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정시우 기자]
공개날짜: 12월 02일(수) 오전 10시 30분
공개장소: CGV 왕십리
감독: 브라이언 헬겔랜드
배급: (주)이수C&E
개봉: 12월 10일
줄거리: 런던 촌구석에서 주먹 꽤는 쓰는 쌍둥이로 이름을 날린 레지 크레이(톰 하디)와 로니 크레이(톰 하디). 형제는 마피아를 등에 업고 런던을 장악해 나간다. 이성적인 형 레지는 애인 프랜시스(에밀리 브라우닝)를 만나면서 새로운 삶을 꿈꿔보지만, 어디로 튈지 모르는 망나니 동생 로니 때문에 쉽지 않다. 조직에 피해만 입히는 로니는 매번 레지의 인내심을 시험에 들게 하고, 형제의 갈등은 대형 사고를 부르고 만다. 크레이 형제는 실제 영국에서 지금까지도 회자되고 있는 전설적인 인물. 그러니까,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첫느낌: 감독의 영화가 있고, 배우의 영화가 있다. ‘레전드’는 단연코 배우의 영화다. 톰 하디의 톰 하디에 의한 톰 하디를 위한 영화랄까. 영화에서 톰 하디는 1인 2역을 연기하지만 1인 2역이 아니다. 그러니까, 그냥 다른 사람 같다. ‘레전드’를 보고 톰 하디의 매력에 빠져들지 않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2001년 ‘블랙 호크 다운’으로 연기를 시작한 톰 하디가 대중의 관심 속으로 들어온 건 사실 그리 오래 되지 않는다. 중고신인 톰 하디에게 넓은 길을 열어준 영화는 ‘인셉션’(2010). 극중 능글맞고 뻔뻔한 매력이 임스로 분한 톰 하디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를 보기 위해 극장을 찾은 관객들의 심장을 여럿 빼앗으며 눈도장을 찍었다. 이후 ‘다크 나이트 라이즈’(2012)의 악역 베인으로 묵직한 존재감을 과시한 톰 하디는 ‘매드맥스’(2015)를 통해 배우로서의 명성에 꽃을 피웠다.
다만 이들 영화들은 워낙에 규모가 큰 유명 작품들이었고, 톰 하디의 육체성이 유난히 빛을 발한 작품들이라는 점에서, 톰 하디는 둔탁한 연기에만 소질이 있는 배우라는 오해를 사기도 했다. 톰 하디의 1인극에 가까운 영화 ‘로크’(2013)를 봤다면 이야기는 달랐겠지만, 그의 미친 연기가 뿜어져 나오는 ‘로크’는 앞선 영화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게 사실이다.
그런 의미에서 ‘레전드’는 톰 하디의 육체미 속에 가려진 연기력을 확인하기에 더 없이 좋은 안내서가 될 영화다. 영화에서 톰 하디는 이성적인 형 레지와 머리보다 주먹이 앞서는 통제불능 동생 로니를 경계 없이 물 흐르듯 오간다. 쌍둥이가 한 화면에 담기는 장면도 상당히 많은데(심지어 톰 하디와 톰 하디는 극중 난투극도 벌인다), 톰 하디가 차별화한 두 인물의 눈빛, 표정, 말투, 발음, 목소리 톤 등으로 인해 이물감이 전혀 없다. 특히 사랑하는 여인에게 구애를 보내는 형 ‘레지’의 눈빛과, 그런 형의 여인을 못마땅하게 바라보는 동생 ‘로니’의 눈빛은 같은 배우의 눈빛이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로 다른 빛깔을 풍긴다.
톰 하디의 인상적인 연기에 비하면 영화의 만듦새는 다소 평이한 평이다. ‘스카페이스’나 ‘좋은 친구들’로 대변되는 갱스터 장르 걸작들과 비교하면 특히나 그러하다. 잘 만든 갱스터 물이 시대적 공기를 끈적끈적하게 매만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레전드’에는 그러한 깊이가 살짝 탈색돼 있다. 더 극적으로 나아갈 수 있는 가능성이 실화를 다룬 작품이라는 점에서 붙잡힌 느낌도 든다. 갱스터 영화 특유의 묵직함이나, 리드미컬한 이야기를 기대한 관객들에게 다소 지루할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다시 말하지만, ‘레전드’에는 톰 하디가 있다. ‘레전드’는 감독보다 배우의 영화이고, 이야기보다 캐릭터의 맛이 더 살아있는 영화다. 그러한 점에 방점을 찍고 본다면 아깝지 않은 132분이 되지 않을까 싶다. 무엇보다, 당신은 톰 하디의 팬인가? 그렇다면, 망설임 따위 필요 없다.
관람지수: 10점 만점에 7.5
TEN COMMENTS, ‘킹스맨’ 태론 애거튼도 나오니, 킹스맨과 매드맥스가 만난 셈.
