기자]
연기파 배우 문소리가 데뷔 이후 처음으로 판사 캐릭터를 맡아 열연했다. 아이돌 그룹 제국의아이들로 출발해 배우로도 인정받은 박형식은 배심원 역으로 첫 상업영화에 도전했다. 문소리와 박형식을 비롯해 작품마다 ‘신스틸러’로 활약하는 배우들의 케미도 빛을 발했다. 보통 사람들의 재판 참여 이야기를 다룬 영화 ‘배심원들’에서다.
2일 오후 서울 CGV 용산 아이파크몰에서 ‘배심원들’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배우 문소리, 박형식, 백수장, 김미경, 윤경호, 조한철, 김홍파, 조수향과 홍승환 감독이 참석했다.
‘배심원들’은 국내 첫 국민참여재판에서 배심원으로 참여하게 된 보통 사람들이 그들만의 방식으로 사건의 진실을 찾아가는 이야기다.
2008년 강력 형사사건을 대상으로 시범 도입된 국민참여재판은 판사의 판결과 배심원단의 평결 일치율이 90%에 이르자 2012년에는 전체 형사재판으로 확대됐다. 재판의 권한을 처음으로 일반인들과 함께해야 했던 재판부, 생애 처음으로 누군가의 죄를 심판해야 하는 배심원들. 모두에게 처음이었기에 우려와 설렘, 걱정과 기대가 뒤섞였던 국민참여재판의 첫날은 어땠을까. 영화 ‘배심원들’은 당시 가장 의미 있는 국민참여재판으로 기록된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재구성했다.
홍 감독은 보다 충실한 이야기 전개를 위해 현직 법관으로는 처음으로 배심원제 도입을 주장하고 국민사법참여제도의 틀을 만들었던 김상준 전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를 만나 자문을 구했다. 또한 50여 건의 유사 사건을 조사하고, 1심과 2심이 달랐던 판결문 540여 건을 참고하는 등 작품에 리얼리티를 부여하고자 애썼다.
홍 감독은 “2008년 국민참여재판이 처음 열렸을 때 서울지방법원에서 의미있는 판결이 있었다. 이를 모티브로 각색을 많이 했다. 실제 사건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문소리는 극 중 판사 김준겸으로 열연했다. 목소리톤부터 억양, 분위기까지 섬세하게 그려내며 몰입도를 높였다. 그는 “김준겸은 법을 잘 모르는 배심원들과 반대의 지점에 있는 사람이다. 18년 동안 형사부에 있던 원론적인 판사다. 하지만 비(非)법대 출신이고 권력지향적인 길을 가지 않는다”고 소개했다.
이어 “우리나라 사법부를 대표하는 인물을 연기하는 게 쉽지는 않았다”며 “억지로 표현하는 것보다 자연스럽게 배어 나오는 느낌으로 연기하려고 했다. 그러면 오히려 힘있고 신뢰감 있는 모습이 보여질 수 있겠다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문소리는 “실제로 많은 여성 판사들을 만나면서 자문을 구했다. 나와는 다른 사람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보통의 직장 여성들과 같았다. 이 영화를 하면서 판사들이 더 가깝게 느껴졌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법이란 우리를 위해 존재하는 건데 우리가 그걸 너무 두려워 하고 멀리 하고 있는 건 아닌가 생각했다. 국민참여재판일수록 무죄 선고 확률이 높다고 하더라. 법리와 원칙이 중요하지만 사람의 마음이 그 위에 있다는 걸 깨달았다”고 했다.
박형식은 포기를 모르는 8번 배심원 권남우를 연기했다. 확고하고 당찬 면모와 아울러 순수한 열정이 있는 인물을 자신만의 색깔로 표현했다.
그는 “시나리오를 처음 받았을 때 술술 금방 다 읽었다. 배심원들끼리의 관계부터 이야기 전개가 흥미로웠다”며 “내가 연기한 권남우는 호기심이 많고 한번 시작하면 끝을 봐야 하는 성격이다. 그런 면이 실제 나와 비슷해서 연기 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고 말했다.
