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다이아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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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집이란 이야기는 하지 않았어요. 부모님께서 우연히 기사를 통해 보고 물으시더라고요. 모른 척했죠.”

하지만 분명 다이아트리는 3일 정오 12집 ‘하루가 길다’를 발표했다. 지난 2012년 데뷔해 꾸준히 음악을 만들었고, 세상에 내놨다. 크게 주목받지는 않았어도 그들의 노래를 알고, 이름까지 아는 팬들도 있다. 숨기고 싶은 순간도 있었지만, 이번 12집에 대한 다이아트리의 기대는 남다르다.

기존에 해오던 스타일이 아니라 타이틀곡으로 선택한 ‘하루가 길다’는 진작 녹음을 해놓고, 약 1년을 묵혀놨다. 소소한 문제들이 터져 발매일이 미뤄지고 또 미뤄지고. 기다림 끝에 ‘하루가 길다’도 빛을 보게 됐다.

다이아트리는 비로소 ’12집 가수’가 됐다.

다이아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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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본격적인 프로모션, 컴백한다는 게 실감나겠어요.
부찬식 : 실감…, 대우받는 느낌이 들긴 하네요.(웃음)
임재용 : 금액적인 부분도 투자를 많이 하고, 회사에서 기대치가 높아요. 이번 음반에 대해서요. 우리 역시 멜론차트 순위 100위권 안에 들어갔으면 좋겠어요. 다이아트리라는 이름도, 노래도 알리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Q. 공백기가 좀 있었죠. 2014년 9월 내놓은 음반 이후 1년 만이니까요.
부찬식 : 이번에 발표한 ‘하루가 길다’는 사실 8개월 전에 녹음한 곡이에요. 녹음만 해놓고 기다렸죠.
임재용 : 공백이 길고, 활동도 없이 시간만 허비하게 되니까 이러다가 완성한 음반도 못나오는 게 아닌가 걱정이 되더라고요.

Q. 데뷔한지는 2년이 됐지만, 잘 모르는 대중을 위해 각자 어떻게 가수가, 또 다이아트리 멤버로 합류했는지 알려주세요. 먼저 리더부터.
임재용 : 대학교 때 음악 동아리에 가입했어요. 그때 처음 무대 위에 올랐죠. 심취해 노래를 불렀는데, 그 기억을 잊을 수가 없더라고요. 무대 위에서의 희열같은. 그리고 휴학하고 음악을 해보자고 마음 먹었죠.

Q. 음악을 전공하는 학생이었나요.
임재용 : 아뇨, 공대생이에요.(웃음) 근데 음악에 대한 관심은 어렸을 때부터 있었어요. 초등학교 때 독창대회에서 수상도 하고, 학교에서는 예술중학교에 진학하라고도 했죠. 부모님도 바라셨고요. 왜인지 그때는 제가 내키지 않았어요. 지금도 가끔 부모님과 이야기를 해요. ‘이렇게 음악을 할 줄 알았더라면, 그때 예중을 가서 전공을 하는 게 좋았겠다’하고요.(웃음)

Q. 그럼, 학업은 중도에 포기한거고요?
임재용 : 아니에요. 다시 가서 서른살에 졸업했습니다. 전학기는 아니지만, 올 A+도 받아서 장학금도.(웃음)

Q. 음악도, 학업도 모두 이뤘네요.
임재용 : 무대에 대한 희열로 시작해서 오디션을 보고 좋은 기회를 얻어 지금 다이아트리로 데뷔를 하게 됐죠.

Q. 힘들 때, 학업을 모두 마쳤으니 전공을 살려볼까하는 생각도 많이 들었겠는데요.
임재용 :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 금전적으로 힘들 때 그런 생각을 안하는 건 아니죠. 주위 친구들은 결혼도 하고 차도 사고, 집도 사고. 그런데 생각해보면,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으니까요. 금전적으로 힘든 부분이 있어도 즐겁게 하고 있습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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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다음은 구병진씨의 스토리를 들어볼까요.
구병진 : 대학교 때 우연히 선배의 권유로 음악 동아리에 들었고, 코러스 무대에 서게 됐어요. 서인국, V.O.S 등. 그때까지만 해도 가수가 되고싶다는 큰 생각은 없었어요. ‘되면 좋겠다, 될 수도 있겠다’ 정도의 가벼운 마음이었죠.

