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현지민 기자]
KBS2 ‘개그콘서트’ 개그맨들 / 사진제공=KBS
KBS2 ‘개그콘서트’ 개그맨들 / 사진제공=KBS
강산도 바뀐다는 세월이다. 19년을 한 자리에 서서 대한민국을 웃긴 ‘개그콘서트’가 새로운 시작을 앞두고 있다.

10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KBS 별관 공개홀에서는 KBS2 ‘개그콘서트’ 900회 특집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연출을 맡고 있는 이정규 PD를 비롯, 김준호·김대희·손별이·박진호·서태훈·이상훈·이수지·오나미·유민상이 참석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개그콘서트’의 과거·현재·미래를 대표하는 개그맨들이 총출동한 만큼, 자기소개부터 유쾌했다. SBS 공채 5기였다가 KBS 공채 14기가 된 김준호와 “진정한 공채 14기”라는 김대희의 신경전이 이어졌다. 1회부터 시작한 김준호를 파일럿부터 시작한 김대희가 나무라는 식이었다. 26기 개그맨들 역시 선배들의 입담을 이어받았다. 서태훈은 “SBS ‘웃찾사’에서 방황하다 MBC 신생 개그 프로그램에 갔다가 KBS로 왔다”고 인사했고 이상훈은 “나는 정통 26기”라며 티격태격했다.

유쾌한 이들은 ‘개그’ 앞에서 진중했다. 이들은 처음 무대에 올랐던 때를 회상하며 행복해했다. 김준호는 “‘사바나의 아침’에 내가 어리바리라는 캐릭터로 출연했었다. 아무도 모를 거다. 계속 개그를 짜고 어느 순간 내 이름을 알리기 시작하면서 개그에 대한 진정한 재미를 알게 됐다”고 회상했다. 그는 “100개 넘는 코너를 했다. 알려진 건 20개 정도다. 알려지지 않은 수많은 코너들을 위해 주야장천 달려왔다”고 덧붙였다.

이수지는 “방청객으로서 ‘개그콘서트’ 무대에 오른 적이 있다. 막내로 합류한 이후에는 대사 한 마디가 없어도 녹화 이후 무대에 나와 관객들을 향해 인사하는 것만으로도 눈물이 났다. 선배들이 꾸려온 무대에 설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감사하다”고 말했다.

‘개그콘서트’를 포함해 현재 방송되고 있는 코미디 프로그램은 총 3개다. SBS ‘웃찾사’와 tvN ‘코미디 빅리그’다. 경쟁이 될 법도 했지만 개그맨들은 모든 프로그램이 성장해야 한다고 힘을 줘 말했다. 김대희는 “과거보다 훨씬 많은 방송사가 생겼음에도 코미디 프로그램이 달랑 세 개다. 모두 사라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있다. 공개 코미디뿐 아니라 비공개 코미디 등 다양한 장르가 있었으면 한다. 그래야 대한민국이 더 웃을 수 있지 않을까”라고 설명했다.

‘개그콘서트’는 최근 몇 년 간 이렇다 할 활약이 없었다. 이정규 PD는 “순조롭지 않은 건 사실이다. ‘미우새’와 ‘K팝스타6’라는 훌륭한 적수를 만나 프로그램이 힘들다”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그는 최근 ‘개그콘서트’의 침체에 대해서도 “눈에 띄는 캐릭터가 많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대본이나 콩트에 집중을 하다 보니 시청자들이 재미있게 볼 캐릭터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안주하진 않았다. 다수의 정치 풍자 개그로 붐업을 했고, 신인 개그맨들이 무대에 오르며 신선한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에 힘입어 더 큰 변화를 꾀한다. 이 PD는 “김준호와 김대희가 6월 안으로 컴백을 하려고 한다. 또 이번 900회 특집을 3주 동안 진행하며 절반 이상 새로운 프로그램을 선보일 거다”라며 변화의 방향에 대해 설명했다.

이 PD는 “굳건히 남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900회 특집을 지나 선보이게 될 901회에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다.

‘개그콘서트’ 900회 특집은 오는 14일부터 3주간 방송되며 유재석을 비롯한 레전드 개그맨들, ‘1박2일’ 팀, 트와이스, 남궁민 등이 무대에 올라 재미를 더할 예정이다. 매주 일요일 오후 9시 15분 방송.

KBS2 ‘개그콘서트’ 개그맨들 / 사진제공=KBS
KBS2 ‘개그콘서트’ 개그맨들 / 사진제공=KBS
현지민 기자 hhyun418@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