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한혜리 기자]
응답하라 1988
응답하라 1988
케이블채널 tvN ‘응답하라 1988’ 1회 2015년 11월 6일 금요일 오후 7시 50분

다섯줄 요약
1988년 서울특별시 도봉구 쌍문동의 한 골목에는 다섯 가구가 살고 있었다. 오랫동안 골목을 지켜온 이들은 서로를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뭐든 나누는 게 미덕이었던 1988년. 반찬을 나누는 엄마들 덕분에 아이들은 쉴 새 없이 반찬 심부름을 다니고, 엄마들은 골목 평상에서 이야기를 나눴다. 동일이네 둘째 딸 성덕선(혜리)은 88올림픽에 피켓걸로 발탁됐지만, 담당했던 국가가 불참을 선언해 덕선마저 피켓걸에서 빠지게 됐다. 서러워진 덕선은 애꿎은 부모님을 향해 그동안 쌓아왔던 샌드위치 둘째 딸의 서러움을 토로한다.

리뷰
88년 소시민의 삶을 완벽하게 그려냈다. 볼록한 TV에는 영화 ‘영웅본색’이 방송됐고, 엄마들은 단체로 파마를 하고 평상에서 이야기를 나눴다. 모든 사람들은 88올림픽에 주목했고, 덕선은 월드콘에 주목했다. 여태껏 ‘응답하라’가 그래왔듯, 이번 ‘응답하라 1988’ 역시 당시 시대의 모습을 완벽히 고증했다. 시청자들은 추억을 되새길 수 있는 ‘응답하라’식 고증이 반가울 수밖에 없었다. 이번 ‘응답하라 1988’도 ‘전 시리즈처럼 열풍적인 공감을 불러일으키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절로 들게 만들었다.

혜리의 연기가 아슬아슬했다. 잘하는 것 같다가도 가끔 과하다고 느껴질 때도 있었다. 특히 1화에서 혜리는 덕선이의 ‘왈가닥’스런 면을 표현했다. 그 과정에서 혜리의 쩌렁쩌렁한 목소리는 장점이자 단점의 역할을 해냈다. 큰 목소리로 “죽을래?”하는 모습은 마냥 덕선이 같았지만, 그 큰 목소리에 깜짝깜짝 놀랄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었다. 혜리의 연기는 리얼함과 발연기 그 사이에 아슬아슬하게 놓여져있는 것 같았다. 허나 혜리의 연기력을 판단하기엔 아직 시기상조였다. 1회에서 혜리는 많은 공감을 일으킬 정도로 둘째 딸 성덕순의 서러움을 잘 표현해냈다. 이처럼 혜리에겐 아직 보여주지 못한 모습이 많았다. 이에 앞으로 점차 안정적인 연기를 선보일 혜리를 기대해본다.

신예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낯선 얼굴들인 류혜영, 류준열, 이동휘, 안재홍은 영화에 출연해 ‘미친 존재감’을 뽐낸 신예들이었다. 이들은 스크린에서 브라운관으로 옮겨서도 ‘미친 존재감’을 과시했다. 단 1회였지만, 신예들은 무서울 만큼 리얼한 생활연기로 시청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류혜영은 덕선의 언니 성보라로 분해 ‘현실 언니’를 보여줬고, 류준열은 ‘현실 남사친’을 보여줬다. 두 사람이 등장할 때마다 이게 리얼리티 프로그램인지, 드라마인지 헷갈릴 정도였다.

이동휘, 안재홍은 엉뚱한 캐릭터로 시청자들의 웃음을 담당했다. “가까이 있었으면 팰 뻔 했네”, “동생아 나는 지금 두마리라는 이름을 가진 분을 찾고 있는거야.” 천연덕스런 표정으로 내뱉는 대사들은 웃음을 참을 수 없게 만들었다. 아직 1회였을 뿐인데, 벌써부터 두 사람의 얼굴만 보면 웃음이 터져 나왔다. 전 시리즈에서 이시언, 도희, 손호준, 김성균 등의 보석같은 인물들이 발굴된 것처럼, 류혜영, 류준열, 이동휘, 안재홍이란 새로운 스타 탄생을 예상할 수 있었다.

수다포인트
– 보라 욕이 왜 이렇게 찰진가요. 마치 우리 언니같은.
– 덕선이 아이섀도우 그 색 아니었잖아요.
– 김성균의 올드개그. 왜 이리 웃기죠?

한혜리 기자 hyeri@
사진. tvN ‘응답하라 1988’ 방송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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