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윤준필 기자]
슬리피: 미리 만들어뒀던 곡이다. 평소 해보고 싶었던 트랩을 해서 재미있었다. 그냥 곡을 만들고 발표하면 되는 건데 시선을 의식했다. 예능에서 보여줬던 모습과 상반되면 사람들이 ‘네가 뭔데 멋있는 척 하느냐’고 욕할 것 같았다. 실제로 언터쳐블 앨범을 낼 때도 대중적이지 않은 곡을 발표하면 왜 이제 와서 멋있는 척을 하려고 하느냐며 욕을 많이 먹었다. 자격지심이었다. 내 스스로 멋이 없다고 느꼈으니 음악도 멋이 없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하지만 ‘쇼미더머니’ 출연 덕분에 자신감을 많이 얻었다.
10. 데뷔 10년 차 래퍼가 서바이벌 프로그램인 ‘쇼미더머니’에 지원하려면 용기가 필요했을 것 같은데.
슬리피: ‘쇼미더머니’는 지금 10~20대에게 ‘무한도전’ 급의 강한 파급력을 가진 예능이다. 여기에 나간다면 음악에 도움이 될 거라고 확신했다. 다행히 ‘쇼미더머니’ 이후 날 래퍼로 봐주는 사람들이 늘어난 걸 느낀다.
10. 결승전 특별 무대에 섰다. 결승 진출자로 올라갔으면 더 좋았을 텐데.
슬리피: 물론 결승전까지 갔으면 좋았을 거다. 인생이 바뀌는 일이니까. 그보다는 음원 미션을 앞두고 탈락한 것이 아쉬웠다. 나중에 들었는데 다이나믹 듀오 형들이 나를 굉장히 좋게 봤다는 말을 들었다. 싸이퍼 미션만 통과했으면 팀원으로 뽑을 생각도 있었다고 하더라. 그럼 ‘N분의 1’이 내 거였는데! 그 얘기 듣고 며칠 동안 배가 아팠다.(웃음)
10. 실력을 보여주겠다고 나갔는데 1~2차 예선에서 떨어지면 본전도 못 찾는 거 아닌가?
슬리피: 그래도 2차 예선까진 통과할 실력이 있다고 믿었다. 그래서 오디션을 보러 가는 것이 아니라 예능을 찍으러 가는 거라고 마음을 편하게 먹었다.
10. ‘쇼미더머니’가 힙합의 대중화에 기여했다고 생각하나?
슬리피: 10년 전만 해도 힙합은 일부 마니아들의 문화였다. 랩을 빨리 하는 게 잘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사람들도 많았다. 그런데 ‘쇼미더머니’가 플로우가 뭔지, 라임이 뭔지 시청자들에게 알려줬다. 이제는 사람들이 빠르기는 중요한 것이 아니란 걸 안다.
10. 주변 래퍼들에게도 ‘쇼미더머니’ 출연을 권했나?
슬리피: 넉살도 처음에는 죽어도 안 나간다고 했다. 하지만 방법이 어찌 됐든 ‘쇼미더머니’에서 주목을 받으면 이름을 알리고 음악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빈지노처럼 알아서 뜨는 경우도 있지만 보통 쉬운 일이 아니다. 희박한 가능성을 좇는 것보다 확실한 기회를 잡는 것이 더 나을 수 있으니 꼭 ‘쇼미더머니’에 출연해보라고 했다.
10. ‘쇼미더머니’에 아직까지 출연한 적 없으나 추천할 만한 또 다른 래퍼는?
슬리피: 저스디스도 나갔으면 좋겠는데 본인이 ‘쇼미더머니’에 나가지 않겠다는 생각이 워낙 확고하다. 또 던밀스도 ‘쇼미더머니’에 출연했으면 하는 래퍼다. 랩도 잘하고 캐릭터도 독특하다. 그런데 ‘쇼미더머니’ 직전에 ‘프로듀스101’에 랩 선생님으로 출연해 이번 ‘쇼미더머니’에 출연하지 않은 것 같다.
10. ‘쇼미더머니’로 얻은 것은?
슬리피: 자신감이다. ‘쇼미더머니’를 하면서 처음으로 래퍼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 전에는 악플만 봤다. 대부분 내 곁에는 방송인들만 있었고, 그들이 내게 좋은 말을 해줘도 좀처럼 믿지 않았다. 스스로 편견을 갖고 작아졌던 거다. 그런데 ‘쇼미더머니’를 찍으면서 래퍼들이 “너 참 부럽다” “한 번도 슬리피가 랩을 못한다고 생각한 적 없다”고 말해주니 고마웠다. 어떻게 하면 랩을 잘 할 수 있을까, 더 연구하게 되니까 랩 실력도 많이 늘었고.
