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조현주·현지민 기자]
‘루시드 드림’과 ‘싱글라이더’ 포스터 / 사진=NEW, 워너브러더스 제공
‘루시드 드림’과 ‘싱글라이더’ 포스터 / 사진=NEW, 워너브러더스 제공
두 편의 색다른 소재의 영화가 개봉했다. SF 스릴러 ‘루시드 드림’(감독 김준성)과 감성드라마 ‘싱글라이더’(감독 이주영)가 그 것이다. 무엇보다 두 작품을 이끄는 수장인 김준성 감독과 이주영 감독은 이번 작품이 첫 장편 연출작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많지 않은 경험에도 톱스타들을 자신의 작품에 참여할 수 있게 한 원동력은 뚝심과 시나리오의 힘이었다. 김준성과 감독과 이주영 감독은 향후 한국영화를 이끌어갈 신성으로 대중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 “대범함 느껴져” 김준성 감독의 도전정신

SF 스릴러 장르에서 그에게 주어진 예산은 59억이었다. 2015년 6월 크랭크업 이후 1년 반이라는 담금질의 시간이 필요했던 이유이기도 했다. 김준성 감독은 꾸준한 단편 영화 작업으로 국내 각종 유수의 영화제에서 수상을 하며 이름을 알렸다. 그가 선보인 ‘루시드 드림’은 꿈을 통해 범인의 단서를 추적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다. 앞서 크리스토퍼 놀런이 ‘인셉션’(2010)을 통해 자각몽을 선보인 적은 있으나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선보이는 소재다.

감독을 꿈꿔왔던 김준성 감독은 대학교를 다닐 때 CJ엔터테인먼트의 기획팀에서 하루에 5~6편씩 시나리오를 읽고 요약하는 일을 했다. 그렇게 좋은 시나리오를 많이 봐온 그는 강용석 감독의 연출부에서 일을 하면서 영화 작업에 대한 꿈을 키웠고 첫 상업 영화인 ‘루시드 드림’까지 선보이게 됐다.

김준성 감독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김준성 감독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김준성 감독은 “젊은 감독으로서 도전하는 것이 맞다”며 “새로운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다. 보편적인 감성으로 풀어가지만 한국에서는 나오지 않았던 영화를 해보고 싶었다”며 신인 감독 다운 패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신인감독이지만 배우들을 이끄는 능력 역시 탁월했다. 고수·강혜정은 입어 모아 “현장에서 감독님은 대범하게 느껴졌다. 갈팡질팡하지 않고 확고한 믿음과 목표로 현장에서 뚝심 있게 중심을 잘 지키며 촬영을 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한국에 볼 수 없었던 색다른 소재를 이끈 김준성 감독의 뚝심은 극 중 아이를 잃었지만 살아있을 거라는 믿음으로 내달리는 대호(고수)와 꽤나 비슷했다. 아직 시나리오 각색 단계지만 그의 차기작으로 ‘서울’(가제)에 하정우가 긍정적으로 검토한다는 사실도 알려졌다. 1988년 88서울 올림픽 개최 과정을 다룬 작품으로 하정우가 초고를 인상적으로 읽었다는 후문. 젊은 패기와 뚝심으로 뭉친 김준성 감독이 한국 영화계에 어떤 족적을 남길지 벌써부터 관심이 짙다.

◆ “시나리오의 힘” 이주영 감독이 선사할 반전

이주영 감독은 ‘싱글라이더’를 통해 첫 상업영화에 데뷔했다. 그가 연출한 ‘싱글라이더’는 증권회사 지점장으로서 안정된 삶을 살아가던 한 가장이 부실 채권사건 이후 가족을 찾아 호주로 사라지면서 충격적인 진실이 밝혀지는 이야기를 그린 감성 드라마다.

수년간 광고 감독으로 활동했던 그는 대학원에서 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장편영화 개발 연구를 하게 됐고, 이창동 감독과 만나 영화에 대해 얘기했다. 영화에 대한 생각과 기준을 바꿔가며 탄생한 것이 ‘싱글라이더’인 것. 이주영 감독은 제작발표회에서 “이창독 감독님이 8개월 내내 내 이야기가 재미없다고 하더라. 그래서 이 작품을 만들게 됐다. 지금은 응원해준다”라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이주영 감독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이주영 감독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영화 공개 전부터 출연 배우들의 시나리오 사랑이 이주영 감독의 능력을 기대케 했다. 이병헌·공효진·안소희는 입을 모아 “시나리오를 읽고 멍해졌다. 시나리오의 힘이 컸다”고 칭찬한 바 있다. 특히 이병헌은 “내가 기다리던 작품이다. 정서가 너무 좋아서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다시 들어와도 촬영할 작품”이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이주영 감독은 언론시사회 이후 연출에 관한 질문에 “첫 영화라 내 연출이 어떤지 판단할 수가 없다. 그저 인물과 인물의 마음이 시간 때문에 맞지 않는 안타까움을 그려내고 싶었다”고 고백했다. 그럼에도 ‘싱글라이더’에는 한국과 호주의 극명한 연출대비가 볼거리를 선사한다. 공간을 넘나들며 달라지는 인물들의 감정선이 극의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무엇보다 섬세한 전개와 충격적 반전의 조화는 이주영 감독의 그려나갈 수많은 이야기들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높이는 지점이다.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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