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이정화 기자]
김유정 : 어려웠지만, 재미있었다. 정현이란 역할을 하며 배운 게 많았다. ‘비밀’은 앞으로 내가 연기를 해 나가는 데에 있어서 도움이 될 수 있는 요소가 많았던 작품이었다.
Q. 감독이 김유정에게 요구했던 건 뭐였나.
김유정 : 처음엔 디렉션을 많이 주셨는데 나중엔 아예 말씀을 안 하셨다. 내가 표현한 것과 감독님이 생각하신 게 잘 맞았나 보더라. 감독님이 호준 오빠랑만 계속 얘기하고 나와는 얘기를 잘 안 하시는 거 같아서 좀 서운하긴 했지만. (웃음) 그래도, 그만큼 날 믿고 맡겨주신 거 같아서 너무 감사했다.
Q. 감독이 믿고 맡겼던 만큼, 이번 작품이 배우 인생에 어떤 ‘계기’가 되어 줄 거라고 생각하고 있나.
김유정 : 매 작품 그런 마음으로 일하고 있지만, 이번 작품을 보신 다른 분들이 ‘김유정의 새로운 발견’, ‘새로운 모습’이라고 말씀을 해 주시더라. 그런 얘기가 부담스럽긴 한데, 제일 많이 배운 작품인 건 맞으니깐. 물론, 완성된 영화를 봤을 때 백 프로 만족하진 못했다. 이미 지난 일이니, 다음에 더 열심히 해야지 뭐. 돌아보긴 해도 그것에 대해 연연하진 않는 성격이거든. 오늘 이걸 놓쳤더라도 놓친 것에 대해선 이제 배웠으니, 내일은 이걸 생각해서 더 잘해야지! Q. 보통, 캐릭터에 접근할 때 자신과 비슷한 면을 찾는 편인가.
김유정 : 그러진 않는다. 캐릭터만 보고, 이 인물은 어떤 일을 겪었는지, 어떤 감정을 가지고 지금까지 왔는지, 앞으로 어떻게 지낼지 같은 전체적인 부분을 살핀다. 그래서 이번에 정현이를 연기할 때도 이 아이에 대해 많이 알아가려고 노력했다. 난 캐릭터를 맡은 순간부터 그 배역과 가장 친한 친구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마음으로 이야기를 나누는, 서로를 가장 잘 이해하며 위할 수 있는, 그런 친구 말이다.
Q. 매번 그런 과정을 통과하면 에너지 소모가 꽤 클 것 같은데.
김유정 : 난 오히려 에너지나 감정 소모가 많은 캐릭터에 더 끌리는 것 같다. 모든 걸 쏟아 부어서 고민하고 생각하는 게 즐겁다. 그런 경험을 통해 배워 나가는 거니 점점 더 계단을 오르는 기분이 들기도 하고. 내 안에 있는 무언가를 끄집어낼 수 있는 캐릭터들이 좋다. 그게 다시 내 생활에 영향을 줘서 새로운 모습을 발견할 수 있게도 해준다.
Q. 그렇게 몰입해서인가. 정현이란 인물에서 원래의 김유정으로 돌아오는 데 많은 시간이 걸렸다고 들었다.
김유정 : 어떻게 보면 지금의 내 시기가 흔히 말하는 사춘기이지 않나. 나 스스로 김유정이란 아이가 어떤 사람인지, 그런 것에 대한 중심과 기둥을 다져가고 있는 단계이기 때문에 정현이를 떠나 보낼 때 더 힘들었던 거 같다. 무섭기도 했다. 처음으로 그런 감정을 느꼈다.
Q. 그래도, 자신에게 잘 맞는 옷이라고 느꼈나 보다.
김유정 : 내게 잘 어울렸던 것 같다. 내 옷 같았다. 그 캐릭터 속으로 들어갔다, 이런 얘기라기보다 정현이가 매력적이라고 느껴졌다. 혼자 감당하기엔 힘든 감정을 내면에 숨기고 있지만 친구들과 있을 땐 밝고 명랑하잖아. 많은 면을 지닌 인물이었다. 정현이를 많이 이해해주고 싶었다.