10. ‘쇼미더머니’ 출연을 위해 미리 준비한 것은?
슬리피: 특별히 기술적으로 준비한 건 없었고, 연초에 점을 봤다.(웃음) 두 군데를 갔는데 한 곳에서는 6월쯤 잘 될 거라고 했고, 다른 사람은 앞으로 3년 동안 잘 된다고 했다. 1·2차 예선에서 입고 나갈 옷까지 정해줬다.(웃음)
10. 이제는 래퍼 슬리피의 모습을 더 자주 볼 수 있을까?
슬리피: 이제부터 시작이다. 이번 앨범에 실린 트랙이 사실 3차 예선에서 했던 거다. 방송이 끝나자마자 결과물을 보여줘야 할 것 같아 조금 서둘렀다. 11월에 또 한 번 싱글을 발표할 계획이 있고, 내년에는 무조건 정규 앨범을 낼 생각이다.
10. 정규 앨범을 내려는 이유는?
슬리피: 그 전에 미니앨범을 많이 냈는데 대부분 타이틀곡만 몇 번 듣지 수록곡은 아무도 안 듣더라. 나 혼자 듣고 있었다.(웃음)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싶어서 한동안 디지털 싱글만 냈다. 그런데 이제 생각이 바뀌었다. 수록곡까지 듣고 싶도록 하는 뮤지션이 되려고 한다.
10. ‘쇼미더머니’는 확실히 슬리피에게 터닝포인트가 된 것 같다.
슬리피: 내가 언터쳐블을 하면서 사랑 랩을 했기 때문에 남들이 날 인정 안 한다고 생각했다. 다들 나를 싫어한다고 생각했다. 힙합을 정말 사랑하는 사람인데 말이다. 돌이켜보면 내가 자신감이 부족했던 거다. 이제부터는 슬리피의 진가를 보여줄 때라고 생각한다. 무대뿐만 아니라 라디오·예능 등 부르는 곳이 있다면 어디든지 가서 진짜 슬리피를 보여주겠다.
윤준필 기자 yoon@tenasia.co.kr
슬리피가 2015년 MBC ‘진짜 사나이’에 출연한 이유는 언터쳐블이란 힙합 듀오를, 슬리피 스스로를 알리고 싶은 마음에서였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사람들은 슬리피의 이름을 기억했다. 하지만 래퍼가 아니라 ‘예능인’으로 기억했다.10. ‘쇼미더머니’가 종영하자마자 신곡 ‘맘대로’를 발매했다. 곡 소개를 한다면?
슬리피가 지난 3월 Mnet ‘쇼미더머니6’에 참가 신청을 한 것은 자신이 래퍼임을 알리기 위해서였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사람들은 슬리피가 실력 있는 래퍼라는 걸, 예능에서 보여준 유쾌한 모습뿐만 아니라 래퍼의 스웨그(SWAG)가 있다는 걸 인정했다.
슬리피: 미리 만들어뒀던 곡이다. 평소 해보고 싶었던 트랩을 해서 재미있었다. 그냥 곡을 만들고 발표하면 되는 건데 시선을 의식했다. 예능에서 보여줬던 모습과 상반되면 사람들이 ‘네가 뭔데 멋있는 척 하느냐’고 욕할 것 같았다. 실제로 언터쳐블 앨범을 낼 때도 대중적이지 않은 곡을 발표하면 왜 이제 와서 멋있는 척을 하려고 하느냐며 욕을 많이 먹었다. 자격지심이었다. 내 스스로 멋이 없다고 느꼈으니 음악도 멋이 없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하지만 ‘쇼미더머니’ 출연 덕분에 자신감을 많이 얻었다.
10. 데뷔 10년 차 래퍼가 서바이벌 프로그램인 ‘쇼미더머니’에 지원하려면 용기가 필요했을 것 같은데.
슬리피: ‘쇼미더머니’는 지금 10~20대에게 ‘무한도전’ 급의 강한 파급력을 가진 예능이다. 여기에 나간다면 음악에 도움이 될 거라고 확신했다. 다행히 ‘쇼미더머니’ 이후 날 래퍼로 봐주는 사람들이 늘어난 걸 느낀다.
10. 결승전 특별 무대에 섰다. 결승 진출자로 올라갔으면 더 좋았을 텐데.
슬리피: 물론 결승전까지 갔으면 좋았을 거다. 인생이 바뀌는 일이니까. 그보다는 음원 미션을 앞두고 탈락한 것이 아쉬웠다. 나중에 들었는데 다이나믹 듀오 형들이 나를 굉장히 좋게 봤다는 말을 들었다. 싸이퍼 미션만 통과했으면 팀원으로 뽑을 생각도 있었다고 하더라. 그럼 ‘N분의 1’이 내 거였는데! 그 얘기 듣고 며칠 동안 배가 아팠다.(웃음)
10. 실력을 보여주겠다고 나갔는데 1~2차 예선에서 떨어지면 본전도 못 찾는 거 아닌가?
