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박수정 기자]
로이킴
로이킴
오디션 프로그램 우승, 엄친아 이미지, 반듯하고 잘생긴 외모.. 로이킴은 메인스트림 한 가운데에 있을 것만 같은 이미지다. 그러나 그의 음악은 주류를 빗겨나 로이킴만의 방식대로 흐른다. 로이킴의 음악적 행보에는 싱어송라이터로서의 고고함이 있다.

로이킴의 이번 새 앨범은 정규 앨범이다. 하루에도 수십 개의 음원이 발표되는 빠른 가요계는 효율성과 경제성 측면에서 싱글이나 미니 앨범이 보편화됐다. 그런데 로이킴은 정규 1집 ‘러브 러브 러브’(2013), 정규 2집 ‘홈’(2014) 그리고 정규 3집 ‘북두칠성’까지 OST와 스페셜 싱글을 제외하고는 모두 정규 앨범으로만 공식 활동을 펼쳤다. 주류에 휩쓸리지 않는 발표 방식이다. 로이킴은 지난 3일 열린 쇼케이스에서 “금전적인 문제로 봤을 때는 싱글이나 미니가 낫다”며 어렸을 때부터 들어왔던 음반이나 좋아했던 아티스트들의 음반은 다 정규였다. 제 나름대로 그 헤리티지를 이어가고 싶었다. CD를 돈 주고 샀는데 그 안에 한 곡이나 네 곡이 들어있으면 아까울 것 같다”며 정규 앨범을 고집하는 이유를 밝혔다.

로이킴이 이어가고 싶은 헤리티지는 그의 음악적 색깔에도 연결된다. 이번 정규 3집 ‘북두칠성’에는 그 흔한 피처링이나 댄스 비트는 없다. 로이킴이 오디션 프로그램부터 보여줬던 포크 감성이 현악기 세션이나 피아노 편곡으로 조금 더 풍성해진 형태로 발전됐다. 로이킴은 데뷔 전부터 고(故) 김광석, 고 김현식, 고 유재하 등에 대한 존경심을 표현해왔다. 좋아하는 음악에 대한 굳건한 신념이 고고함을 지니게 했다. 로이킴은 지난 2013년 텐아시아와 인터뷰에서 “그 음악들이 그 시대에만 들려진 것이 아니라 지금도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오래 가는 음악이라고 생각한다. 포크, 컨트리의 경우 목소리와 악기들이 가지는 본연의 소리들이 자연스럽게 들리는 음악이라서 더 오래 가는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로이킴이 직접 쓴 이야기가 담긴 것도 ‘북두칠성’의 고고함을 빛나게 한다. 로이킴은 ‘북두칠성’에 대해 “제가 가야할 방향이 무엇일까 고민한 흔적이 남아 있다”며 “추위로 인해서 움츠리거나 또 고민하거나 방향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북두칠성’이 방향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트랙리스트 하나도 허투루 정하지 않았다. 로이킴은 최근 한 음악방송에서 텐아시아와 만나 “트랙리스트 순서로 듣는 게 좋다”며 “느렸다가 갑자기 빨라지면 이상해서 5~6번을 바꿨다”고 세심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1~8번 트랙까지 로이킴의 고민이 담긴 노래가 펼쳐지다 9번 트랙 ‘더 룰라바이(The Lullaby)’에서 영어 가사로 된 노래가 등장한다. 로이킴은 “이 곡은 여태까지 들어주셔서 감사하다며 보너스트랙 느낌으로 담았다”고 팁을 전하기도 했다.

로이킴의 음악은 주변의 기대나 유행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의 길만을 고고하게 걷는 힘이 담겼다. 그래서인지 그가 ‘북두칠성’으로 전하고자 하는 위로의 힘이 더 크게 다가온다.

박수정 기자 soverus@
사진. 구혜정 기자 photonine@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