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수경 기자]
강렬하게 햇살을 비추다 가는 계절, 여름은 마치 tvN 월화드라마 ‘왕이 된 남자(이하 ‘왕남’)’의 하선(여진구)과도 같았다. 하선은 궁을 떠나기 직전까지도 대동법 시행 등 백성을 위한 일에 밤낮 없이 힘썼다. 하선과 소운(이세영)의 로맨스 또한 여름 햇살처럼 깊은 여운을 남겼다.
지난 4일 방영된 ‘왕남’ 최종회에서 하선은 자신의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던 신치수(권해효)와 대비(장영남)를 처단했다. 신치수가 궐 안까지 칼을 들고 달려들었으나, 같이 온 군사들과 고립돼 하선과 신치수만 마주보게 됐다. 신치수는 대비를 포함해 자신과 뜻을 함께 한 이들의 머리를 모두 가져올 테니 자신을 용서해달라며 칼을 내려놓았다. 그러나 하선은 먼저 세상을 뜬 이규(김상경)를 생각하며 신치수를 내리쳤다. “용서는 없다”는 말과 함께.
다음은 대비의 차례였다. 하선은 대비에게 사약을 내렸다. 이후에도 대동법의 전국적 시행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 밤샘도 마다 않고 신경쓰던 하선은 궁을 떠나자는 결정을 내렸다. 그전에 소운을 만나 특정 장소에서 보자고 약조했다. 이후 하선은 기성군(윤박)에게 선위하고 궁을 떠났다.
그러나 그 약조는 지켜질 수 없었다. 하선이 대비의 죽음을 복수하려는 의문의 무리에게 습격을 당했기 때문이다. 무관 장무영(윤종석)이 하선을 따라나선 덕에 그들을 막을 수는 있었지만 역부족이었다. 끝까지 하선을 호위하려던 장무영조차 죽었고, 하선도 화살 두 발을 맞고 쓰러졌다.
소운은 이런 사실을 모른 채 하선을 기다렸으나 비보를 듣고 말았다. 그런데도 어디선가 하선이 살아있을 것이라는 희망은 놓지 않았다. 그러던 중 소운은 꿈처럼 갈대밭에서 하선을 만나게 됐다. 소운은 “이런 꿈을 많이 꿔봤다. 그냥 그 자리에 있어 달라”고 말했으나 하선은 꿈이 아니라고 했다. 둘은 손을 잡고 갈대밭 사이에 난 길을 걸어갔다. 이렇게 ‘왕남’은 막을 내렸다.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왕남’의 결말은 오픈엔딩이었다. 소운이 꾸던 꿈이 변형돼 꿈에서라도 하선과 만난 것인지, 죽은 줄 알았던 하선이 실제로 돌아와 소운을 만난 것인지는 시청자의 상상에 맡겼다. ‘왕남’은 이 외에도 해석의 여지를 많이 남겨뒀다.
마지막까지 시청자들의 상상력을 자극했던 ‘왕남’은 16회에 이르는 동안 풍부한 상상력이 주는 즐거움이 무엇인지 보여줬다. 왕과 똑같은 외모를 가진 광대의 이야기를 토대로 한 영화 ‘광해’와 출발점은 같았으나 16회를 색다르고 풍성한 서사로 채워넣었다. 덕분에 시청자들은 하선과 중전의 로맨스를 포함해 광대였던 한 남자가 왕좌에 오르기까지 벌어지는 벌어지는 수많은 이야기들을 경험하고 즐길 수 있었다. 비록 결말에 대한 평가가 호불호로 나뉠 지라도 말이다.
이를 가능하게 했던 것은 김희원 감독의 연출력과 여진구, 이세영을 포함한 배우들의 연기력 덕이다. 여진구는 왕과 광대라는 극단적인 1인 2역을 훌륭하게 해냄으로서 성인 연기자로서의 가능성을 확실하게 보여줬다. 이세영은 앞으로도 사극 연기는 물론 주연으로서 절절한 로맨스 연기를 기대하게 할 만큼 여진구와 좋은 사극 로맨스 호흡을 보여줬다.
