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노규민 기자]
송강호: 일관된 감정을 가지고 가는 인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영화는 8년이 넘는 기간 동안 한 인물의 변천사를 담고 있는데, 진폭이 있다고 해야 하나? 극단적으로 왔다 갔다 하는 부분이 있어서 다채롭게 표현해야겠다고 생각했다.
10. 어디에 초점을 맞춰서 연기했나?
송강호: 마약이라는 것을 집중적으로 탐구하기보다 이두삼이라는 인물이 가지고 있는 본질과 욕망, 집착, 파멸로 이어지는 굴곡진 인생에 초점을 맞췄다. 어느 선에서 무너지고 걷잡을 수 없는 나락으로 빠져버리는, 알면서도 권력과 쾌락을 놓지 못하는 인간의 본질적인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했다.
10. 오랫동안 작품에서 소시민의 모습을 보여줬다. 새로운 모습을 위해 선택한 건가?
송강호: ‘이런 캐릭터를 해보고 싶다’라며 기다리진 않았다. 다만 적절한 시기에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어서 반가웠다. 초중반까지는 오래 전에 출연했던 ‘초록물고기’ ‘넘버3’ ‘살인의 추억’ 등에서처럼 유쾌한 분위기를 볼 수 있고, 후반부에는 지금까지 보여드리지 않았던 또 다른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10. 후반부는 그야말로 파격적이다. 마약에 취해가다 중독되는 모습을 연기했다. 준비는 어떻게 했나?
송강호: 제작진이 책으로 된 자료를 줬는데 크게 도움이 되진 않았다. (웃음) 머리에는 들어왔지만, 마음으로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여러 이유로 영상을 구하기는 쉽지 않다고 했다. 또 이두삼이 처한 한국적인 상황이 있어서 관련 외국 영화 같은 것들은 참고할 만한 것이 아니었다. 상상력을 발휘해야 했다. 생생한 장면을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연습했다.
10. 결국, 어떻게 연기했나?
송강호: 전혀 경험이 없어서 마약에 취한 정신세계를 표현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 머리부터 발가락 끝까지 오감을 작동시켜야 했다. 흔히 세포가 살아난다고 하지 않나. 그런 느낌으로 연기하려고 했다. 모니터도 안 했고, 묻지도 않았다. 일단 내 생각대로 밀어붙였다.
10. 스스로 만족하나?
송강호: 촬영 날에는 비교적 만족스럽게 했다. 하지만 맞게 한 건지, 관객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걱정이 많았다.
10. 마약에 취한 연기도 좋았지만, 마지막 30분가량은 한 편의 모노드라마를 보는 듯했다. 흔치 않은 설정이다.
송강호: 실제 촬영 때는 영화보다 조금 더 길었다. 대사도 한 줄 정도 더 있었다. 감독이 최대한 압축한 것 같았다. 상업영화에서는 굉장한 도전이다. 찍을 때도 연극 무대 같은 느낌이 강했다. 위험한 요소이기도 하지만 비장의 카드가 될 수 있다고도 생각했다. 관객들 사이에서는 호불호가 갈리지 않을까 싶다.
10. ‘마약왕’을 찍을 때 외로웠다고 했다. 어떤 의미인가?
송강호: 특히 후반부와 같은 연기를 할 때 결국은 혼자서 모든 걸 다 해야 한다. 누군가가 도와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모두가 지켜볼 수밖에 없다. 책임도 배우가 져야 한다. 칭찬을 받든, 받지 않든 과정 자체가 달달하지만은 않다. 그래서 배우는 외롭고 고통스러운 직업이라고 했다. 좋은 작품을 통해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그걸 다 만들어 냈을 때의 희열, 성취감이 극복할 수 있는 힘이다.
