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이은호 기자]
“본 조비 같은 밴드는 본 조비 밖에 없어.” 한 남성 관객이 일행에게 본 조비를 설명하며 했던 말이다. “본 조비는 보컬 이름 존 본 조비를 밴드 이름으로 쓰잖아. 이런 팀이 많지 않거든. 우리나라로 치면 ‘YB’라는 팀을 ‘윤도현’으로 부르는 거지.” 공연장으로 가는 길은 제법 길었고, 그는 내내 들뜬 표정으로 본 조비에 대해 설명했다. 객석을 가득 메운 관객들도 이 남성과 비슷한 표정이었다. 20년 만의 재회. 10대 소년, 소녀들은 그 사이 어엿한 사회인으로 자라났지만, 들끓는 록 스피릿 앞에서 이 같은 시간은 무색하기만 했다.
본 조비는 지난 22일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에서 내한 공연을 개최했다. 이날 공연장에는 주최측 추산 약 1만 4000여 명이 모여들어 본 조비와 뜨거운 호흡을 나누었다. 본 조비는 약 150여 분 가량의 시간동안 23곡을 소화했다. 이날 존 본 조비는 트레이드 마크였던 긴 금발 대신 은빛의 짧은 머리로 등장했다. 그가 미소를 지을 때마다 잘생긴 외모는 더욱 빛을 발했고, 핏 되는 의상 덕분에 근육질 몸매도 돋보였다. 그러나 존 본 조비가 입을 떼고 첫곡 ‘댓츠 왓 더 워터 메이드 미(That’s what the water made me)’를 부르는 순간, 깨달았다. 록커의 멋은 비주얼에서 나오는 것이 아님을.
이어 본 조비는 좌석의 관객들에게 자리에서 일어날 것을 요구했다. 대부분의 관객들이 그의 부름에 답했으나, 끈질기게 엉덩이를 붙이고 있던 관객도 심심치 않게 보였다. 그러자 본 조비는 보란 듯이 다음 곡을 연주했다. 바로 ‘유 기브 러브 어 배드 네임(You Give Love a Bad Name)’. 그러자 나머지 관객들 역시 의자에 용수철을 달기라도 한 듯 튀어 올라 떼창을 시작했다.
본 조비는 8~90년대의 히트곡은 물론, ‘위 갓 잇 고잉 온(We got it going on)’‘위 돈 런(We don`t run)’ ‘비커즈 위 캔(Because we can)’ ‘로스트 하이웨이(Lost highway)’등 2000년대 이후에 발매된 곡들까지 다양한 레퍼토리를 들려줬다. 특히 불후의 명곡 ‘잇츠 마이 라이프(It`s my life)’에서는 관객들 모두 노래 제목이 적힌 슬로건을 들어 이벤트를 펼쳤다. 존 본 조비는 왼쪽 가슴에 손을 얹으며 감격에 겨운 표정을 지었다. 팬들의 이벤트는 그 뿐만이 아니었다. ‘원티드 데드 오어 얼라이브(Wanted dead or alive)’에서는 객석해서 휴대전화의 불빛이 쏟아졌다. 존 본 조비는 노래 없이 연주만을 이어갔고 관객들의 떼창이 곡을 완성시켰다. 객석 곳곳에서 들려오는 걸걸한 가락이 또 다른 재미를 안겼다.
‘킵 더 페이스(Keep the faith)’에서는 존 본 조비가 객석으로 뛰어드는 일도 있었다. 알고 보니 한 관객이 들고 있던 슬로건을 발견했던 것. 그는 노래 제목 ‘킵 더 페이스’가 적힌 이 슬로건을 활짝 들어 올리며 즐거운 듯 웃었다.
‘배드 매디슨(Bad medicine)’을 마지막으로 본 조비가 퇴장하자 관객들은 “앙코르” 대신 “얼웨이즈(Always)”를 외쳤다. 이어 다시 등장한 본 조비는 ‘해브 어 나이스 데이(Have a nice day)’를 비롯해 여섯 곡의 무대를 선사했다. 마지막곡 ‘리빙 온 어 프레이(Livin on a pray)’에서는 사뭇 비장한 느낌마저 맴돌았다. 앙코르 무대가 모두 끝난 후에도 관객들은 한참이나 자리를 지켰다. 무언가 받지 못한 것이 남아있다는 투였다. 그러고 보니 허전했다. ‘얼웨이즈’를 듣지 못했던 것이다. 이윽고 짧은 욕지거리와 함께 무대에 다시 오른 본 조비는 혼신의 힘을 다하여 ‘얼웨이즈’를 열창했다. 관객들은 그제야 다 이루었다는 듯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공연장을 나섰다. 때 마침 출구로 향하는 통로에서는 공연의 공식 스폰서 벅스가 재생시켜놓은 ‘얼웨이즈’가 울려퍼져, ‘장외 떼창’이라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이날 본 본 조비는 세월의 흔적을 모두 지우지는 못한 듯한 모습이었다. 보컬 존 본 조비는 고음역대에서 다소 불안한 인상을 주기도 했다. 그러나 팬들은 라이브의 완전무결함보다는 본 조비와 하나의 시간을 공유하고 있다는 데에서 더 깊은 감동을 얻는 듯 보였다. 본 조비 역시 훌륭한 무대매너와 수준급 팬서비스로 팬들의 마음에 보답했다.
