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현지민 기자]
KBS2 ‘공항 가는 길’ 포스터 / 사진제공=스튜디오 드래곤
KBS2 ‘공항 가는 길’ 포스터 / 사진제공=스튜디오 드래곤
감각적인 연출과 몰입도를 높이는 배경음악, 여기에 배우들의 열연이 더해졌다. ‘공항 가는 길’이 방송 전의 우려를 씻어낸 한 주를 보냈다.

지난 21일 KBS2 ‘공항 가는 길’(극본 이숙연, 연출 김철규)이 첫 선을 보였다. 기대보다는 우려가 많았다. 각자 배우자가 있는 두 남녀가 서로 위로를 한다는 설정은 불륜을 미화시키는 듯 보였기 때문. 앞서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김철규PD는 “불륜이냐 아니냐를 따지는 것은 의미가 없다. 애매하게 그릴 것”이라는 애매모호한 답변을 남겼고 이는 더 큰 걱정을 유발했다.

뚜껑이 열린 ‘공항 가는 길’에 불륜은 없었다. 자식을 향한 애틋한 마음을 드러내는 부모만이 존재했다. 최수아(김하늘)는 남편 박진석(신성록)의 요구로 딸 박효은(김환희)를 국제학교에 보내게 됐고, 스스로를 자책하며 마음 아파했다. 자신의 안위만 걱정하는 남편과는 공감할 수 없던 최수아를 위로한 것은 서도우(이상윤)였다. 서도우 역시 딸을 해외에 보낸 아빠.

MBC ‘쇼핑왕 루이’와 동시 출격한 ‘공항 가는 길’ 첫 회는 시청률 7.4%를 기록, 5.6%의 ‘쇼핑왕 루이’를 따돌렸다. 지난 22일에 방송된 2회에서는 소폭 상승한 7.5%를 기록하며 수목극 대전 2위에 안착했다.

단 2회가 전파를 탄 상황이지만, 최수아와 서도우의 만남은 시종일관 청아하고 따뜻했다. 처음 전화통화로 인사를 나누게 된 두 사람은 자식에 대한 공감대로 서로를 위로했다. 이후 서도우의 딸이 사고로 세상을 떠난 뒤, 둘은 더욱 친밀해지는 모습을 보였다. 서로에 대한 선을 지키면서도 왠지 모를 편안함이 감돌았다. 최수아는 딸 문제로 남편과 끊임없이 갈등했고, 서도우 역시 딸 때문에 아내 김혜원(장희진)과 벽이 생긴 상황에서 서로를 공동체로 느낀 듯 보였다.

특히 2회 방송분에서 최수아와 서도우는 죽은 딸의 유골과 함께 한강에 떠오르는 아침 해를 보게 됐다. 서도우는 서울을 그리워하던 딸을 떠올렸고, 최수아는 그의 옆에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돼줬다.

무엇보다 극은 감각적인 연출이 돋보였다. 사람들이 만나고 헤어지는 장소인 공항을 배경으로 인물들은 다양한 감정을 경험했다. 최수아는 딸과 공항에서 헤어졌고, 서도우와 최수아는 공항에서 마주쳤다. 서도우의 딸 애니(박서연)의 사고가 일어난 것도 공항이었다. 특히 애니가 공항에서 뛰어나가 사고를 당하는 모습이 흑백으로 처리되는 과정에서는 공항의 이중적 의미가 배가됐다.

스피드하고 유쾌한 분위기가 이어지다가도 갑작스럽게 보는 이들의 마음을 먹먹케 하는 상황이 그려졌다. 게다가 비밀을 숨긴 듯한 김혜원의 모습이 등장하는 장면은 일순간 손에 땀을 쥐게 했다. 시시각각 달라지는 분위기와 함께 전환되는 배경음악 역시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3회 예고 영상에는 조금 더 가까워지는 위험한 관계 최수아와 서도우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들이 단순한 멜로가 아니라 공감대를 가진 부모로서 서로를 위안하는 ‘애매한 관계’가 될지 지켜봐야할 것이다.

현지민 기자 hhyun418@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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