10. 한 남자의 10년에 가까운 세월을 담다 보니 이야기를 전개하는 방식도 다르다. 몰입도가 떨어진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송강호: 우 감독의 전작 ‘내부자들’은 기승전결이 있었다. 하지만 ‘마약왕’은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는 구조다. 나중에는 주인공의 내면으로 들어가 버린다. 옮고 그른 것이 아니라 익숙하지 않다는 표현이 정확하다. 관객의 입장에서는 익숙한 구조에서 오는 배반감이 있을 것 같다. 다양하게 배치했기 때문에 더 좋아할 수도 있다. 만장일치의 반응보다 논란도 있을 수 있고, 이야깃거리가 많은 작품이 됐으면 좋겠다.
10. ‘송강호’라는 이름만으로 영화를 선택하는 관객들이 많은데 부담스럽지 없나?
송강호: 부담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그렇다고 작품 활동을 좌지우지하는 건 아니다. 자극을 주는 부담감이다. 결과를 떠나서 새로운 도전으로 인식되고, 평가됐으면 좋겠다. 결과는 그 뒤에 겸허히 받아들이겠다.
10. ‘괴물’ ‘변호인’ ‘택시운전사’ 등 세 작품이나 1000만 관객을 동원했다. 흥행을 염두에 두고 작품을 고른다는 이야기도 나오는데?
송강호: 하하. 그럴 수도 있나? 흥행 여부는 알 수가 없다. 나로서는 작품이 요구하는 것을 찾으려고 노력할 뿐이다. 내년에 개봉하는 ‘기생충’ ‘나랏말싸미’는 ‘마약왕’과 비교했을 때 확연히 다른 작품들이다. 다양한 작품을 보여드리는 것이 목표이고, 그 결과는 내 선에서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10. 출연한 영화 대부분이 흥행했다. 아쉬움이 컸던 작품이 있다면?
송강호: 1000만이 넘었다고 아쉬움이 없는 건 아니다. 어떤 작품이든 다 있다. 관객들에게 저평가를 받은 것은 작품에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다. 내 능력이 부족했고, 제대로 흡수하지 못한 것이다.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중요하다. 인생사가 좋은 길만 있는 건 아니지 않나. 시행착오는 겪기 마련이다.
10. 최근 열린 ‘언론시사회’에서 극 중 부부로 호흡을 맞춘 배우 김소진이 촬영 비화를 전하다가 눈물을 쏟았다. 놀라지 않았나?
송강호: 오래 전에 한국예술종합학교에 특강을 나간 적이 있다. 나는 몰랐는데 그때 학생이었단다. 기념사진도 찍었다고 하더라. 연극 무대에서는 유명했지만 영화를 처음 시작하는 친구라 늘 긴장을 했다. 항상 조심스럽게 임했다. 촬영 때를 생각하니 감정이 복받쳤나 보다. 그렇게 울 줄 몰랐다.
10. 우 감독과 처음 작업했는데 어땠나?
송강호: 우 감독이 특별한 건 ‘간결함’이다. 이야기를 끌고 가는 방식이나 편집이 굉장히 간결하다. 그게 마음에 들었다. 그러면서도 캐릭터와 대사는 힘이 넘친다. 섬세하기도 하지만 시원시원한 면도 있는 사람이다.
10. 모든 관객이 인정하는 최고의 배우다. 자신이 생각할 때 좋은 연기란 무엇인가?
송강호: 관객들은 저마다 다른 기준이 있고, 다른 생각을 한다. 배우는 자신이 얼마나 솔직하고, 맡은 배역에 그 느낌이 얼마나 투영됐는가가 중요하다. 진심이 확인될 때 좋은 연기를 했다고 생각한다.
10. 다양한 인물을 연기했지만, 새롭게 도전하고 싶은 캐릭터가 있나?
송강호: 배우가 선택할 수는 없다. 선택을 받는 처지다. ‘이번에 1970년대를 해봤으니, 다음에는 미래 사회의 내 비전에 관해 얘기해볼까’라고 생각한다고 해서 할 수 있는 건 아니지 않나.(웃음)
10. ‘마약왕’에서 이두삼은 마약에 자극을 받았다. 일상에서 무언가에 자극을 받은 적이 있나?
