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나 봄’, 이유리X엄지원의 1인 2역 성장담 (종합)

[텐아시아=유청희 기자]

배우 이유리(왼쪽)와 엄지원이 23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서 열린새 수목드라마 ‘봄이 오나 봄’ 제작발표회에 참석했다./조준원 기자wizard333@

막장, 로맨스, 스릴러로 대별되는 수목극 시장에 두 여자의 성장담이 찾아온다. 이유리와 엄지원이 주연을 맡아 서로를 연기하는 1인 2역 바디체인지물이다.

23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서 새 수목 드라마 ‘봄이 오나 봄’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연출을 맡은 김상호 PD와 함께 배우 이유리, 엄지원, 이종혁, 최병모가 참석했다.

이종혁(왼쪽부터), 이유리, 김상호 PD, 엄지원, 최병모가 23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서 열린 새 수목드라마 ‘봄이 오나 봄’ 제작발표회에 참석했다./조준원 기자wizard333@

‘봄이 오나 봄’은 특종이라면 물불 가리지 않고 덤비는 성공지향적인 MBS 보도국 사회부 기자 김보미(이유리)와, 과거 최고의 스타였지만 가족에게 헌신하는 국회의원의 아내가 된 이봄(엄지원)의 몸이 바뀌면서 벌어지는 판타지 코미디다. 몸이 바뀌는 ‘체인지의 저주’를 통해 타인의 삶을 살게 된 두 여자가 진짜 자신의 삶을 찾게 되는 과정을 담는다.

‘봄이 오나 봄’은 영혼이 바뀌는 일반적인 체인지물과는 달리 김보미와 이봄이 약물을 마신 이후 수시로 서로의 몸으로 변화된다는 설정이다. 이로 인해 이유리와 엄지원은 각각 1인 2역을 펼치며 서로를 모방하는 연기를 펼친다.

김상호 PD는 “몸 자체가 변한다는 설정을 참고할 만한 작품은 별로 찾을 수가 없었다”며 “그래서 힘들기도 했지만 재미가 있었다. 두 사람의 영혼이 바뀌면 다른 사람들은 말을 해주기 전까지는 잘 모른다. 하지만 몸이 바뀌면 다른 사람이 더 빨리 알아보기 때문에 에피소드가 더 많아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기 몸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주변 인물과 충돌하고 교류하는 장면이 기존의 체인지물과 다를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그는 “약물로 몸이 바뀐다는 설정 때문에 양자역학도 공부했다. 그런데 초반에만 나오고 뒤로 갈 수록 안 나온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새로운 설정이라 시행착오가 많았다. 그런데 촬영을 하면 할 수록 캐릭터가 성장하는 내용이 선명하게 보여서 좋다”고 강조했다.

MBC ‘봄이 오나 봄’에서 1인 2역을 펼치는 배우 이유리./조준원 기자wizard333@

이유리는 욕망 앞에서 모든 것을 도구로 생각하는 김보미 역을 맡는다. 이유리는 “김보미는 ‘야망 캐릭터’다. 성격이 더럽고 열정적이다. 앵커가 되기 위해서 수단을 가리지 않고 불도저처럼 돌진한다”고 했다.

이어 “드라마 ‘천상의 약속’에서 1인 2역을 해본 적이 있지만 그 기간이 짧았다”며 “한 작품 안에서 두 가지 캐릭터를 연기하는 건 ‘꿀맛’이라고 생각한다. 나중에는 1인 2역, 3역, 4역, 5역, 6역까지 해보고 싶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MBC ‘봄이 오나 봄’에서 1인 2역을 펼치는 엄지원./조준원 기자wizard333@

엄지원은 김보미와의 몸바뀜을 통해 국회의원 아내로서의 삶이 허상인 것을 깨닫고 성장해 나가는 전직 최고 스타 이봄을 연기한다. 엄지원은 “이봄은 물 같은 여자다. 부드럽게 흐르고 사랑스럽고, 부족함 없이 자라서 꼬인 게 없는 캐릭터다. 맑고 순수한 이봄이 약을 잘못 먹고 김보미 기자와 몸이 바뀌는 일대 사건을 겪고 변화한다”고 설명했다.

또 “이봄과 김보미의 성격이 많이 달라서 극과 극을 오가는 재미가 있다. 보통은 두 사람의 바디체인지물이라고 해도 한 사람이 더 부각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우리는 두 사람이 동시다발적으로 움직이게 된다. 그 차이가 매력적”이라며 “보미가 너무 거칠어서 보미 연기를 하고 나서 보면 몸에 여기저기 멍이 들어있었다. 내가 밖으로 표출하는 연기를 많이 못해봐서 재미있게 하고 있다”고 했다.

MBC ‘봄이 오나 봄’의 이종혁(왼쪽), 이유리/조준원 기자wizard333@

이종혁은 김보미의 상사 이형석 역을 맡는다. 그는 “뉴스팀장을 맡았다. 진실한 뉴스를 만드는 게 목표인 사람이다. 자신의 이득을 위해서 뉴스를 만들어내기까지 하는 김보미 때문에 짜증을 많이 내는 캐릭터”라고 설명했다.

최병모는 “가진 것 없는 검사 출신의 국회의원 박윤철을 연기한다. 최고 스타였던 아내의 힘을 등에 업고 신분 상승을 꿈꾸는 인물”이라며 “연극에 많이 출연했고, 조연을 많이 했다. 주연은 거의 처음이다. 이전에는 그냥 열심히 했는데 이제는 ‘드라마가 잘 되어야 할 텐데’라고 더 생각하게 된다”는 소감을 밝혔다.

배우 이종혁(왼쪽부터), 이유리, 엄지원, 최병모가 23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서 열린 MBC 새 수목드라마 ‘봄이 오나 봄’ 제작발표회에 참석했다./조준원 기자wizard333@

엄지원과 이유리는 서로를 연기하면서 남다른 호흡을 자랑했다. 엄지원은 “감독님, 이유리 씨와 함께 길게는 14시간도 같이 있었던 적이 있었다. 각 인물의 특징과 버릇, 포인트를 잡아서 이야기를 많이 했다. 많은 대화를 나누면서 함께 캐릭터를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유리 씨는 개인적으로 알던 배우는 아니었다. 그런데 캐스팅 됐을 때 워낙 에너지가 많은 배우니까 잘할 것 같았다”며 “한창 추운 날 이유리에게 다량의 내복을 선물 받았다. 매일매일 유리 씨의 마음을 느끼면서 촬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유리는 “우리 드라마는 독특하게도 여성들의 케미가 중요하다”며 “엄지원 언니와 한 몸이기 때문에 서로 ‘너는 나, 나는 너’라는 인식이 있다. 언니가 내 몸같다는 생각을 한다. ‘언니가 아프면 안 된다’고 생각해서 내복을 선물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엄지원 언니라고 하면 ‘영화계의 엄드레스’를 생각했다. 우아함을 먼저 떠올렸는데, 같이 호흡하니까 우아하기는 한데 귀엽고 언니 같이 친근한 매력이 크다. 언니랑 ‘언제 또 만나지’ 하면서 촬영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봄이 오나 봄’은 ‘환상의 커플’ ‘내마음이 들리니’ ‘아랑사또전’의 김상호 PD와 ‘황금주머니’ ‘아내가 돌아왔다’를 집필한 이혜선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23일 오후 10시 첫 방송.

유청희 기자 chungvsky@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