정시우 기자 siwoorain@
사진제공. (주)이수C&E
공개장소: CGV 왕십리
감독: 브라이언 헬겔랜드
배급: (주)이수C&E
개봉: 12월 10일
줄거리: 런던 촌구석에서 주먹 꽤는 쓰는 쌍둥이로 이름을 날린 레지 크레이(톰 하디)와 로니 크레이(톰 하디). 형제는 마피아를 등에 업고 런던을 장악해 나간다. 이성적인 형 레지는 애인 프랜시스(에밀리 브라우닝)를 만나면서 새로운 삶을 꿈꿔보지만, 어디로 튈지 모르는 망나니 동생 로니 때문에 쉽지 않다. 조직에 피해만 입히는 로니는 매번 레지의 인내심을 시험에 들게 하고, 형제의 갈등은 대형 사고를 부르고 만다. 크레이 형제는 실제 영국에서 지금까지도 회자되고 있는 전설적인 인물. 그러니까,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첫느낌: 감독의 영화가 있고, 배우의 영화가 있다. ‘레전드’는 단연코 배우의 영화다. 톰 하디의 톰 하디에 의한 톰 하디를 위한 영화랄까. 영화에서 톰 하디는 1인 2역을 연기하지만 1인 2역이 아니다. 그러니까, 그냥 다른 사람 같다. ‘레전드’를 보고 톰 하디의 매력에 빠져들지 않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2001년 ‘블랙 호크 다운’으로 연기를 시작한 톰 하디가 대중의 관심 속으로 들어온 건 사실 그리 오래 되지 않는다. 중고신인 톰 하디에게 넓은 길을 열어준 영화는 ‘인셉션’(2010). 극중 능글맞고 뻔뻔한 매력이 임스로 분한 톰 하디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를 보기 위해 극장을 찾은 관객들의 심장을 여럿 빼앗으며 눈도장을 찍었다. 이후 ‘다크 나이트 라이즈’(2012)의 악역 베인으로 묵직한 존재감을 과시한 톰 하디는 ‘매드맥스’(2015)를 통해 배우로서의 명성에 꽃을 피웠다.
다만 이들 영화들은 워낙에 규모가 큰 유명 작품들이었고, 톰 하디의 육체성이 유난히 빛을 발한 작품들이라는 점에서, 톰 하디는 둔탁한 연기에만 소질이 있는 배우라는 오해를 사기도 했다. 톰 하디의 1인극에 가까운 영화 ‘로크’(2013)를 봤다면 이야기는 달랐겠지만, 그의 미친 연기가 뿜어져 나오는 ‘로크’는 앞선 영화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게 사실이다.
그런 의미에서 ‘레전드’는 톰 하디의 육체미 속에 가려진 연기력을 확인하기에 더 없이 좋은 안내서가 될 영화다. 영화에서 톰 하디는 이성적인 형 레지와 머리보다 주먹이 앞서는 통제불능 동생 로니를 경계 없이 물 흐르듯 오간다. 쌍둥이가 한 화면에 담기는 장면도 상당히 많은데(심지어 톰 하디와 톰 하디는 극중 난투극도 벌인다), 톰 하디가 차별화한 두 인물의 눈빛, 표정, 말투, 발음, 목소리 톤 등으로 인해 이물감이 전혀 없다. 특히 사랑하는 여인에게 구애를 보내는 형 ‘레지’의 눈빛과, 그런 형의 여인을 못마땅하게 바라보는 동생 ‘로니’의 눈빛은 같은 배우의 눈빛이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로 다른 빛깔을 풍긴다.
톰 하디의 인상적인 연기에 비하면 영화의 만듦새는 다소 평이한 평이다. ‘스카페이스’나 ‘좋은 친구들’로 대변되는 갱스터 장르 걸작들과 비교하면 특히나 그러하다. 잘 만든 갱스터 물이 시대적 공기를 끈적끈적하게 매만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레전드’에는 그러한 깊이가 살짝 탈색돼 있다. 더 극적으로 나아갈 수 있는 가능성이 실화를 다룬 작품이라는 점에서 붙잡힌 느낌도 든다. 갱스터 영화 특유의 묵직함이나, 리드미컬한 이야기를 기대한 관객들에게 다소 지루할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다시 말하지만, ‘레전드’에는 톰 하디가 있다. ‘레전드’는 감독보다 배우의 영화이고, 이야기보다 캐릭터의 맛이 더 살아있는 영화다. 그러한 점에 방점을 찍고 본다면 아깝지 않은 132분이 되지 않을까 싶다. 무엇보다, 당신은 톰 하디의 팬인가? 그렇다면, 망설임 따위 필요 없다.
관람지수: 10점 만점에 7.5
TEN COMMENTS, ‘킹스맨’ 태론 애거튼도 나오니, 킹스맨과 매드맥스가 만난 셈.
정시우 기자 siwoorain@
사진제공. (주)이수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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