송강호: 작품에서 자극을 받는다. 새로운 작품을 만났을 때 감독이 요구하는 인물, 분위기가 과연 내 생각과 얼마나 괴리감이 있을까, 있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 연구한다. 그렇게 접근할 때 자극을 받는다.
10. 연기를 안 할 땐 주로 뭘 하나?
송강호: 가만히 있는다. 운동도 전문적으로 관리를 받거나 그러진 않는다. 열정적으로 하지 않고 적당히 한다. 가만히 있을 때가 많다. 하하.
10. 배우 이외에 다른 꿈을 꾼 적이 있나?
송강호: 아주 어렸을 때는 꿈이 많았다. 권투선수나 경찰관이 되고 싶었다. 배우의 삶을 시작하면서부터 다른 꿈은 꾸지 않았다.
10. 지금까지 인생에서 위기의 순간이 있었다면?
송강호: 위기라면 위기일 수도 있겠다. 연극을 할 때 배우의 길을 계속 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두어 번 했다. 힘들고 고통스러워서 다른 길을 가야 하나 고민했다.
10. ‘마약왕’의 엔딩이 인상적이다. 이두삼의 표정은 무엇을 말하고 있는 건가?
송강호: 표면적으로는 마약이 사회악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마약이라는 세계가 독버섯처럼 없어졌다가 살아난다는 것을 엔딩에 녹였다.
10. 연말 극장가 대전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윙키즈’ ‘아쿠아맨’ 등의 작품들도 만만치 않다.
송강호: 연말 대진표를 보니 다양해서 좋았다. 관객들이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다. 여러 영화를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웃음)
노규민 기자 pressgm@tenasia.co.kr
배우 송강호가 120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택시운전사’ 이후 1년 4개월 만에 돌아왔다. 청불 영화 ‘내부자들’로 900만 관객을 모은 우민호 감독의 신작 ‘마약왕’을 통해서다. 송강호는 1972년부터 1980년까지 부산의 하급 밀수업자에서 ‘전설의 마약왕’이 된 이두삼의 굴곡진 삶을 변화무쌍한 연기로 그려냈다. 특히 후반부에는 지금껏 볼 수 없었던 파격적인 모습으로 압도적인 존재감을 과시한다. 명불허전의 ‘연기왕’ 송강호를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10. 이두삼은 변화무쌍하다. 시나리오를 처음 받았을 때 어떤 생각을 했나?
송강호: 일관된 감정을 가지고 가는 인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영화는 8년이 넘는 기간 동안 한 인물의 변천사를 담고 있는데, 진폭이 있다고 해야 하나? 극단적으로 왔다 갔다 하는 부분이 있어서 다채롭게 표현해야겠다고 생각했다.
10. 어디에 초점을 맞춰서 연기했나?
송강호: 마약이라는 것을 집중적으로 탐구하기보다 이두삼이라는 인물이 가지고 있는 본질과 욕망, 집착, 파멸로 이어지는 굴곡진 인생에 초점을 맞췄다. 어느 선에서 무너지고 걷잡을 수 없는 나락으로 빠져버리는, 알면서도 권력과 쾌락을 놓지 못하는 인간의 본질적인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했다.
10. 오랫동안 작품에서 소시민의 모습을 보여줬다. 새로운 모습을 위해 선택한 건가?
송강호: ‘이런 캐릭터를 해보고 싶다’라며 기다리진 않았다. 다만 적절한 시기에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어서 반가웠다. 초중반까지는 오래 전에 출연했던 ‘초록물고기’ ‘넘버3’ ‘살인의 추억’ 등에서처럼 유쾌한 분위기를 볼 수 있고, 후반부에는 지금까지 보여드리지 않았던 또 다른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10. 후반부는 그야말로 파격적이다. 마약에 취해가다 중독되는 모습을 연기했다. 준비는 어떻게 했나?