Q. 영화 속에서 특별하게 느껴졌던 장면이 있었나.
김유정 : 되게 좋아한 장면이 있었는데, 편집됐다. (웃음) 친아버지가 자살기도를 해서 병원에 입원했을 때 찾아가는 장면. 정현이 아버지 손을 붙잡고 눈물을 흘리며 당신이 내 아버지인 게 너무나 싫다, 라고 말하는 신인데 그 장면에서 친아버지에게 갖고 있는 두 가지 마음이 보여진다고 생각했다. 너무나도 싫다고 말하는 대사나 눈물을 흘리던 모습, 눈빛 같은 것들에서 아버지에 대한 원망과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이 동시에 비쳤거든. 그런데 감독님께서 너무 앞쪽에서 정현이의 감정이 내비쳐지는 것 같다고 해서 편집됐다.
Q. 자신이 잘했다고 생각되는 신도 있을 것 같다.
김유정 : (웃음을 터뜨리며) 학교 남자 친구랑 떡볶이랑 김밥을 먹는 신! 정현이의 순수함과 밝음이 잘 표현된 거 같아서 보면서 ‘하하하’ 이렇게 웃게 되더라. 잠깐이라도 정현이가 아픔을 잊는 것 같았다.
Q. 남자 친구가 농구하는 신을 보는 장면도 좋았다.
김유정 : 아, 창 밖을 보던! (웃음) Q. 누군가의 아역이 아닌, 한 인물을 극 처음부터 끝까지 연기해 내고 있는데, 아역만 했을 때와 뭔가 생각이 달라진 게 있나.
김유정 : 연기가 점점 더 어렵다고 느낀다. 전엔 어떤 상황에 맞닥뜨려서 본능적으로 연기하곤 했는데, 지금은 왜 이런 대사를 하지, 왜 이런 말을 하고 이런 행동을 하지, 라며 ‘왜’라는 의문을 많이 두게 된다. 풀어가는 게 너무 어렵다. 이게, 생각하기 싫어도 계속 생각하게 되더라.
Q. 생각을 많이 하다 보면 같은 시기에 다른 작품을 찍는 경우엔 혼란스럽지 않나. 어느 곳에선 밝았다가 어느 곳에선 다시 어두워져야 할 때.
김유정 : 그래도 그전의 감정들을 떨쳐낼 수 있는 힘이 있는 거 같다. ‘비밀’을 찍을 때 ‘앵그리맘’과 촬영이 겹쳐서 좀 힘들긴 했지만, 그걸 끝내고 나서 ‘연애세포’를 하며 나의 밝은 모습을 많이 되찾았다. 그리고 지금 차태현 선배님과 찍고 있는 영화 ‘사랑하기 때문에’에서 맡은 스컬리란 역할을 하면서는 엉뚱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 굉장히 즐겁다. 캐릭터마다 배울 수 있는 것들이 다 다르기 때문에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Q. 답변들이 전부 나이에 비해 굉장히 성숙한 거 같다. 한창 감정적으로 예민해질 시기가 아닌가 싶었는데 말이다.
김유정 : 그런 것보단, 생각하는 걸 좀 더 이성적으로 하게 되는 것 같다. 이걸 내가 느끼고 있다는 게 신기하다. 또래 친구들과 내가 다르다고 느끼느냐고? 내 나잇대의 친구들이 느끼는 감정도, 이것도 느끼고 있는 거다. 나보다 더 성숙한 친구들도 있는 걸. (웃음)
Q. 지금 보니 눈빛이 참 좋다.
김유정 : 감사하다.
