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고 상사에게도 기죽지 않는 고아라와 차가울 정도로 침착한 김명수가 법원에서 다시 만났다. 같은 고등학교를 다닌 두 사람은 서울중앙지법 민사 제44부 판사로 재회했다. 성격이 달라도 너무 다른 두 사람이 앞으로 어떤 재판을 보여줄지, 또 어떤 관계로 발전할지 기대를 높였다. 지난 21일 베일을 벗은 JTBC 월화드라마 ‘미스 함무라비'(극본 문유석, 연출 곽정환)의 이야기다.
‘미스 함무라비’는 현직 문유석 판사가 집필한 드라마로 방송 전부터 이목을 끌었다. 문 판사가 쓴 동명 소설(2016)을 원작으로 하며 서로 다른 세 명의 판사를 중심으로 흘러간다. 초임 판사 박차오름(고아라)과 원칙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판사 임바른(김명수), 세상의 무게를 아는 현실적인 부장 판사 한세상(성동일)이 주인공이다. 최근 쏟아지고 있는 다른 법정 드라마와 다른 점은 규모가 큰 사건·사고, 혹은 정치적인 구성이 없다는 것이다. 민사 소송을 다루는 판사들이 사는 이야기가 핵심이다.
첫 회에서도 여느 법정 드라마와 다르다는 걸 보여줬다. 성격이 전혀 다른 판사들의 모습을 중점적으로 다뤘다. 차오름의 법원 입성 과정과 억울한 사람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려는 따뜻한 면을 비췄다. 또 그런 그와 부딪치며 재판은 그저 남의 일이라고 여기는 바른과 연륜이 느껴지는 세상까지, 앞으로 일어날 사건을 예고하는 비장한 느낌이 아니라 각기 다른 가치관을 갖고 살아가는 판사들의 얼굴에 집중했다. 특히 차오름과 바른이 첫 회의 분위기를 이끌었다.
바른은 원하지 않는 맞선 자리를 옮겨다니며 조금의 흔들림도 없이 꼿꼿한 자세를 유지했다. 무언가를 숨기고 사는 사람처럼 크게 웃지도, 그렇다고 찡그리지도 않았다. 그런 그의 앞에 지하철에서 발견한 치한을 잡기 위해 몸을 던지는 차오름이 나타났다.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 만난 두 사람의 모습 뒤로 회상 장면이 흘렀다. 두 사람은 고교시절을 같이 보냈다. 특히 바른이 차오름을 좋아하는 것처럼 보여, 궁금증을 더했다.
우연히 만난 것도 모자라 각각 민사 제44부 우배석판사와 좌배석판사로 호흡을 맞추게 된 바른과 차오름. 두 사람은 법원을 둘러보며 이야기를 나눴다. 오고 가는 대화를 통해 이들이 얼마나 다른 생각을 지닌 판사인지 알 수 있게 했다. 이는 법원 앞에서 아들 죽음의 진실을 알려달라고 호소하는 할머니를 통해 여실히 드러났다. 바른은 할머니에게 “판결에 불만이 있다면 제대로 이의 제기를 해야 한다”고 했고, 차오름은 진심으로 눈물을 흘리며 할머니의 말에 공감했다. 하지만 방식이 다를 뿐, 할머니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려고 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바른과 차오름의 과거가 여러 차례 흘렀는데, 두 사람이 갖고 있는 상처가 앞으로 법정에서 어떻게 나타날지 궁금하게 만들었다.
고아라는 시종 명랑하고 활발한 모습을 보여줬다. ‘여자’를 운운하는 세상의 말을 듣고 짧은 치마를 입고 출근했다가, 다시 눈만 빼고 온몸을 가린 채 “이 정도면 조신하냐”며 그를 당황하게 했다. 위험한 상황에 놓인 이들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타인의 일에 같이 눈물을 흘리는 따뜻한 인물을 밝고 빠른 호흡으로 보여줬다.
반면 김명수는 표정의 변화 없이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는 바른을 표현했다. 세상의 일에 관심 없는 듯한 눈빛과 말투로 ‘미스 함무라비’의 첫 회를 책임졌다. 그룹 인피니트로 연예계에 데뷔해 크고 작은 역할로 꾸준히 연기를 한 그는 전작과는 사뭇 다른 모습으로 시선을 끌었다. 비교적 발음과 발성이 안정됐고, 튀지 않게 극에 녹아들었다. 극중 바른 뿐만 아니라 김명수의 성장도 기대를 모은다.
