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손예지 기자]
MBC ‘역도요정 김복주’ 남주혁 스틸컷 / 사진제공=초록뱀미디어
MBC ‘역도요정 김복주’ 남주혁 스틸컷 / 사진제공=초록뱀미디어
남주혁 자체로 사랑받는 배우가 됐다. MBC ‘역도요정 김복주’의 정재형이 그 시작점에 있다.

‘역도요정 김복주’가 지난 11일 종영했다. 총 16부작이 진행되는 동안, 남주혁은 정재형을 통해 향기를 입었다. 남주혁이 연기한 정재형은 극 중 수영선수로, 어린 시절 트라우마 때문에 종종 스타트 실수를 범하곤 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마음 한 편에 외로움을 쉽게 지우지 못한 인물. ‘수영선수’라는 상징 뒤에 숨은 사연이 상당히 입체적인 캐릭터였다.

남주혁은 모델 시절부터 이른바 ‘남친짤(남자친구처럼 보이는 사진)’로 유명세를 탔다. SNS에 공개하는 셀카마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재 업로드되며 여성 누리꾼들의 남자친구로 떠오르며 인기 몰이한 것.

그 때문이었을까? 지난 2014년 tvN ‘잉여공주’로 연기 데뷔한 이래, KBS2 ‘후아유-학교 2015’, tvN ‘치즈인더트랩’ 등을 거쳤으나, 연하남 혹은 순정만화 주인공과 같은 캐릭터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때문에 매 작품마다 비슷한 연기를 반복한다는 혹평도 들어야 했다.

MBC ‘역도요정 김복주’ 남주혁 스틸컷 / 사진제공=초록뱀 미디어
MBC ‘역도요정 김복주’ 남주혁 스틸컷 / 사진제공=초록뱀 미디어
그러나 ‘역도요정 김복주’ 속 남주혁은 달랐다. 정준형에 오로지 몰입한 모습이었다. 실제 농구선수 출신인 남주혁은 그 경력을 십분 발휘해 수영선수 정준형을 소화했다. 운동선수로서 가지는 심적 부담감과 스트레스를 자연스럽게 표현했다. 특히 십수년 만에 나타난 친 엄마 앞에서 눈물을 쏟는 장면은 남주혁이 정준형의 감정을 100% 이해하고 있음을 나타냈다.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 주연으로서의 역할도 훌륭히 소화했다. 남주혁은 과거 앙숙이었던 김복주를 ‘뚱’이라 부르며 놀리는 정준형의 모습을 밉지 않게 그렸다. 앞에서는 모질게 굴고 뒤에서 잘해주는 이른바, ‘츤데레’ 캐릭터가 남주혁에게 제격인 듯 보였다. 실제 ‘역도요정 김복주’ 방영 내내 각종 SNS에는 남주혁의 말투, 행동, 표정 하나하나가 설렘을 자아낸다는 글들이 줄을 지었다.

‘역도요정 김복주’ 마지막 회에서 정준형은 마침내 태릉선수촌에 입성하게 됐다. 자랑스러운 국가대표가 되어 한얼체대를 졸업했다. 남주혁 역시 정준형을 통해 지난해 ‘2016 MBC 연기대상’ 신인상을 수상했다. 작품을 이끄는 주인공으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하고 작품을 마치게 된 것. 이제 사진 속 남주혁이 아닌, 배우 남주혁으로 사랑받아 마땅하다.

손예지 기자 yeji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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