Q. 배우마다 연기할 때 포인트를 주는 부분들이 있지 않나. 눈빛이라든가, 목소리라든가, 표정이라든가. 이 모든 것들이 한데 어우러져 연기가 완성되는 것이긴 해도 조금 더 중점적으로 신경 쓰는 부분은 뭔가.
김유정 : 눈빛을 많이 생각한다. 그래서 방금 해주신 말씀처럼 눈이 예쁘다, 눈빛이 좋다, 이런 말을 들으면 굉장히 기분이 좋다. 그냥, (포괄적으로) 예쁘다는 말보다 그런 말이 더 확 와 닿는다. (웃음) 목소리도 신경을 많이 쓴다. 눈을 감고 들어도 ‘아, 이 사람은 이 감정이구나’라는 걸 느낄 수 있게끔 많이 연습한다. Q. 혹시, 앞으로 어떻게 더 발전하고 싶다, 식의 이상향을 설정해 놓은 게 있나.
김유정 : 급하지 않게, 천천히, 하나하나 해 나가고 싶다.
Q. 그렇게 잘 가고 있는 거 같나.
김유정 : 지금까지는.
Q. 인터뷰하러 오는 길에 ‘이 우주가 우리에게 준 두 가지 선물, 사랑하는 힘과 질문하는 능력'(메리 올리버 산문집 ‘휘파람 부는 사람’ 중)이란 문구가 쓰인 현판을 봤다. 인상적이어서 마지막으로 묻는데, 김유정이 우주에게 받은 두 가지 선물은 뭘까.
김유정 : (잠시 생각하다가) 그 말 그대로인 거 같다. ‘비밀’의 정현이란 친구를 이해하면서 사랑할 수 있었고, 정현이에 대해 뭔가를 물어보고 질문을 던질 수 있었기 때문에 영화도 잘 찍을 수 있었던 거 같다. 일상생활에서도 그렇고, 연기할 때뿐만이 아니라 뭔가 새롭게 도전할 때도 그 무언가를 사랑하고 질문할 수 있다면 정말 감사한 거잖아. 그 문구, 정말 좋은데? (웃음)
이정화 기자 lee@
사진. 구혜정 기자 photonine@
누군가의 한 시절을 연기하던 아역에서, 한 사람의 인생을 온전히 표현할 수 있는 배우가 되어가고 있다. 천천히, 하지만 깊게, 자신의 발걸음을 옮기고 있는 김유정. 열일곱이란 나이를 현명하게 운용중인 그녀는 영화 ‘비밀’로 또 다른 김유정의 얼굴을 내보였다.Q. ‘비밀’의 박은경 감독이 정현이란 인물에 대해 “레이어가 굉장히 많은 캐릭터”라고 말한 바 있다. 아직 열일곱인데, 다양한 층위의 감정들을 감당할 수 있겠던가.
김유정 : 어려웠지만, 재미있었다. 정현이란 역할을 하며 배운 게 많았다. ‘비밀’은 앞으로 내가 연기를 해 나가는 데에 있어서 도움이 될 수 있는 요소가 많았던 작품이었다.
Q. 감독이 김유정에게 요구했던 건 뭐였나.
김유정 : 처음엔 디렉션을 많이 주셨는데 나중엔 아예 말씀을 안 하셨다. 내가 표현한 것과 감독님이 생각하신 게 잘 맞았나 보더라. 감독님이 호준 오빠랑만 계속 얘기하고 나와는 얘기를 잘 안 하시는 거 같아서 좀 서운하긴 했지만. (웃음) 그래도, 그만큼 날 믿고 맡겨주신 거 같아서 너무 감사했다.
Q. 감독이 믿고 맡겼던 만큼, 이번 작품이 배우 인생에 어떤 ‘계기’가 되어 줄 거라고 생각하고 있나.
김유정 : 매 작품 그런 마음으로 일하고 있지만, 이번 작품을 보신 다른 분들이 ‘김유정의 새로운 발견’, ‘새로운 모습’이라고 말씀을 해 주시더라. 그런 얘기가 부담스럽긴 한데, 제일 많이 배운 작품인 건 맞으니깐. 물론, 완성된 영화를 봤을 때 백 프로 만족하진 못했다. 이미 지난 일이니, 다음에 더 열심히 해야지 뭐. 돌아보긴 해도 그것에 대해 연연하진 않는 성격이거든. 오늘 이걸 놓쳤더라도 놓친 것에 대해선 이제 배웠으니, 내일은 이걸 생각해서 더 잘해야지! Q. 보통, 캐릭터에 접근할 때 자신과 비슷한 면을 찾는 편인가.
