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현지민 기자]
‘추리의 여왕’ 권상우 / 사진제공=추리의여왕문전사, 에이스토리
‘추리의 여왕’ 권상우 / 사진제공=추리의여왕문전사, 에이스토리
“사랑은 돌아오는 거야”라며 부메랑을 던졌던 배우 권상우에게 전성기가 돌아왔다. 명불허전 카리스마는 물론 능청스러운 매력까지, 입체감 넘치는 캐릭터를 완성했다.

권상우는 지난 25일 종영한 KBS2 수목드라마 ‘추리의 여왕’(극본 이성민, 연출 김진우 유영은)에서 직감과 본능으로 승부하는 통칭 마약 탐지견 하완승 역으로 열연했다. 단순히 형사라고 하기엔 꽤나 입체적인 인물이었다. 첫 사랑을 잃은 아픔도 있고, 아버지가 대표로 있는 로펌 하앤정을 등지고 정의를 위해 뛰었다. 경찰대 수석 입학이라곤 믿기지 않을 정도로 허당 매력까지 갖췄다.

방송 전부터 권상우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다. 2014년 SBS ‘유혹’ 이후 약 3년 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하는 상황인 데다가, 코믹한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되며 기대감이 높아진 것. 권상우는 그간 다수의 작품을 통해 보여줬던 처절한 이미지를 벗어 던지고 색다른 매력을 보여줄 거라는 각오를 다졌다.

극 중 하완승은 17년 전 사라진 첫사랑 서현수 사건의 배후를 찾기 위해 열을 올렸다. 때문에 장도장(양익준)의 일이라면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들었다. 강렬한 액션은 기본이고 맨몸으로 칼부림을 막아내기도 했다. 다른 한편으론 허세 형사였다. 추리는 미숙하면서도 “뭔가 냄새가 나~”라며 능청을 떨어 유설옥(최강희)으로부터 ‘돌팅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사건 외엔 한없이 가벼웠다. 특히 유설옥과 사사건건 부딪히며 ‘앙숙 케미’를 뽐냈다. “내가 귀하게 자라서” “나한테 반하지 마라”라며 뻔뻔하게 자기애를 과시하는 모습은 귀엽기까지 했다.

극명한 온도차는 ‘추리의 여왕’에서 권상우가 보여준 강점이었다. 특히 최종회에서 권상우는 17년 동안 찾았던 첫사랑의 유골을 보며 큰 소리도 내지 못하고 눈물만 뚝뚝 흘리는 연기로 울림을 선사했다.

권상우는 한 회에도 수십 번 분위기가 바뀌는 극 안에서 다채로운 감정 변화를 겪는 캐릭터를 이질감 없이 소화했다. 한 없이 가벼운 모습부터 처절할 만큼 애잔한 상황까지 깊은 눈빛으로 표현해냈다. 깜짝 노래실력을 뽐내 화제의 장면을 만들어냈고, 이렇다 할 로맨스는 없었지만 “아줌마!”라고 외치는 모습으로도 설렘을 유발하는 마력을 뽐냈다.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 드라마 ‘대물’ ‘야왕’ 등의 흥행으로 힘이 들어간 강렬한 이미지로 인식됐던 권상우는 2% 부족해서 친근한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대중들과의 벽을 좁힌 권상우의 전성기는 다시 시작됐다. 그가 만들어나갈 숱한 캐릭터는 얼마나 매력적일까.

현지민 기자 hhyun418@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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