‘왕남’ 후속으로는 ‘사이코메트리 그녀석’이 오는 11일 밤 9시 30분부터 방송된다.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지난 4일 방영된 ‘왕남’ 최종회에서 하선은 자신의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던 신치수(권해효)와 대비(장영남)를 처단했다. 신치수가 궐 안까지 칼을 들고 달려들었으나, 같이 온 군사들과 고립돼 하선과 신치수만 마주보게 됐다. 신치수는 대비를 포함해 자신과 뜻을 함께 한 이들의 머리를 모두 가져올 테니 자신을 용서해달라며 칼을 내려놓았다. 그러나 하선은 먼저 세상을 뜬 이규(김상경)를 생각하며 신치수를 내리쳤다. “용서는 없다”는 말과 함께.
다음은 대비의 차례였다. 하선은 대비에게 사약을 내렸다. 이후에도 대동법의 전국적 시행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 밤샘도 마다 않고 신경쓰던 하선은 궁을 떠나자는 결정을 내렸다. 그전에 소운을 만나 특정 장소에서 보자고 약조했다. 이후 하선은 기성군(윤박)에게 선위하고 궁을 떠났다.
그러나 그 약조는 지켜질 수 없었다. 하선이 대비의 죽음을 복수하려는 의문의 무리에게 습격을 당했기 때문이다. 무관 장무영(윤종석)이 하선을 따라나선 덕에 그들을 막을 수는 있었지만 역부족이었다. 끝까지 하선을 호위하려던 장무영조차 죽었고, 하선도 화살 두 발을 맞고 쓰러졌다.
소운은 이런 사실을 모른 채 하선을 기다렸으나 비보를 듣고 말았다. 그런데도 어디선가 하선이 살아있을 것이라는 희망은 놓지 않았다. 그러던 중 소운은 꿈처럼 갈대밭에서 하선을 만나게 됐다. 소운은 “이런 꿈을 많이 꿔봤다. 그냥 그 자리에 있어 달라”고 말했으나 하선은 꿈이 아니라고 했다. 둘은 손을 잡고 갈대밭 사이에 난 길을 걸어갔다. 이렇게 ‘왕남’은 막을 내렸다.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왕남’의 결말은 오픈엔딩이었다. 소운이 꾸던 꿈이 변형돼 꿈에서라도 하선과 만난 것인지, 죽은 줄 알았던 하선이 실제로 돌아와 소운을 만난 것인지는 시청자의 상상에 맡겼다. ‘왕남’은 이 외에도 해석의 여지를 많이 남겨뒀다.
마지막까지 시청자들의 상상력을 자극했던 ‘왕남’은 16회에 이르는 동안 풍부한 상상력이 주는 즐거움이 무엇인지 보여줬다. 왕과 똑같은 외모를 가진 광대의 이야기를 토대로 한 영화 ‘광해’와 출발점은 같았으나 16회를 색다르고 풍성한 서사로 채워넣었다. 덕분에 시청자들은 하선과 중전의 로맨스를 포함해 광대였던 한 남자가 왕좌에 오르기까지 벌어지는 벌어지는 수많은 이야기들을 경험하고 즐길 수 있었다. 비록 결말에 대한 평가가 호불호로 나뉠 지라도 말이다.
이를 가능하게 했던 것은 김희원 감독의 연출력과 여진구, 이세영을 포함한 배우들의 연기력 덕이다. 여진구는 왕과 광대라는 극단적인 1인 2역을 훌륭하게 해냄으로서 성인 연기자로서의 가능성을 확실하게 보여줬다. 이세영은 앞으로도 사극 연기는 물론 주연으로서 절절한 로맨스 연기를 기대하게 할 만큼 여진구와 좋은 사극 로맨스 호흡을 보여줬다.
‘왕남’ 후속으로는 ‘사이코메트리 그녀석’이 오는 11일 밤 9시 30분부터 방송된다.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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