김유정 : 그러진 않는다. 캐릭터만 보고, 이 인물은 어떤 일을 겪었는지, 어떤 감정을 가지고 지금까지 왔는지, 앞으로 어떻게 지낼지 같은 전체적인 부분을 살핀다. 그래서 이번에 정현이를 연기할 때도 이 아이에 대해 많이 알아가려고 노력했다. 난 캐릭터를 맡은 순간부터 그 배역과 가장 친한 친구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마음으로 이야기를 나누는, 서로를 가장 잘 이해하며 위할 수 있는, 그런 친구 말이다.
Q. 매번 그런 과정을 통과하면 에너지 소모가 꽤 클 것 같은데.
김유정 : 난 오히려 에너지나 감정 소모가 많은 캐릭터에 더 끌리는 것 같다. 모든 걸 쏟아 부어서 고민하고 생각하는 게 즐겁다. 그런 경험을 통해 배워 나가는 거니 점점 더 계단을 오르는 기분이 들기도 하고. 내 안에 있는 무언가를 끄집어낼 수 있는 캐릭터들이 좋다. 그게 다시 내 생활에 영향을 줘서 새로운 모습을 발견할 수 있게도 해준다.
Q. 그렇게 몰입해서인가. 정현이란 인물에서 원래의 김유정으로 돌아오는 데 많은 시간이 걸렸다고 들었다.
김유정 : 어떻게 보면 지금의 내 시기가 흔히 말하는 사춘기이지 않나. 나 스스로 김유정이란 아이가 어떤 사람인지, 그런 것에 대한 중심과 기둥을 다져가고 있는 단계이기 때문에 정현이를 떠나 보낼 때 더 힘들었던 거 같다. 무섭기도 했다. 처음으로 그런 감정을 느꼈다.
Q. 그래도, 자신에게 잘 맞는 옷이라고 느꼈나 보다.
김유정 : 내게 잘 어울렸던 것 같다. 내 옷 같았다. 그 캐릭터 속으로 들어갔다, 이런 얘기라기보다 정현이가 매력적이라고 느껴졌다. 혼자 감당하기엔 힘든 감정을 내면에 숨기고 있지만 친구들과 있을 땐 밝고 명랑하잖아. 많은 면을 지닌 인물이었다. 정현이를 많이 이해해주고 싶었다.
Q. 영화 속에서 특별하게 느껴졌던 장면이 있었나.
김유정 : 되게 좋아한 장면이 있었는데, 편집됐다. (웃음) 친아버지가 자살기도를 해서 병원에 입원했을 때 찾아가는 장면. 정현이 아버지 손을 붙잡고 눈물을 흘리며 당신이 내 아버지인 게 너무나 싫다, 라고 말하는 신인데 그 장면에서 친아버지에게 갖고 있는 두 가지 마음이 보여진다고 생각했다. 너무나도 싫다고 말하는 대사나 눈물을 흘리던 모습, 눈빛 같은 것들에서 아버지에 대한 원망과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이 동시에 비쳤거든. 그런데 감독님께서 너무 앞쪽에서 정현이의 감정이 내비쳐지는 것 같다고 해서 편집됐다.
Q. 자신이 잘했다고 생각되는 신도 있을 것 같다.
김유정 : (웃음을 터뜨리며) 학교 남자 친구랑 떡볶이랑 김밥을 먹는 신! 정현이의 순수함과 밝음이 잘 표현된 거 같아서 보면서 ‘하하하’ 이렇게 웃게 되더라. 잠깐이라도 정현이가 아픔을 잊는 것 같았다.
Q. 남자 친구가 농구하는 신을 보는 장면도 좋았다.
김유정 : 아, 창 밖을 보던! (웃음) Q. 누군가의 아역이 아닌, 한 인물을 극 처음부터 끝까지 연기해 내고 있는데, 아역만 했을 때와 뭔가 생각이 달라진 게 있나.
