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N 주말드라마 ‘블랙’의 송승헌이 사람같은 사(死)자로 거듭나고 있다.
‘블랙’(극본 최란, 연출 김홍선 고재현)에서 블랙(송승헌)은 천계의 규칙을 어긴 채 사람을 구하고 인간의 감정을 이해하며 위로하는 등 겉모습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인간적으로 변해가는 死(사)자다.
지난 12회에서는 아빠(김형민)를 죽인 왕영춘(우현)을 쫓던 강하람(고아라)이 다량의 혈액만 남긴 채 사라지자 깊은 절망에 빠졌다. 회를 거듭할수록 진짜 사람 냄새가 나는 블랙의 순간을 짚어봤다.
◆ 우울할 땐 쇼핑
지난 12회에서 첫사랑 김준은 한무강이 아닌 한무찬(이효제)이었고 이미 죽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안 하람은 블랙을 찾아와 사실을 확인한 뒤 상처 가득한 눈으로 돌아섰다.
“인간들은 심리적 불안 상태가 생기면 물욕으로 만사를 잊으려 한다”는 007(조재윤)의 말처럼 블랙은 하람의 눈빛을 잊으려 무강의 카드로 쇼핑을 했고 가장 좋아하는 내장탕까지 먹으며 “그 껌딱지, 귀찮기만 했어”라며 합리화했다. 스트레스를 받거나 우울한 일이 생기면 충동적으로 쇼핑을 하고 맛있는 음식으로 잊으려는 모습은 인간과 똑같았다.
◆ 직장 동료와 환상의 호흡
또 블랙은 인지지원반 팀원들과 함께하며 환상의 호흡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지난 10회 중 자신을 ‘우리 막둥이’라 칭하며 “울 막내 당한 만큼 갚아줘야지”라는 봉팀장(정석용), 오소태(이철민)의 말을 엿듣고는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그는 소태의 뺨을 귀엽다는 듯 살짝 꼬집더니 봉팀장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고마움을 은근히 표현하며 웃음을 자아냈다.
1팀의 수사 상황을 기웃대다 미친개(김원해)에게 어깨를 물리자 책상에 머리를 박으며 토라졌다는 것을 온몸으로 표현했고, 이를 본 팀원들은 피식 웃으며 10년은 함께한 듯한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줬다.
◆ 고아라를 향한 질투와 절망
지난 11회에서 엄마(김정영)에게 “(니가) 무서웠다”는 말을 듣고 슬픔에 빠진 하람. 어느새 애써 괜찮은 척하는 하람의 마음을 꿰뚫게 된 블랙은 “울고 싶으면 울어”라며 품을 내줬다. 하람이 죽은 이미소 사건에 협조하는 레오(김재영)의 손을 잡으며 “고맙다”고 하자 자신의 손을 불쑥 내밀며 “나도! 내가 다 알아냈잖아”라며 귀여운 질투까지 했다.
지난 12회에서 블랙은 아빠를 죽인 영춘이 살아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하람의 실종을 알고 절망에 빠졌다. “살아 있을 가능성은 없다”는 말에 절망감에 빠진 블랙이 어떻게 반격할지 향후 전개에 관심이 쏠린다.
최정민 인턴기자 mmm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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