등장인물과 배경 등을 소개하며 첫 회를 구성한 ‘미스 함무라비’는 사건보다 사람에 집중했다. 2회 예고 역시 마찬가지였다. 다른 세상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옆에서 일어나는 사건과 사고, 이를 다루는 판사들의 애환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울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미스 함무라비’는 현직 문유석 판사가 집필한 드라마로 방송 전부터 이목을 끌었다. 문 판사가 쓴 동명 소설(2016)을 원작으로 하며 서로 다른 세 명의 판사를 중심으로 흘러간다. 초임 판사 박차오름(고아라)과 원칙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판사 임바른(김명수), 세상의 무게를 아는 현실적인 부장 판사 한세상(성동일)이 주인공이다. 최근 쏟아지고 있는 다른 법정 드라마와 다른 점은 규모가 큰 사건·사고, 혹은 정치적인 구성이 없다는 것이다. 민사 소송을 다루는 판사들이 사는 이야기가 핵심이다.
첫 회에서도 여느 법정 드라마와 다르다는 걸 보여줬다. 성격이 전혀 다른 판사들의 모습을 중점적으로 다뤘다. 차오름의 법원 입성 과정과 억울한 사람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려는 따뜻한 면을 비췄다. 또 그런 그와 부딪치며 재판은 그저 남의 일이라고 여기는 바른과 연륜이 느껴지는 세상까지, 앞으로 일어날 사건을 예고하는 비장한 느낌이 아니라 각기 다른 가치관을 갖고 살아가는 판사들의 얼굴에 집중했다. 특히 차오름과 바른이 첫 회의 분위기를 이끌었다.
바른은 원하지 않는 맞선 자리를 옮겨다니며 조금의 흔들림도 없이 꼿꼿한 자세를 유지했다. 무언가를 숨기고 사는 사람처럼 크게 웃지도, 그렇다고 찡그리지도 않았다. 그런 그의 앞에 지하철에서 발견한 치한을 잡기 위해 몸을 던지는 차오름이 나타났다.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 만난 두 사람의 모습 뒤로 회상 장면이 흘렀다. 두 사람은 고교시절을 같이 보냈다. 특히 바른이 차오름을 좋아하는 것처럼 보여, 궁금증을 더했다.
우연히 만난 것도 모자라 각각 민사 제44부 우배석판사와 좌배석판사로 호흡을 맞추게 된 바른과 차오름. 두 사람은 법원을 둘러보며 이야기를 나눴다. 오고 가는 대화를 통해 이들이 얼마나 다른 생각을 지닌 판사인지 알 수 있게 했다. 이는 법원 앞에서 아들 죽음의 진실을 알려달라고 호소하는 할머니를 통해 여실히 드러났다. 바른은 할머니에게 “판결에 불만이 있다면 제대로 이의 제기를 해야 한다”고 했고, 차오름은 진심으로 눈물을 흘리며 할머니의 말에 공감했다. 하지만 방식이 다를 뿐, 할머니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려고 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바른과 차오름의 과거가 여러 차례 흘렀는데, 두 사람이 갖고 있는 상처가 앞으로 법정에서 어떻게 나타날지 궁금하게 만들었다.
고아라는 시종 명랑하고 활발한 모습을 보여줬다. ‘여자’를 운운하는 세상의 말을 듣고 짧은 치마를 입고 출근했다가, 다시 눈만 빼고 온몸을 가린 채 “이 정도면 조신하냐”며 그를 당황하게 했다. 위험한 상황에 놓인 이들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타인의 일에 같이 눈물을 흘리는 따뜻한 인물을 밝고 빠른 호흡으로 보여줬다.
반면 김명수는 표정의 변화 없이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는 바른을 표현했다. 세상의 일에 관심 없는 듯한 눈빛과 말투로 ‘미스 함무라비’의 첫 회를 책임졌다. 그룹 인피니트로 연예계에 데뷔해 크고 작은 역할로 꾸준히 연기를 한 그는 전작과는 사뭇 다른 모습으로 시선을 끌었다. 비교적 발음과 발성이 안정됐고, 튀지 않게 극에 녹아들었다. 극중 바른 뿐만 아니라 김명수의 성장도 기대를 모은다.
등장인물과 배경 등을 소개하며 첫 회를 구성한 ‘미스 함무라비’는 사건보다 사람에 집중했다. 2회 예고 역시 마찬가지였다. 다른 세상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옆에서 일어나는 사건과 사고, 이를 다루는 판사들의 애환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울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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