송강호: 제작진이 책으로 된 자료를 줬는데 크게 도움이 되진 않았다. (웃음) 머리에는 들어왔지만, 마음으로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여러 이유로 영상을 구하기는 쉽지 않다고 했다. 또 이두삼이 처한 한국적인 상황이 있어서 관련 외국 영화 같은 것들은 참고할 만한 것이 아니었다. 상상력을 발휘해야 했다. 생생한 장면을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연습했다.
10. 결국, 어떻게 연기했나?
송강호: 전혀 경험이 없어서 마약에 취한 정신세계를 표현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 머리부터 발가락 끝까지 오감을 작동시켜야 했다. 흔히 세포가 살아난다고 하지 않나. 그런 느낌으로 연기하려고 했다. 모니터도 안 했고, 묻지도 않았다. 일단 내 생각대로 밀어붙였다.
10. 스스로 만족하나?
송강호: 촬영 날에는 비교적 만족스럽게 했다. 하지만 맞게 한 건지, 관객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걱정이 많았다.
10. 마약에 취한 연기도 좋았지만, 마지막 30분가량은 한 편의 모노드라마를 보는 듯했다. 흔치 않은 설정이다.
송강호: 실제 촬영 때는 영화보다 조금 더 길었다. 대사도 한 줄 정도 더 있었다. 감독이 최대한 압축한 것 같았다. 상업영화에서는 굉장한 도전이다. 찍을 때도 연극 무대 같은 느낌이 강했다. 위험한 요소이기도 하지만 비장의 카드가 될 수 있다고도 생각했다. 관객들 사이에서는 호불호가 갈리지 않을까 싶다.
송강호: 특히 후반부와 같은 연기를 할 때 결국은 혼자서 모든 걸 다 해야 한다. 누군가가 도와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모두가 지켜볼 수밖에 없다. 책임도 배우가 져야 한다. 칭찬을 받든, 받지 않든 과정 자체가 달달하지만은 않다. 그래서 배우는 외롭고 고통스러운 직업이라고 했다. 좋은 작품을 통해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그걸 다 만들어 냈을 때의 희열, 성취감이 극복할 수 있는 힘이다.
10. 한 남자의 10년에 가까운 세월을 담다 보니 이야기를 전개하는 방식도 다르다. 몰입도가 떨어진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송강호: 우 감독의 전작 ‘내부자들’은 기승전결이 있었다. 하지만 ‘마약왕’은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는 구조다. 나중에는 주인공의 내면으로 들어가 버린다. 옮고 그른 것이 아니라 익숙하지 않다는 표현이 정확하다. 관객의 입장에서는 익숙한 구조에서 오는 배반감이 있을 것 같다. 다양하게 배치했기 때문에 더 좋아할 수도 있다. 만장일치의 반응보다 논란도 있을 수 있고, 이야깃거리가 많은 작품이 됐으면 좋겠다.
10. ‘송강호’라는 이름만으로 영화를 선택하는 관객들이 많은데 부담스럽지 없나?
송강호: 부담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그렇다고 작품 활동을 좌지우지하는 건 아니다. 자극을 주는 부담감이다. 결과를 떠나서 새로운 도전으로 인식되고, 평가됐으면 좋겠다. 결과는 그 뒤에 겸허히 받아들이겠다.
10. ‘괴물’ ‘변호인’ ‘택시운전사’ 등 세 작품이나 1000만 관객을 동원했다. 흥행을 염두에 두고 작품을 고른다는 이야기도 나오는데?
송강호: 하하. 그럴 수도 있나? 흥행 여부는 알 수가 없다. 나로서는 작품이 요구하는 것을 찾으려고 노력할 뿐이다. 내년에 개봉하는 ‘기생충’ ‘나랏말싸미’는 ‘마약왕’과 비교했을 때 확연히 다른 작품들이다. 다양한 작품을 보여드리는 것이 목표이고, 그 결과는 내 선에서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10. 출연한 영화 대부분이 흥행했다. 아쉬움이 컸던 작품이 있다면?