유일무이한 존재, 본 조비. 본조비 같은 밴드는 본 조비 밖에 없었다.
이은호 기자 wild37@
사진. 라이브네이션코리아
본 조비는 지난 22일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에서 내한 공연을 개최했다. 이날 공연장에는 주최측 추산 약 1만 4000여 명이 모여들어 본 조비와 뜨거운 호흡을 나누었다. 본 조비는 약 150여 분 가량의 시간동안 23곡을 소화했다. 이날 존 본 조비는 트레이드 마크였던 긴 금발 대신 은빛의 짧은 머리로 등장했다. 그가 미소를 지을 때마다 잘생긴 외모는 더욱 빛을 발했고, 핏 되는 의상 덕분에 근육질 몸매도 돋보였다. 그러나 존 본 조비가 입을 떼고 첫곡 ‘댓츠 왓 더 워터 메이드 미(That’s what the water made me)’를 부르는 순간, 깨달았다. 록커의 멋은 비주얼에서 나오는 것이 아님을.
이어 본 조비는 좌석의 관객들에게 자리에서 일어날 것을 요구했다. 대부분의 관객들이 그의 부름에 답했으나, 끈질기게 엉덩이를 붙이고 있던 관객도 심심치 않게 보였다. 그러자 본 조비는 보란 듯이 다음 곡을 연주했다. 바로 ‘유 기브 러브 어 배드 네임(You Give Love a Bad Name)’. 그러자 나머지 관객들 역시 의자에 용수철을 달기라도 한 듯 튀어 올라 떼창을 시작했다.
본 조비는 8~90년대의 히트곡은 물론, ‘위 갓 잇 고잉 온(We got it going on)’‘위 돈 런(We don`t run)’ ‘비커즈 위 캔(Because we can)’ ‘로스트 하이웨이(Lost highway)’등 2000년대 이후에 발매된 곡들까지 다양한 레퍼토리를 들려줬다. 특히 불후의 명곡 ‘잇츠 마이 라이프(It`s my life)’에서는 관객들 모두 노래 제목이 적힌 슬로건을 들어 이벤트를 펼쳤다. 존 본 조비는 왼쪽 가슴에 손을 얹으며 감격에 겨운 표정을 지었다. 팬들의 이벤트는 그 뿐만이 아니었다. ‘원티드 데드 오어 얼라이브(Wanted dead or alive)’에서는 객석해서 휴대전화의 불빛이 쏟아졌다. 존 본 조비는 노래 없이 연주만을 이어갔고 관객들의 떼창이 곡을 완성시켰다. 객석 곳곳에서 들려오는 걸걸한 가락이 또 다른 재미를 안겼다.
‘킵 더 페이스(Keep the faith)’에서는 존 본 조비가 객석으로 뛰어드는 일도 있었다. 알고 보니 한 관객이 들고 있던 슬로건을 발견했던 것. 그는 노래 제목 ‘킵 더 페이스’가 적힌 이 슬로건을 활짝 들어 올리며 즐거운 듯 웃었다.
‘배드 매디슨(Bad medicine)’을 마지막으로 본 조비가 퇴장하자 관객들은 “앙코르” 대신 “얼웨이즈(Always)”를 외쳤다. 이어 다시 등장한 본 조비는 ‘해브 어 나이스 데이(Have a nice day)’를 비롯해 여섯 곡의 무대를 선사했다. 마지막곡 ‘리빙 온 어 프레이(Livin on a pray)’에서는 사뭇 비장한 느낌마저 맴돌았다. 앙코르 무대가 모두 끝난 후에도 관객들은 한참이나 자리를 지켰다. 무언가 받지 못한 것이 남아있다는 투였다. 그러고 보니 허전했다. ‘얼웨이즈’를 듣지 못했던 것이다. 이윽고 짧은 욕지거리와 함께 무대에 다시 오른 본 조비는 혼신의 힘을 다하여 ‘얼웨이즈’를 열창했다. 관객들은 그제야 다 이루었다는 듯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공연장을 나섰다. 때 마침 출구로 향하는 통로에서는 공연의 공식 스폰서 벅스가 재생시켜놓은 ‘얼웨이즈’가 울려퍼져, ‘장외 떼창’이라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이날 본 본 조비는 세월의 흔적을 모두 지우지는 못한 듯한 모습이었다. 보컬 존 본 조비는 고음역대에서 다소 불안한 인상을 주기도 했다. 그러나 팬들은 라이브의 완전무결함보다는 본 조비와 하나의 시간을 공유하고 있다는 데에서 더 깊은 감동을 얻는 듯 보였다. 본 조비 역시 훌륭한 무대매너와 수준급 팬서비스로 팬들의 마음에 보답했다.
유일무이한 존재, 본 조비. 본조비 같은 밴드는 본 조비 밖에 없었다.
이은호 기자 wild37@
사진. 라이브네이션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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