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윤석민 인턴기자]
진도희
진도희
여배우 춘추전국시대인 1970년대 초반 주연급 배우로 왕성한 활동을 했던 영화배우 故진도희(본명 김태야)가 다시금 화제다.

여기서 춘추전국시대는 1세대 트로이카 남정임·문희·윤정희와 2세대 트로이카 정윤희·장미희·유지인 사이에 끼어 여배우들이 뚜렷한 선두주자 없이 비슷한 인기를 구가하던 시대를 일컫는다.

당시 고인과 함께 활약했던 여배우에는 나오미, 우연정, 최정민, 윤세희, 윤미라, 박지영, 윤연경, 오유경, 전영 등이 있다.

1949년 부산 출생의 고인은 여고 시절 문학에 심취해 전국 문학 콩쿠르에서 상을 휩쓸었던 문학소녀였다.

고인은 중앙대의 전신이었던 서라벌 예대 문예창작과에 입학한 지 2년만에 동국대 연극영화과로 편입했다. 동국대 재학 시절 교내 연극의 여주인공으로 뽑히며 알게 된 국립극단장의 권유로 MBC 공채에 응시해, ‘김경아’라는 예명으로 MBC 4기 탤런트가 됐다.

1972년 배우였던 박노식의 영화감독 데뷔작인 ‘자크를 채워라’에 주연으로 캐스팅되며 영화배우로 데뷔했다.

이후 ‘대추격(1972)’, ‘늑대들(1972)’, ‘체포령(1972)’, ‘일요일에 온 손님들(1973)’, ‘원녀(1973)’, ‘서울의 연인(1973)’, ‘죽어서 말하는 연인(1974)’에 잇따라 주연을 맡아 영화배우의 입지를 다졌다. 1974년에는 제10회 백상예술대상에서 신인여배우상을 거머쥐었다.

왕성한 활동을 하던 고인은 당시 조흥은행 창업주의 직손인 정운익 씨와 열애를 했으며, 이후 외식사업과 무역회사 중역으로 미국을 오가며 성공한 사업가로 변신했다.

미국에서 생활하면서 미주 한국일보의 신춘문예 시 부문에 당선되기도 했으며, 미주 기독교 방송에서 클래식 라디오 진행도 맡았다.

한편, ‘젖소부인’으로 유명해진 에로 전문 배우에게 예명을 도용당해 고인 자신과 가족들이 고통을 겪기도 했다.

그는 향년 66세의 나이로 지난 6월 26일 췌장암으로 별세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윤석민 인턴기자 yun@
사진. 진도희 블로그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