Q. 결정적인 계기가 있었군요.
구병진 : 생방송 라이브 무대에 섰을 때, 관객들이 무대를 보고 환호를 지르는데 느낌이 오더라고요. ‘아, 이런 기분이구나’라는 생각도 들었고요. 코러스도 이런 기분인데, 가수로서 자신의 무대에 서면 얼마나 좋을까. 그길로 해봐야겠다는 꿈을 갖고 시작했습니다.

Q. 마찬가지로, 음악 전공자가 아닌가요.
구병진 : 저도 이공계 계열이에요. 전자공학과(웃음) 다른 친구들처럼 실용음악과도 아니고, 학원을 통해 알아 볼 수 있는 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제가 생각해낸 가장 빠른 방법은 방송국에 들어가는 거였어요. 가장 처음 소개시켜준 분을 통해 축가 아르바이트를 시작했고, 사람들과 얼굴을 익히고 친해지면서 오디션을 소개받고, 정말 많이 보러다녔어요.

Q. 쉬운 일은 아니었을 텐데요.
구병진 : 코러스를 시작하고, 1년 정도를 오라는 곳은 다 다녔어요. 1년이 지났을 즈음 아는 분의 소개로 다이아트리의 오디션을보고, 이렇게 팀의 멤버가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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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2011년에 코러스를 시작해 2012년 데뷔를 했으니까, 비교적 꿈을 빨리 이뤘어요.
구병진 : 저만의 루트를 빨리 찾은거죠. 그전까지는 사실 가족들에게 인정을 받지 못했어요. 지난해 1월 첫 방송을 했는데, 보여드리니까 좀 달라지시더라고요. 화면에 나오니까, ‘노력했구나’ ‘하긴 하나보다’라는 생각이 드셨나봐요.

Q. 마지막으로, 부찬식씨.
부찬식 : 군대를 빨리 다녀왔어요. 전역을 했을 때 스물 두살이었는데, 서울에 올라왔어요. 제주도 출신이거든요. 고등학교 때 가수의 꿈을 품었는데, 아버지가 ‘성인이 되면 하라’고 하셔서. 전역 하자마자 올라온 거죠. 오디션을 봤는데, (임)재용이 형과 같은 팀이었어요. 슬림이라는 팀으로 음반을 먼저 냈죠.

Q. 이전에도 인연이 있었군요.
부찬식 : 그러던 중에 재용이 형이 다른 회사로 가게 됐어요. 저는 8개월 동안 혼자 시간을 보냈고요. 이후 형이 연락이 와서 다이아트리의 멤버를 찾고 있는데, 같이 해보지 않겠느냐고 묻더라고요. 그래서 합류하게 됐습니다.

Q. 홀로 보낸 8개월 동안 제주도에 내려가야 겠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나요.
부찬식 : 이 상태로 내려가면…제주도가 좁아서 소문이 빨라요. ‘가수한다더니…’라는 이야기를 할텐데, 그게 싫었어요.

Q. 어렵게 모인 멤버들인데, 이번 음반을 완성해놓고 기다리는 1년 동안 굉장히 불안했겠어요. 아깝기도 하고.
임재용 : 다들 그만해야 하나 생각했을 거예요. 저 역시 일자리를 알아보기도 하고, 힘든 시간을 보냈죠. 그런데 이번에 회사 대표님께서 ‘제대로 한 번 해보자’고 해주시니 힘이 났어요. 동생들에게도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잘 해보자’고 말했고요. 사실 다른 일을 해도 채워지지 않는 무언가가 있기때문에 모두 음악을 하고 있는거예요.
구병진 : 공백이 길어서 힘들었죠. 조율을 하려면 기분을 숨겨야 하는데, 힘드니까 부정적으로 변하게 됐어요.
부찬식 : 저 역시 부정적이에요. 재용이 형이 긍정적이죠.
임재용 : 이쪽 일이라는 게 긍정의 힘으로 해야 해요. 안될 확률이 많은 게임이니까. 잘 될 수 있다라는 마음으로 준비를 하는 수밖에요. 모두 안된다고 한다면, 하지 않는게 맞죠. 하려는 의지는 누구보다 큰데 상황이 힘들다보니 억누르는 것 같아요.

