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계약 이서진
‘결혼계약’ 이서진-유이가 서로를 사랑하지만 같은 곳을 바라볼 수 없는 운명에 부딪혀 절망했다.
9일 방송된 MBC 주말드라마 ‘결혼계약'(극본 정유경, 연출 김진민)에서는 이혼을 결심하고 힘들어하는 한지훈(이서진)과 강혜수(유이)의 모습이 그려졌다.
뇌종양 시한부 판정을 받고 한지훈에게서 멀어지기로 결심한 강혜수는 마음에도 없는 말로 한지훈을 밀어낸다. 한지훈이 준비한 프러포즈도 거절한 강혜수는 “단 한 번도 본부장님을 남자로 느낀 적 없다”는 거짓말로 한지훈을 상처입힌다. 그래야 그가 자신을 잊을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 이별을 받아들일 수 없는 한지훈은 “내가 그쪽에 정말 아무 것도 아니었느냐. 내가 실수와 진심도 구분 못하는 그런 인간으로 보이냐”라고 말하고, 강혜수는 “촌스럽게 왜 그런 거에 자꾸 연연하시냐. 키스 처음 해보시냐”고 차갑게 반응한다. 그러나 강혜수의 마음은 지옥이다. 이미 그에게 빠졌기에, 한지훈을 애써 밀어내는 그의 마음 역시 편할 리 없다.
결국 한지훈은 강혜수를 향한 마음을 접기로 결심한다. 이런 가운데 강혜수에게 드리운 죽음의 그림자는 점점 가까워진다. 딸 은성(신린아)와 함께 있던 강혜수는 갑작스럽게 찾아온 구토 증상에 화장실로 뛰어들어가고,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에 변기에 머리를 묻고 눈물을 쏟는다.
우연히 오미란(이휘향)이 쓰러져 병원에 입원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강혜수는 늦은 밤 몰래 그를 찾아가고, 오미란의 오빠에게 그가 수술을 받을 수 있게 됐다는 소식을 듣게 됐다. 오미란을 찾아왔다 돌아가던 강혜수를 본 한지훈은 “여긴 웬일이냐, 계약 다 끝났는데”라고 매몰차게 대하지만, 이내 강혜수를 뒤를 따라가 그를 붙잡았다.
한지훈 마음의 길은 강혜수로 향하는 길 하나 뿐이다. 더 이상의 선택지는 없다. 더 사랑하는 사람은 약자일 수밖에 없다. 언제나, 누구에게나 갑(甲)이었던 한지훈은 철저히 을(乙)이 되어 강혜수에게 매달린다. “내가 다 잘못했다. 무조건 잘못했다”는 한지훈은 “당신에 대해서 아는 게 아무 것도 없다. 따지고 보니까 그렇게 공부하고 달달 외웠는데 하나도 모른다. 모르면 가르쳐 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따져 물으며 “사채빚이 얼만지도 모르겠고, 남자도 있는지도 모르겠지만 뭐라도 괜찮다. 난 그저 당신이 내 옆에 있어줬으면 좋겠다”고 진심을 고백한다.
이어 “이혼해주겠다. 그렇게 원하면 해주겠다”는 한지훈은 “그런데 그냥 내 곁에 있으면 안 되겠느냐. 나 도저히 당신 포기 못하겠다”며 “나 한 번만 봐달라”고 눈물로 애원한다.
계약으로 결혼부터 시작한 두 사람의 사랑은 같은 곳을 향하고 있지만, 같은 곳을 볼 수는 없기에 더 애틋하다. 시한부 판정으로 사랑하는 남자를 애써 외면해야만 하는 세상에서 가장 아픈 여자, 사랑하는 여자에게 외면 당해야 하는 쓸쓸한 남자, 이들의 사랑은 아프고 힘들기에 더 애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