이어 박형식은 “첫 상업영화다. 촬영 전에도, 그리고 지금도 떨린다”며 “6월 10일에 군에 입대하는데 그 전에 선보이는 작품이다. 웃으면서 들어갈 수 있게 많이 봐 주셨으면 좋겠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배심원들’은 문소리와 박형식의 비중이 큰 편이지만 8명의 배심원단 모두가 주인공이나 다름없다. 늦깍이 법대생인 1번 배심원 윤그림(백수장)부터 요양보호사인 2번 배심원 양춘옥(김미경), 무명배우 3번 배심원 조진식(윤경호), 바라는 건 귀가뿐인 4번 배심원 변상미(서정연), 까칠한 합리주의자인 대기업 비서실장 최영재(조한철), 짧지만 강렬하게 등장하는 6번 배심원 장기백(김홍파), 돌직구를 던지는 막내 취준생인 7번 배심원 오수정(조수향)까지. 배우들은 각각 자신이 맡은 인물을 빈틈없는 연기로 완성하며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조한철은 “어릴때부터 이유없이 경찰을 무서워 했다. 법원은 단 한 번도 가보지 않았다. 괜히 무서운 곳, 먼 곳이라는 이미지가 있었다”며 “우리 영화에서는 너무나 평범한 사람들이 그 두려운 공간에 들어가서 무언가를 바꿔 놓는다. 그 이야기가 너무 감동적이었다. 인성 좋고 연기 잘하는 배우들과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며 연기해서 행복했다”고 말했다.
윤경호는 “법정을 다루는 영화가 많지만 대부분 판사나 피고인 입장인데, 제3자인 배심원 입장에서 풀어내는 것이 흥미로웠다. 관객도 배심원들의 관점에서 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촬영을 하면서 배심원들처럼 지금 우리 시대에도 대화의 장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밝혔다.
조수향은 “이렇게 많은 선배님들과 함께 작업한 건 처음이다. 지금 이순간 까지도 많이 의지된다. 앞으로도 이런 작업을 많이 하고 싶을 만큼 좋았다”고 했다.
이에 문소리도 “배심원실과 법정 등 세트장이 굉장히 협소했다. 특히 법정은 보조출연자들까지 더해서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2주 정도 좁은 공간에 있다 보면 가족이어도 짜증나고 부딪히는 부분도 있을 텐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며 “함께 있어서 재미있었던 것 같다. 너무 즐겁게 작업했고, 보는 관객들도 그 기운을 느낄 것”이라고 자신했다.
문소리는 “여러 사람들이 모여서 작지만 승리감을 주는 영화라는 점이 인상적이었다”라며 “작품 안에서 뿐 아니라 촬영 과정에서도 팀워크가 정말 좋았다.’우리가 팀 플레이를 하는구나 ‘ 하고 느꼈다”고 덧붙였다.
‘배심원들’은 오는 15일 개봉한다.
노규민 기자 pressgm@tenasia.co.kr
2일 오후 서울 CGV 용산 아이파크몰에서 ‘배심원들’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배우 문소리, 박형식, 백수장, 김미경, 윤경호, 조한철, 김홍파, 조수향과 홍승환 감독이 참석했다.
‘배심원들’은 국내 첫 국민참여재판에서 배심원으로 참여하게 된 보통 사람들이 그들만의 방식으로 사건의 진실을 찾아가는 이야기다.
2008년 강력 형사사건을 대상으로 시범 도입된 국민참여재판은 판사의 판결과 배심원단의 평결 일치율이 90%에 이르자 2012년에는 전체 형사재판으로 확대됐다. 재판의 권한을 처음으로 일반인들과 함께해야 했던 재판부, 생애 처음으로 누군가의 죄를 심판해야 하는 배심원들. 모두에게 처음이었기에 우려와 설렘, 걱정과 기대가 뒤섞였던 국민참여재판의 첫날은 어땠을까. 영화 ‘배심원들’은 당시 가장 의미 있는 국민참여재판으로 기록된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재구성했다.