슬리피: 그래도 2차 예선까진 통과할 실력이 있다고 믿었다. 그래서 오디션을 보러 가는 것이 아니라 예능을 찍으러 가는 거라고 마음을 편하게 먹었다.
슬리피: 10년 전만 해도 힙합은 일부 마니아들의 문화였다. 랩을 빨리 하는 게 잘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사람들도 많았다. 그런데 ‘쇼미더머니’가 플로우가 뭔지, 라임이 뭔지 시청자들에게 알려줬다. 이제는 사람들이 빠르기는 중요한 것이 아니란 걸 안다.
10. 주변 래퍼들에게도 ‘쇼미더머니’ 출연을 권했나?
슬리피: 넉살도 처음에는 죽어도 안 나간다고 했다. 하지만 방법이 어찌 됐든 ‘쇼미더머니’에서 주목을 받으면 이름을 알리고 음악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빈지노처럼 알아서 뜨는 경우도 있지만 보통 쉬운 일이 아니다. 희박한 가능성을 좇는 것보다 확실한 기회를 잡는 것이 더 나을 수 있으니 꼭 ‘쇼미더머니’에 출연해보라고 했다.
10. ‘쇼미더머니’에 아직까지 출연한 적 없으나 추천할 만한 또 다른 래퍼는?
슬리피: 저스디스도 나갔으면 좋겠는데 본인이 ‘쇼미더머니’에 나가지 않겠다는 생각이 워낙 확고하다. 또 던밀스도 ‘쇼미더머니’에 출연했으면 하는 래퍼다. 랩도 잘하고 캐릭터도 독특하다. 그런데 ‘쇼미더머니’ 직전에 ‘프로듀스101’에 랩 선생님으로 출연해 이번 ‘쇼미더머니’에 출연하지 않은 것 같다.
10. ‘쇼미더머니’로 얻은 것은?
슬리피: 자신감이다. ‘쇼미더머니’를 하면서 처음으로 래퍼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 전에는 악플만 봤다. 대부분 내 곁에는 방송인들만 있었고, 그들이 내게 좋은 말을 해줘도 좀처럼 믿지 않았다. 스스로 편견을 갖고 작아졌던 거다. 그런데 ‘쇼미더머니’를 찍으면서 래퍼들이 “너 참 부럽다” “한 번도 슬리피가 랩을 못한다고 생각한 적 없다”고 말해주니 고마웠다. 어떻게 하면 랩을 잘 할 수 있을까, 더 연구하게 되니까 랩 실력도 많이 늘었고.
10. ‘쇼미더머니’ 출연을 위해 미리 준비한 것은?
슬리피: 특별히 기술적으로 준비한 건 없었고, 연초에 점을 봤다.(웃음) 두 군데를 갔는데 한 곳에서는 6월쯤 잘 될 거라고 했고, 다른 사람은 앞으로 3년 동안 잘 된다고 했다. 1·2차 예선에서 입고 나갈 옷까지 정해줬다.(웃음)
슬리피: 이제부터 시작이다. 이번 앨범에 실린 트랙이 사실 3차 예선에서 했던 거다. 방송이 끝나자마자 결과물을 보여줘야 할 것 같아 조금 서둘렀다. 11월에 또 한 번 싱글을 발표할 계획이 있고, 내년에는 무조건 정규 앨범을 낼 생각이다.
10. 정규 앨범을 내려는 이유는?
슬리피: 그 전에 미니앨범을 많이 냈는데 대부분 타이틀곡만 몇 번 듣지 수록곡은 아무도 안 듣더라. 나 혼자 듣고 있었다.(웃음)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싶어서 한동안 디지털 싱글만 냈다. 그런데 이제 생각이 바뀌었다. 수록곡까지 듣고 싶도록 하는 뮤지션이 되려고 한다.
10. ‘쇼미더머니’는 확실히 슬리피에게 터닝포인트가 된 것 같다.
슬리피: 내가 언터쳐블을 하면서 사랑 랩을 했기 때문에 남들이 날 인정 안 한다고 생각했다. 다들 나를 싫어한다고 생각했다. 힙합을 정말 사랑하는 사람인데 말이다. 돌이켜보면 내가 자신감이 부족했던 거다. 이제부터는 슬리피의 진가를 보여줄 때라고 생각한다. 무대뿐만 아니라 라디오·예능 등 부르는 곳이 있다면 어디든지 가서 진짜 슬리피를 보여주겠다.
윤준필 기자 yoo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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