김유정 : 연기가 점점 더 어렵다고 느낀다. 전엔 어떤 상황에 맞닥뜨려서 본능적으로 연기하곤 했는데, 지금은 왜 이런 대사를 하지, 왜 이런 말을 하고 이런 행동을 하지, 라며 ‘왜’라는 의문을 많이 두게 된다. 풀어가는 게 너무 어렵다. 이게, 생각하기 싫어도 계속 생각하게 되더라.
Q. 생각을 많이 하다 보면 같은 시기에 다른 작품을 찍는 경우엔 혼란스럽지 않나. 어느 곳에선 밝았다가 어느 곳에선 다시 어두워져야 할 때.
김유정 : 그래도 그전의 감정들을 떨쳐낼 수 있는 힘이 있는 거 같다. ‘비밀’을 찍을 때 ‘앵그리맘’과 촬영이 겹쳐서 좀 힘들긴 했지만, 그걸 끝내고 나서 ‘연애세포’를 하며 나의 밝은 모습을 많이 되찾았다. 그리고 지금 차태현 선배님과 찍고 있는 영화 ‘사랑하기 때문에’에서 맡은 스컬리란 역할을 하면서는 엉뚱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 굉장히 즐겁다. 캐릭터마다 배울 수 있는 것들이 다 다르기 때문에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Q. 답변들이 전부 나이에 비해 굉장히 성숙한 거 같다. 한창 감정적으로 예민해질 시기가 아닌가 싶었는데 말이다.
김유정 : 그런 것보단, 생각하는 걸 좀 더 이성적으로 하게 되는 것 같다. 이걸 내가 느끼고 있다는 게 신기하다. 또래 친구들과 내가 다르다고 느끼느냐고? 내 나잇대의 친구들이 느끼는 감정도, 이것도 느끼고 있는 거다. 나보다 더 성숙한 친구들도 있는 걸. (웃음)
Q. 지금 보니 눈빛이 참 좋다.
김유정 : 감사하다.
Q. 배우마다 연기할 때 포인트를 주는 부분들이 있지 않나. 눈빛이라든가, 목소리라든가, 표정이라든가. 이 모든 것들이 한데 어우러져 연기가 완성되는 것이긴 해도 조금 더 중점적으로 신경 쓰는 부분은 뭔가.
김유정 : 눈빛을 많이 생각한다. 그래서 방금 해주신 말씀처럼 눈이 예쁘다, 눈빛이 좋다, 이런 말을 들으면 굉장히 기분이 좋다. 그냥, (포괄적으로) 예쁘다는 말보다 그런 말이 더 확 와 닿는다. (웃음) 목소리도 신경을 많이 쓴다. 눈을 감고 들어도 ‘아, 이 사람은 이 감정이구나’라는 걸 느낄 수 있게끔 많이 연습한다. Q. 혹시, 앞으로 어떻게 더 발전하고 싶다, 식의 이상향을 설정해 놓은 게 있나.
김유정 : 급하지 않게, 천천히, 하나하나 해 나가고 싶다.
Q. 그렇게 잘 가고 있는 거 같나.
김유정 : 지금까지는.
Q. 인터뷰하러 오는 길에 ‘이 우주가 우리에게 준 두 가지 선물, 사랑하는 힘과 질문하는 능력'(메리 올리버 산문집 ‘휘파람 부는 사람’ 중)이란 문구가 쓰인 현판을 봤다. 인상적이어서 마지막으로 묻는데, 김유정이 우주에게 받은 두 가지 선물은 뭘까.
김유정 : (잠시 생각하다가) 그 말 그대로인 거 같다. ‘비밀’의 정현이란 친구를 이해하면서 사랑할 수 있었고, 정현이에 대해 뭔가를 물어보고 질문을 던질 수 있었기 때문에 영화도 잘 찍을 수 있었던 거 같다. 일상생활에서도 그렇고, 연기할 때뿐만이 아니라 뭔가 새롭게 도전할 때도 그 무언가를 사랑하고 질문할 수 있다면 정말 감사한 거잖아. 그 문구, 정말 좋은데? (웃음)
이정화 기자 lee@
사진. 구혜정 기자 photon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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