홍 감독은 보다 충실한 이야기 전개를 위해 현직 법관으로는 처음으로 배심원제 도입을 주장하고 국민사법참여제도의 틀을 만들었던 김상준 전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를 만나 자문을 구했다. 또한 50여 건의 유사 사건을 조사하고, 1심과 2심이 달랐던 판결문 540여 건을 참고하는 등 작품에 리얼리티를 부여하고자 애썼다.
홍 감독은 “2008년 국민참여재판이 처음 열렸을 때 서울지방법원에서 의미있는 판결이 있었다. 이를 모티브로 각색을 많이 했다. 실제 사건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 사법부를 대표하는 인물을 연기하는 게 쉽지는 않았다”며 “억지로 표현하는 것보다 자연스럽게 배어 나오는 느낌으로 연기하려고 했다. 그러면 오히려 힘있고 신뢰감 있는 모습이 보여질 수 있겠다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문소리는 “실제로 많은 여성 판사들을 만나면서 자문을 구했다. 나와는 다른 사람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보통의 직장 여성들과 같았다. 이 영화를 하면서 판사들이 더 가깝게 느껴졌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법이란 우리를 위해 존재하는 건데 우리가 그걸 너무 두려워 하고 멀리 하고 있는 건 아닌가 생각했다. 국민참여재판일수록 무죄 선고 확률이 높다고 하더라. 법리와 원칙이 중요하지만 사람의 마음이 그 위에 있다는 걸 깨달았다”고 했다.
그는 “시나리오를 처음 받았을 때 술술 금방 다 읽었다. 배심원들끼리의 관계부터 이야기 전개가 흥미로웠다”며 “내가 연기한 권남우는 호기심이 많고 한번 시작하면 끝을 봐야 하는 성격이다. 그런 면이 실제 나와 비슷해서 연기 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고 말했다.
이어 박형식은 “첫 상업영화다. 촬영 전에도, 그리고 지금도 떨린다”며 “6월 10일에 군에 입대하는데 그 전에 선보이는 작품이다. 웃으면서 들어갈 수 있게 많이 봐 주셨으면 좋겠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배심원들’은 문소리와 박형식의 비중이 큰 편이지만 8명의 배심원단 모두가 주인공이나 다름없다. 늦깍이 법대생인 1번 배심원 윤그림(백수장)부터 요양보호사인 2번 배심원 양춘옥(김미경), 무명배우 3번 배심원 조진식(윤경호), 바라는 건 귀가뿐인 4번 배심원 변상미(서정연), 까칠한 합리주의자인 대기업 비서실장 최영재(조한철), 짧지만 강렬하게 등장하는 6번 배심원 장기백(김홍파), 돌직구를 던지는 막내 취준생인 7번 배심원 오수정(조수향)까지. 배우들은 각각 자신이 맡은 인물을 빈틈없는 연기로 완성하며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윤경호는 “법정을 다루는 영화가 많지만 대부분 판사나 피고인 입장인데, 제3자인 배심원 입장에서 풀어내는 것이 흥미로웠다. 관객도 배심원들의 관점에서 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촬영을 하면서 배심원들처럼 지금 우리 시대에도 대화의 장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밝혔다.
조수향은 “이렇게 많은 선배님들과 함께 작업한 건 처음이다. 지금 이순간 까지도 많이 의지된다. 앞으로도 이런 작업을 많이 하고 싶을 만큼 좋았다”고 했다.
이에 문소리도 “배심원실과 법정 등 세트장이 굉장히 협소했다. 특히 법정은 보조출연자들까지 더해서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2주 정도 좁은 공간에 있다 보면 가족이어도 짜증나고 부딪히는 부분도 있을 텐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며 “함께 있어서 재미있었던 것 같다. 너무 즐겁게 작업했고, 보는 관객들도 그 기운을 느낄 것”이라고 자신했다.
문소리는 “여러 사람들이 모여서 작지만 승리감을 주는 영화라는 점이 인상적이었다”라며 “작품 안에서 뿐 아니라 촬영 과정에서도 팀워크가 정말 좋았다.’우리가 팀 플레이를 하는구나 ‘ 하고 느꼈다”고 덧붙였다.
‘배심원들’은 오는 15일 개봉한다.
노규민 기자 pressgm@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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