Q. ‘다른 무엇으로 채워지지 않는다’는 말처럼, 음악을 계속 하는 이유가 분명 있겠죠.
임재용 : 무대 위에서 느끼는 짜릿함과 환호성을 들으면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축가일도 많이 했는데, 그때도 유독 반응이 좋으면 뿌듯하죠.
구병진 : 끝마무리가 안되면 가슴이 답답하잖아요. 아쉬움은 있어도 후회는 없이 끝내고 싶습니다. 그래서 음악을 고집하고 있는 것 같아요.
부찬식 : 뜻하지 않은 곳에서 가끔 알아보시는 분들이 있어요. 노래 역시 알고요. 그럴 땐 정말 감사하죠.
구병진 : 무대 끝나고 내려가면서 가끔 사인 요청을 받는데, 그때는 불편해요. 익숙하지 않아서죠. 근데 집에 가서 생각해보면,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어요. 내일도 버틸 수 있는 힘이 됩니다.

Q. 다시 1년 전으로 돌아가서, ‘하루가 길다’를 처음 받았을 때 어땠나요. ‘아, 이거다’ 싶었다든지.
임재용 : 이 곡을 처음 받았을 때는 작곡팀에서 1절만 완성하고 놔둔 곡이었어요. 들어보니, 좋더라고요. 우리 음반에 실어보자는 이야기가 나와서 완성하게 됐죠.
부찬식 : 완성하고 나니, 이전에 해보지 않았던 곡 스타일이라 타이틀 넘버로 정했어요.
임재용 : 이전에는 말랑한 발라드, 약간은 뻔한 느낌의 발라드를 했다면 이 번에는 락 발라드 느낌이죠. 기존 스타일과 달라요. 그래서 더 욕심도 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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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그렇게 야심차게 녹음했는데, 1년을 묵혀뒀다니. 계속 이 이야기를 반복하게 되네요.(웃음) 발매를 한다고 했을 때, 바로 믿지는 않았죠.
임재용 : 조금씩 조금씩 미뤄져서 1년이 지났으니까요. 이번 역시 그럴 줄 알았죠. 유통사를 만나러 간다기에 따라갔어요.(웃음) 정확한 날짜를 받으니 ‘하는구나’ 싶더라고요. 이후 한달 동안 프로모션 기획도 진행이 됐고요. ‘제대로 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Q. 이전과 비교하면 대대적인 프로모션이죠. ‘제2의 SG워너비’라는 수식어도 만들어졌고요.
구병진 : 다른 점이 있다면, 우리 팀은 ‘메인’이 따로 정해진 것이 아니라 모두가 메인보컬이에요. 곡을 들어보시면 아시겠지만, 조금씩 비슷한 톤을 갖고 있어서 하모니가 잘 맞죠. 그게 강점인 것 같습니다. 3명인데도, 확실한 화음과 깔끔한 목소리.
부찬식 : 재용이 형이 고음을 정말 잘 질러요. 성악 발성도 배웠고요.
임재용 : (부)찬식이는 ‘뽕끼’가 있어요. 감정 표현이 정말 좋죠. 쉽게 설명을 하자면 포맨의 신용재와 비슷해요. (구)병진이는 여성들이 좋아하는 목소리를 가졌어요. 달콤한 음색으로, 시작 시점에 듣는 이들의 귀를 확 사로잡아요.

Q. 이번 활동으로 꼭 얻고 싶은 것도 있겠어요. 1년의 공백 후에 야심차게 나온 만큼.
구병진 : 발라드 그룹의 맥이 끊겼다고 해야하나, 많이 나오지 않잖아요. 딱히 이렇다 할 그룹이 눈에 띄지 않고요. 공연하는 대학생의 입장에서 팀 곡으로 발라드 가수를 찾으면 거의 없어요. 대부분 똑같은 곡이죠. 대중들이 우리 노래를 많이 불러줬으면 하는 게 바람이자 목표예요. 발라드 가수 하면, ‘다이아트리 있잖아’라는 말이 나올 수 있도록이요.

Q. 신인가수처럼, 각오 한번 들어볼까요.
임재용 : ‘하루가 길다’로 활동을 열심히 하고, 9월 말에 일본 공연 계획이 있어요. 10월 초에는 중국에서도 공연을 할 예정이고요. 이르지만, 다음 음반은 좀 비트가 있는 곡으로 나오고 싶어요. 이번 음반이 잘 되면 축가로 많이 쓰일 수 있는 밝은 곡에 한 번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
사진. 에이지오브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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