송강호: 1000만이 넘었다고 아쉬움이 없는 건 아니다. 어떤 작품이든 다 있다. 관객들에게 저평가를 받은 것은 작품에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다. 내 능력이 부족했고, 제대로 흡수하지 못한 것이다.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중요하다. 인생사가 좋은 길만 있는 건 아니지 않나. 시행착오는 겪기 마련이다.
10. 최근 열린 ‘언론시사회’에서 극 중 부부로 호흡을 맞춘 배우 김소진이 촬영 비화를 전하다가 눈물을 쏟았다. 놀라지 않았나?
송강호: 오래 전에 한국예술종합학교에 특강을 나간 적이 있다. 나는 몰랐는데 그때 학생이었단다. 기념사진도 찍었다고 하더라. 연극 무대에서는 유명했지만 영화를 처음 시작하는 친구라 늘 긴장을 했다. 항상 조심스럽게 임했다. 촬영 때를 생각하니 감정이 복받쳤나 보다. 그렇게 울 줄 몰랐다.
10. 우 감독과 처음 작업했는데 어땠나?
송강호: 우 감독이 특별한 건 ‘간결함’이다. 이야기를 끌고 가는 방식이나 편집이 굉장히 간결하다. 그게 마음에 들었다. 그러면서도 캐릭터와 대사는 힘이 넘친다. 섬세하기도 하지만 시원시원한 면도 있는 사람이다.
송강호: 관객들은 저마다 다른 기준이 있고, 다른 생각을 한다. 배우는 자신이 얼마나 솔직하고, 맡은 배역에 그 느낌이 얼마나 투영됐는가가 중요하다. 진심이 확인될 때 좋은 연기를 했다고 생각한다.
10. 다양한 인물을 연기했지만, 새롭게 도전하고 싶은 캐릭터가 있나?
송강호: 배우가 선택할 수는 없다. 선택을 받는 처지다. ‘이번에 1970년대를 해봤으니, 다음에는 미래 사회의 내 비전에 관해 얘기해볼까’라고 생각한다고 해서 할 수 있는 건 아니지 않나.(웃음)
10. ‘마약왕’에서 이두삼은 마약에 자극을 받았다. 일상에서 무언가에 자극을 받은 적이 있나?
송강호: 작품에서 자극을 받는다. 새로운 작품을 만났을 때 감독이 요구하는 인물, 분위기가 과연 내 생각과 얼마나 괴리감이 있을까, 있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 연구한다. 그렇게 접근할 때 자극을 받는다.
10. 연기를 안 할 땐 주로 뭘 하나?
송강호: 가만히 있는다. 운동도 전문적으로 관리를 받거나 그러진 않는다. 열정적으로 하지 않고 적당히 한다. 가만히 있을 때가 많다. 하하.
10. 배우 이외에 다른 꿈을 꾼 적이 있나?
송강호: 아주 어렸을 때는 꿈이 많았다. 권투선수나 경찰관이 되고 싶었다. 배우의 삶을 시작하면서부터 다른 꿈은 꾸지 않았다.
10. 지금까지 인생에서 위기의 순간이 있었다면?
송강호: 위기라면 위기일 수도 있겠다. 연극을 할 때 배우의 길을 계속 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두어 번 했다. 힘들고 고통스러워서 다른 길을 가야 하나 고민했다.
10. ‘마약왕’의 엔딩이 인상적이다. 이두삼의 표정은 무엇을 말하고 있는 건가?
송강호: 표면적으로는 마약이 사회악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마약이라는 세계가 독버섯처럼 없어졌다가 살아난다는 것을 엔딩에 녹였다.
10. 연말 극장가 대전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윙키즈’ ‘아쿠아맨’ 등의 작품들도 만만치 않다.
송강호: 연말 대진표를 보니 다양해서 좋았다. 관객들이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다. 여러 영화를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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